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Ra)의 감춰진 이름 – 이시스의 마법(Magic)

이시스(Isis)는 마법(Magic)의 여신이기도 하다. 여기에 관련된 신화가 있는데, 이시스(Isis)가 이집트 최고의 태양신 라(Ra, Re)의 이름이 안고 있는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 권능을 자기 것으로 삼아 그녀의 힘이 전우주에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감춰진 신의 이름은 너무나 신성하거나 혹은 강력한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신이나 인간의 참된 이름을 소유한 자는 그 신이나 인간의 존재 자체를 소유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마치 노예가 주인에게 복종하듯이 신까지도 복종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고보니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는 듯 하다.)

 

라(Ra) 또는 레(Re)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이다. 벽화에서 라(Ra)는 주로 매의 머리로 코브라가 태양을 둘러싼 모양의 왕관을 쓰고 있다. 주요 숭배 도시는 “태양의 도시”라 불린 헬리오폴리스(Heliopolis)다.

라(Ra, Re) 이름의 어원과 의미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태양과 창조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생겼다고 추정하고 있다. 라의 명칭은 유럽의 ‘태양’이나 ‘태양 광선’이란 의미의 단어형성에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어 ‘Ray’ 등)

 

아래 왼쪽이 라(Ra), 오른쪽이 이시스(Isi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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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Ra)는 나중에 정리하겠다.

※ 이시스(Isis)는 다음을 참조 : 이시스(Isis) – 이집트 신화

 

신화의 내용을 살펴보자. 물론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황금가지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 박규태 역 / 을유문화사 / 2005.06.01

 

이시스는 주문에 능통한 여자였는데, 인간세계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신들의 세계를 동경하게 되었다. 그녀는 ‘위대한 라 신의 이름이 지닌 힘으로써 자기가 여신이 되어 라 신과 마찬가지로 하늘과 땅을 지배할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을 늘 마음속 깊이 품고 있었다. 라 신에게는 많은 이름이 있었는데, 그 중의 어떤 위대한 이름이 그에게 신들과 인간들을 지배하는 전능한 능력을 부여해준 것이다. 그런데 그 이름은 라 신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라 신은 이미 늙어빠진 노인네가 되어 입에서 질질 흐르는 침을 땅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이를 본 이시스는 이때다 싶어 그의 침이 섞인 흙을 싹싹 긁어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반죽하여 뱀을 만들어서 태양신이 매일 지나 다니는 두번째 왕국의 길목에 놓아두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신들을 거느리고 그 길목에 이르렀을 때, 태양신은 그만 뱀에게 물려버렸다. 이에 견딜 재간이 없었던 태양신은 입을 쩍 벌리고 비명을 질러댔고, 그 신음 소리가 하늘에까지 이를 정도였다.

그러자 태양신을 따라가던 신들이 왜 그러느냐고 외쳤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었으나 태양신은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턱과 수족이 덜덜 떨려 왔으며, 나일 강의 물이 지상에 넘쳐흐르듯 맹독이 온몸을 휘감고 돌았다. 겨우 숨을 돌린 태양신이 일행을 향해 다음과 같이 외쳤다. “이리 오라, 내 자식들이여, 내 몸의 후예들이여, 나는 왕이며, 왕의 아들로서, 신의 거룩한 씨앗이다. 내 어버이께서 내 이름을 지어주셨도다. 그리하여 어떤 마술사라도 내게 위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했다. 그것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녔던 내 몸의 천성이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창조한 세계를 돌아보기 위해 두 나라 사이를 지나고 있을 때 어떤 놈이 날 물어뜯었다. 근데 어떤 놈인지 정체를 알 길이 없구나. 불이냐, 물이냐? 내 심장이 타오르고 온몸에 오한이 들며 수족이 덜덜 떨리는구나. 치유하는 언어와 이해하는 입술을 가지고 그 힘이 하늘에까지 이르는 신의 자녀들을 내게 보내다오.” 그러자 슬픔에 찬 신들의 자녀들이 나타났고, 이어서 이시스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입에는 생명의 입김이 있었고, 그녀의 주문은 고통을 없애며, 그녀의 언어는 죽은 자를 재생시키는 힘이 있었다. 이런 이시스가 말했다. “왠일이세요? 거룩한 아버지시여. 도대체 어찌된 일이신가요?”

거룩한 태양신이 대답했다. “나는 내 길을 순행하고 있었다. 나의 소망에 따라 창조한 이 우주만물을 돌아보기 위해 내가 지은 두 나라를 걷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뱀이 날 물었구나. 아니면 불이었던가? 아니면 물이었던가? 지금 내 몸은 물보다도 차갑고 불보다도 뜨겁다. 내 수족은 떨리고 온몸이 전율하며 눈이 뒤집혀 하늘을 바라볼 수조차 없고, 내 얼굴은 한여름처럼 진땀에 젖어 있구나.” 이에 이시스가 다시 말했다. “성스러운 이름을 제게 말씀해주셔요, 거룩한 아버지시여. 그 이름이 불리는 자는 죽지 않을 테니까요.” 이 말에 라 신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나는 하늘과 땅을 창조했고, 산과 망망대해를 만들었으며, 장막을 치듯 두 지평선을 펼쳐놓았다. 나는 눈을 뜨게 하는 자이니, 곧 빛이로다. 나는 눈을 감게 하는 자이니, 곧 어둠이라. 나일 강도 나의 명령으로 생긴 것이다. 그런데도 신들은 나의 이름을 모르고 있구나. 나의 이름은 아침에는 케페라(Khepera)요, 낮에는 라(Ra)이며, 저녁에는 툼(Tum)이니라.”

그러나 맹독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더 몸 깊이 침투하여 마침내 위대한 태양신도 걸음조차 걷지 못하게 되었다. 이를 본 이시스가 말했다. “제게 말씀해주신 이름은 진짜가 아니에요. 제발 진짜 이름을 제게 가르쳐주세요. 그래야 몸에 퍼진 독이 빠진답니다. 그 이름이 불린 자는 죽지 않을 테니까요.” 이제 몸에 퍼진 독이 불처럼 타올라 불꽃 보다도 뜨거워지자, 마침내 태양신이 입을 열었다. “이시스여, 내 몸을 탐색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나의 이름을 내 가슴에 그대의 가슴으로 가지고 가거라.” 그리하여 태양신은 여러 신들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영원의 함선 안에 타고 있던 그의 자리는 텅 비게 되었다. 위대한 태양신의 이름이 그에게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자 마술사 이시스가 주문을 외었다. “독이여, 없어져라. 라 신에게서 떠나라. 독을 다스리는 자도 나이고, 독을 지상에 보낸 자도 바로 나였노라. 저 위대한 신의 이름은 이제 그에게서 떠났다. 라 신을 소생시키고 독은 죽게 할지어다.” 라 신과 그의 참된 이름을 알고 있는 위대한 신들의 여왕 이시스는 이렇게 말했다.

 


<참고자료 및 관련자료>

 

http://en.wikipedia.org/wiki/Ra

http://en.wikipedia.org/wiki/Khepri

http://en.wikipedia.org/wiki/Atum

라(Ra)의 감춰진 이름 – 이시스의 마법(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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