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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에너지는 없다. 나는 우주에 암흑에너지가 없다는 쪽에 베팅을 하겠다.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19-07-09 22:29
조회
145
연세대 이영욱 교수(천문우주학)는 지난 6월 12일 “암흑에너지는 없다. 나는 우주에 암흑에너지가 없다는 쪽에 베팅을 하겠다.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증거에 따르면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연세대 연구실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1998년 두 미국 연구팀의 발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관측 자료를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들은 암흑에너지를 발견한 게 아니고, 천문학에서 ‘표준촛불’로 불리는 1a형 초신성의 밝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더 멀리 있는 표준촛불, 즉 나이가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은 표준화된 밝기 자체가 더 어두울 수 있다는 광도진화 효과를 생각하지 못했다. 때문에 우주가 급팽창하고 있다고 잘못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의 말은 충격이다. 암흑에너지 부정은 현대 우주론에 도전하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이 교수는 2016년 초신성의 광도진화 효과를 암시하는 논문을 처음 냈다. 이 교수는 “그때에는 표현을 완화하고 조심스럽게 논문을 썼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추가 관측을 해서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했다. 광도진화 효과를 보정하면 암흑에너지의 증거는 대부분 사라진다는 논문 작성이 거의 다 끝났으며 조만간 학술지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급팽창 이론은 잘못 해석한 결과

현대 우주론은 우주에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에너지가 있다는 전제 위에 구축되어 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물질-에너지 총량 중 70%를 차지한다고 얘기된다. 나머지 30%는 ‘물질’이다.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21년 전에 나왔다. 1998년 1월 8일 미국천문학회(AAS) 연례행사가 열린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솔 펄머터)과, 하버드대학(브라이언 슈미트, 애덤 리스) 두 팀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우주가 가속팽창 중인 걸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우주가 시간이 갈수록 빨리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주는 영원히 팽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십억 년 전부터 시작한 걸로 보이는 우주 급팽창의 원인은 정확히 알지 못하며, 미지의 에너지가 그 배후에 있는 것 같다는 식으로 말했다.

당시 우주 급팽창론을 내놓은 건 미국 동부와 서부의 최고 명문대학에 소속된 연구자들이었다. 이 두 팀이 각각 연구하고 같은 날 내놓은 똑같은 결과는 학계를 충격으로 몰고 갔다. 당시는 새천년, 즉 뉴밀레니엄을 맞아 약간 들뜬 시기였고, 그때까지 천문학계의 주류는 우주가 ‘정상팽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팽창이란 완만한 속도로 우주가 팽창하는 걸 말한다. 우주론 연구자는 빅뱅과 그 뒤의 급팽창으로 우주가 폭발적으로 커졌으며, 그 대폭발의 힘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약해지기는 했어도, 그 여력 때문에 우주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빅뱅의 힘이 약해지면 우주는 어느 시점부터는 수축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런데 버클리대학과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새로운 우주 관측 결과는 우주의 운명에 대해 전혀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세계 천문학계에 도전장

암흑에너지에 의한 우주 가속팽창론은 이후 학계의 새로운 표준모델로 급속히 자리 잡았다. 이 이론은 2011년 노벨위원회도 인정했다. 그 결과 버클리대학 팀을 이끌었던 솔 펄머터(현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교수), 하버드대학 팀 소속인 브라이언 슈미트(현 호주 국립대학 교수)와 애덤 리스(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의 한 천문학자가 이 모두를 부정하는 연구로 학계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영욱 교수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싸움은 쉽지 않다. 학계의 누구도 이런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암흑에너지가 70%라는 가정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1980년 학번으로 미국 예일대 박사(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허블 펠로(1990년)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최고 학술지인 미국천체물리학저널, 네이처, 사이언스에 수도 없이 많은 논문을 써왔다. 그렇기에 그의 주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교수는 “내가 예일대학에 있으면서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주장을 했다면 세계가 주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는 학자로 내 이름 다음에 ‘서울, 한국’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기 때문에 주장의 파급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이 싸움을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주가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팽창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미지의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미국 연구자들의 주장은 소위 ‘표준촛불(standard candle)’ 연구에서 나왔다.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팀과 하버드대학 팀 역시 ‘표준촛불’인 초신성을 연구했다.

이 교수는 표준촛불이 어떻게 천체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 도구가 되는지를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시골 동네 가게에서 초롱불을 판다고 하자. 이 초롱불은 한 종류여서 밝기가 모두 같다. 이 초롱불을 사가지고 가서 사람들은 저녁에 불을 밝힌다. 가게에서 보면 초롱불이 어둡게 보이는 집이 있고, 환한 집이 있다. 가게 주인은 초롱불 밝기가 왜 달리 보인다고 생각하겠는가. 그건 초롱불을 밝힌 집들의 거리가 멀고 가깝기 때문이다. 초신성이 바로 초롱불이다.”

초신성은 새로운 별, 즉 ‘신성’인데, 아주 환하다. 그래서 초(超)신성이라고 불린다. 밤하늘에 나타났다가 오래지 않아 사라진다. 백색왜성이라는 별이 포함된 쌍성계나, 질량이 태양보다 큰 별은 노년기에 접어들면 요란한 폭발을 일으키며 밝게 빛난다. 초신성 중에서 특히 1a형 초신성의 경우, 초신성이 만들어지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표준화 과정을 거치면 밝기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

이영욱 교수는 “표준촛불의 밝기가 항상 같다고 생각한 전제가 잘못됐다. 가게에서 파는 초롱불은 언제나 밝기가 같다고 잘못 생각했다. 초롱불 밝기가 다를 수 있다. 미국의 두 팀이 본 초롱불은 원래 밝기가 조금 어두울 수 있다. 더 멀리 있어서 어둡게 보이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그가 지도하는 학생 두 명이 지난 8년간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과거 우주에서는 항성 종족이 젊다. 항성들의 고유 밝기가 달라야 한다. 표준촛불이 0.2등급 어둡게 보인다. 하버드와 버클리의 두 팀은 ‘항성 종족’의 나이 차이를 무시했다. 그들이 쓴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니 ‘광도진화 효과는 무시할 만하다’라고 써놓았다. 이것이 잘못이다. 광도진화 효과를 무시하면 안 된다. 광도진화 효과란 표준촛불이 과거에는 어둡고, 지금은 밝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쪽 전문가가 아니다. 또 그들은 초신성이 폭발한 은하를 겨우 20여개 조사했으며, 그 방법도 간접적이었다. 우리 팀은 70개 은하를 대상으로 보다 직접적으로 조사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칠레를 20번 이상 관측하러 갔다.”

이 교수에 따르면, 먼 은하에 있는 표준촛불이 생각보다 더 먼 거리에 있다고 그들은 잘못 해석했다. “이 모든 게 잘못이다. 광도진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노벨상이 그들에게 나간 것이다. 그들이 발견한 건 광도진화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와 강이정 박사, 김영로 박사 세 사람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 “암흑에너지는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관측은 지난해까지 종료됐으며, 현재 논문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우리 연구 결과는 97% 신뢰 수준에서, 광도진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고 나면 암흑에너지는 없다고 주장한다. 암흑에너지가 있다고 해석할 만한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미국 천문학자와 물리학계는 ‘우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팽창하고 있으며, 그 뒤에는 암흑에너지가 있다’는 버클리대학 팀과 하버드대학 팀의 의견을 왜 쉽게 받아들였을까? 이영욱 교수는 “미국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두 대학 소속 연구자가 같은 견해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천문학계의 목소리가 전통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노벨위원회가 발표로부터 10여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인정하며 노벨물리학상을 연구자 세 사람에게 수여했기 때문에 더 쉽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국제 천문학계는 이영욱 교수 팀의 새로운 주장에 귀를 기울일까. 이 교수는 “논문을 미국천문학회(AAS) 학술지에 제출하면 게재가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령 2016년에 첫 번째로 낸 암흑에너지 관련 논문은 매우 톤을 낮췄음에도 지금까지 인용이 4~5회밖에 안 됐다. 거의 무시됐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은 추가적인 관측 증거에 기반해서 주장을 분명하고, 더 강하게 썼다. 미국천문학회 학술지가 게재를 거부하더라도 다른 좋은 저널에서 받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암흑에너지는 없다, 우주는 가속팽창하는 게 아니다’는 주장을 천문학계 전체가 외면하고 있을까. 이 교수에 따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교수에게서 박사학위를 받은 두 사람이 얼마 전 일자리를 찾았다. 강이정 박사는 칠레에 있는 제미니망원경으로 연구하러 갈 예정이고, 김영로 박사는 프랑스 리옹에 일하러 갔다. 이영욱 교수는 “프랑스 리옹 연구자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그들이 암흑에너지는 없을 수 있다는 우리 주장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김 박사를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563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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