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거 드라이아스 (Younger Dryas)

많은 연구를 통해 과거에 급격한 기후 변동(abrupt climate change)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약 12,800년 ~ 11,600년 전에 갑자기 닥쳤던 한랭기인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이다. 2004년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도 ‘영거 드라이아스’ 사건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다.

 

예상치 않은 급격한 기후 변동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2002년에는 미국 국립연구회의(National Research Council)에서 <피할 수 없는 엄습 Abrupt Climate Change: Inevitable Surprises>이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엄습은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라는 빙하기였다.

 

※ yellow의 세계사 연표 : http://yellow.kr/yhistory.jsp?center=-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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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스(Dryas)는 고위도, 고산 지역의 추운 기후대에서 번성하는 담자리꽃 이름이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서서히 고위도로 물러나던 담자리꽃이 이 시기에 갑자기 다시 번성한 데서 붙인 이름이다.

 

영거 드라아스는  약 12,800년 전에 갑자기 시작되어서 1,300여년 동안 지속되다가 불시에 종료되었다. 영거 드라이아스 빙하기는 유럽에서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이 현상은 2만 년 전 빙하기 절정에 일어난 온도 증가로부터 갑작스럽게 전도된 것이었다. 그린란드 빙하 자료에 의하면 어린 드라아스 초기에는 몇십년 동안 온도가 갑자기 내려갔고, 말기에는 더 빠른 속도(10년 이내)로 온도가 다시 올라갔다. 지역에 따라 온도는 2~3℃에서 7~8℃까지 내려갔다. 빙하 자료에 확인된 이 기간에는 먼지량도 많았으며 그만큼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신생대 플라이스토세(홍적세) 끝 부분에 해당되고(끝날 때도 급속하게 끝난다), 영거 드라이아스 이후 현세(홀로세)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에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매머드, 검치호랑이를 비롯한 대형 포유류의 멸종이 있었다. (영화 <아이스 에이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특히 북미 지역에 들이닥친 영거 드라이아스기는 사람과 동식물 모두에 깊은 영향을 미쳐 매머드와 마스토돈, 낙타 등 대형 포유동물들이 멸종했고 대형 산불, 대기와 해양 순환의 급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클로비스인’으로 불리는 북미 수렵민은 이때 무거운 창을 내려놓고 초목의 뿌리와 열매, 작은 동물들을 먹이로 삼는 수렵채집 생활로 전환했다.

※ 홀로세 멸종 : Holocene extinction

만일 ‘영거 드라이아스’ 이전에 문명이 있었다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새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을듯 싶다. 어떤이는 이때가 전설상의 아틀란티스 문명이 몰락한 시기(?)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따로 알아보기로 한다.

영거 드리아스기가 끝나면 농업이 시작되면서 현재의 인간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 왜 지구는 이런 갑작스런 소빙하기를 경험한 것일까? 지금까지 나온 가설을 정리해본다.

◎ 영거 드라이아스기 소빙하기에 관한 지금까지의 고전적인 가설은 북미의 빙상 융해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가설은 얼음 둑 뒤에 엄청난 양의 담수가 고였다가 갑자기 둑이 터지자 모든 물이 대서양으로 흘러나갔고 이 때문에 적도의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이동시키던 대서양 해류 순환이 멈춰 춥고 건조한 시기가 계속됐다는 내용이다.

 

◎ 소행성이나 혜성과의 충돌설

– 위키백과 : Younger Dryas impact hypothesis

– 2019-10-25 : https://phys.org/news/2019-10-extraterrestrial-impact-trigger-extinction-ice-age.html

– 2014.08  Nanodiamonds are forever: Did comet collision leave layer of nanodiamonds across Earth?

매머드 절멸 원인은 4개 대륙 바위 녹인 외계 천체 충돌

“1만3000년전 빙하기는 퀘백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

“1만2천900년 전 북미에 우주발 대재난”<미국 연구진>

 

◎ 지구자기장의 변동

https://www.physicsforums.com/threads/geomagnetic-excursions-interglacial-termination-abrupt-climate-change.384098/

 

◎ 화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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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기상청, 기상기술정책 2010년12월 호 / IPCC 1차 보고서에 있는 그래프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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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Sea_level )
위의 해수면 변화 그래프를 보면 플라이스토세(홍적세) 말 부터 엄청난 속도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날씨와 역사
–  랜디 체르베니 / 김정은 역 / 반디출판사 / 2011.05.11

 

앨리(Richard Alley)는 하르트무트 하인리히(Hartmut Heinrich)의 연구에서 다소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980년대 후반에 하인리히는 북대서양 심해의 퇴적물 코어 지층에서 주기적으로 다량의 대륙 암석이 있다는 징후를 확인했다. 하인리히는 엄청나게 많은 대륙 빙하의 얼음이 멀리 대양까지 운반되어 이런 암석 잔해가 남았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이 대륙 빙하에 ‘얼음 무적함대(ice armada)’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 얼음 무적함대는 북아메리카의 로렌티드 빙상과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빙상이 녹아 사라질 때 나타났다. 엄청난 얼음 무적함대가 대서양에 유입되던 시기를 ‘하인리히 사건(Heinrich event)’이라고 하는데, 세계 전역의 많은 곳에서 단기간 동안(이는 지질학적 시간에서 단기간으로 1000년보다 짧은 기간을 말한다) 급작스럽게 냉각이 일어난 시기와 일치한다.

이 하인리히 사건들 가운데 가장 연구가 많이 된 시기는 가장 최근인 1만 1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이다. 영거 드라이아스 한랭기(Younger Dryas cold period)라고 하는 이 시기는 약 1000년 정도 지속되었다. 영거 드라이아스기는 오랫동안 기후학자들의 골칫거리였는데, 대표적인 기후 변화 이론 중 하나인 천문 궤도 변화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대양의 열염순환 개념은 복잡한 영거 드라이아스기를 설명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브로커와 앨리, 그리고 그 외 많은 학자들의 추론에 따르면,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북아메리카 대륙의 거대한 로렌티드 빙상이 한창 녹고 있을 때, 엄청난 양의 민물 빙산이 북대서양으로 유입되었다. 북대서양이라는 이 특별한 유입 위치는 열염순환의 따뜻한 표층수가 차가운 심층수의 흐름으로 변하는 지역과 일치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녹고 있는 빙산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밀도가 낮은 민물이 북대서양의 그 지역으로 흘러들어갔다면 지구 전체의 열염순환은 그냥 붕괴되어 버렸을 것이다.

앨리의 지적에 따르면, 영거 드라이아스기는(규모나 기간이나 급속한 시작이라는 면에서) 이후의 다른 기후 변화 사건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앨리는 대단히 심란한 결론을 끌어냈는데, 위가 ‘보통’ 기후라고 부르는 지난 수천 년간의 기후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형적인 기후 체계보다도 훨씬 안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수소 혁명
– 제레미 리프킨 / 이진수 옮김 / 민음사 / 2003.01.15

 

지구 온난화와 그로인한 생태학적,경제적,사회적 영향에 대한 예상은 기온이 21세기 내내 비교적 고르게 꾸준히 오른다는 전제를 깐 것이다. 그런 전제는 빗나갈 수도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NAS)은 2002년 가공할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다. 지구 기온이 수년만에 갑자기 상승함으로써 새로운 기후가 급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NAS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 영향력을 지닌 기후 급변은 지난 10만년 동안 계속 반복되었다. 일례로 양 1만 1500년 전인 드리아스 신기(新期) 말, “기후는 여러 지역에서 1/3 내지 반 정도 급변했으며 변화상 가운데 상당 부분이 겨우 수년에 걸쳐 일어났다.”

NAS 보고서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기후 급변은 기후 체계가 어떤 경계를 넘어 변화 요인보다 빨리 새로운 상황으로 전환해야 할 때 비로소 나타난다.” 고기후학 자료에 따르면 “기후 체계를 지배하는 요인들이 변할 때 기후 변화가 가장 급격히 일어난다.” 인간활동, 그중에서 특히 화석 연료 사용으로 금세기 동안 대기 중 CO2가 배증할 전망이다. 그 결과 세계 전역에서 기후가 갑자기, 다시 말해 수년 사이에 급변할 조건이 마련될 수도 있다. NAS 보고서 내용 가운데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현재 기후 상태와 21세기 전망치를 놓고 볼 때 기후의 변이성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 판단컨대 현재의 기후 체계가 한계를 넘어 새로운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NAS 위원회는 “현 기후 체계가 한계점에 육박했을 때… … 주변 조건에서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기후 체계 어딘가에서 조그만 변동만 생겨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우려할 만한 점”이라고 밝혔다.

드리아스 신기 말처럼 기후가 급변할 경우 세계의 생태계와 생물종은 엄청난 재앙을 입을 수 있다. 일례로 드리아스 신기 말 뉴잉글랜드 남부 지방에서는 가문비나무, 전나무, 자작나무가 50년도 채 못되는 사이에 멸종하고 말았다. 당시 북미에서 말, 마스토돈, 매머드, 스밀로돈이 멸종한 사건은 수백만년 사이에 발생한 어떤 멸종보다 가공할 만한 일이었다.

NAS 위원회는 예기치 못한 사건 때문에 기후가 한계를 넘어 새로운 체계로 바뀌면서 광범위한 지역이 황폐화하고 파괴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생태계는 갑자기 무너지고 대형 산불로 숲이 파괴되며 초지가 사라지면서 건조 지대를 형성할 가능성마저 있다. 야생 동물들은 사라지고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과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黃熱) 등 매개성 질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NAS는 다음과 같은 무시무시한 경고로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다.

고기후학적 기록을 바탕으로 추론컨대 현재 예상되는 것은 온실가스 농도에 비례한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끊임없는 급변이다. 그 결과 광범위한 지역에 엄청난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다. (….)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과거 기후 급변 사례를 가볍게 봐 넘긴다면 엄청난 대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기후,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  브라이언 페이건 / 남경태 옮김 / 예지 / 2007.08.25

 

기원전 14000 ~ 기원전 9500년에 일어난 멸종의 여파는 크로마뇽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몸무게 44kg을 넘는 사냥감에 영향을 주었다. 이 시기에 사라진 낯익은 빙하기 동물들로는 매머드, 털코뿔소, 큰뿔사슴 그리고 수많은 소형 포유동물들이 있다. 왜 이렇게 멸종이 전염병처럼 아메리카, 유럽, 유라시아 북부를 휩쓸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대형 동물들은 아마 급격한 온난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잉글랜드의 콘도버에서 발견된 매머드 가족의 뼈는 낯익은 툰드라 초원의 풍경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나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던 시기의 것이다. 여러 곳에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산맥이 높아지는 등 천연의 장벽이 생긴 것도 대형 동물들이 더 넓은 평원을 찾아가는 데 장애물이 되었을 것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의 압력은, 분화는 이루어졌어도 적응력이 떨어지는 빙하기 생물 종들을 멸종으로 이끌었다. 유라시아 북부에서만도 약 80속(屬)의 생물들이 사라졌다.
……
인간 사냥꾼들은 이 멸종에 어떤 역활을 했을까? 별다른 역활이 아닌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인간의 조상들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그 대형 포유동물들을 사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대형 포유동물을 과잉 살육한 탓에 그 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비록 병들고 굶주리고 번식이 느린 그 동물들을 마주쳤을 때 사냥한 것이 멸종에 기여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었다.
……
그런데 이제 그 대서양 순환이 돌연히 멈춘 것이다. 불과 몇 세대 만에 기온이 급격히 내려갔고, 스칸디나비아 빙상이 다시 진출했다. 바다의 빙산이 다시 진출했다. 바다의 빙산이 순식간에 솟아올라 멕시코 만류가 다시 흐르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 유럽에는 극심한 추위가 들이닥쳤다.

기후학자들은 이 짧은 1천 년의 기간을 ‘영거 드리아스기’라고 부른다. 당시 북극에 피었던 작은 꽃에서 딴 이름인데, 침전물에 그 꽃가루가 많이 남아 있다. 수차례나 정밀하게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한 결과 그 사건은 기원전 11500 ~ 10600년의 일임이 밣혀졌다.
……
추위는 1천 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멕시코 만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의 환경 변화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면 온난화가 재개되는 데는 50년도 안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빙하기에 살고있다
–  더그 맥두걸 / 조혜진 옮김 / 말글빛냄 / 2005.12.12

 

인간의 초기 때 기후에 관한 자료는 대부분 해저 퇴적물에서 수집되었는데 그 이유는 빙하에서 굴착할 수 있는 기록은 50만년까지 밖에 거슬러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빙하 작업을 통해 빙하시대의 10만년 주기 안에 짧은 지속기간을 가진 기후변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학 전문기자들은 이와같이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를 ‘플립플롭(flip-flops)’이라 부르며, 빙하시대의 기후를 ‘덜컹덜컹 변한다’거나 또는 ‘안절부절 못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고 모든 변화가 무질서하지는 않았다.

과거의 기후 변동이 매우 빨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후 연구에 있어서 ‘급격한 기후 변동(abrupt climate change)’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겼다. 예기치 않은 기후 변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2002년에는 미국 과학원의 국가 연구회(National Research Council)는 <피할 수 없는 엄습>이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엄습은 ‘어린 드라야스(Younger Dryas)’라는 빙하기였다.

지질학자들과 기후학자들은 이 빙하기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빙하 중심부 자료를 수집하면서 ‘어린 드라야스’가 시작되고 끝나는 속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린 드라야스는 12,800년 전에 갑자기 시작되어서 1,200년 동안 지속되다가 불시에 종료되었다. 드라야스는 북극 동토지대와 높은 산악지대에서 볼 수 있는 꽃 종류다. 그리고 이 꽃의 잎새와 꽃가루가 유럽에서 발굴한 12,800년 된 해저 퇴적물 속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어린 드라야스 빙하기는 유럽에서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이 현상은 2만 년 전 빙하기 절정에 일어난 온도 증가로부터 갑작스럽게 전도된 것이었다. 그린란드 빙하 자료에 의하면 어린 드라야스 초기에는 몇십년 동안 온도가 갑자기 내려갔고, 말기에는 더 빠른 속도(10년 이내)로 온도가 다시 올라갔다. 지역에 따라 온도는 2~3℃에서 7~8℃까지 내려갔다. 빙하 자료에 확인된 이 기간에는 먼지량도 많았으며 그만큼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어린 드라야스는 우리 조상들이 살던 만 2천년 전에 나타나, 30~40 세대가 사는 동안 지속됬다. 그리고 초기와 말기는 한 세대가 사는 기간 안에 이루어졌다. 이렇게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조상들의 생태계를 붕괴시켰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평균 온도 변화는 물론이고, 강수량의 변화 그리고 늘 보던 동식물이 사라진 사실도 극복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 드라야스와 같은 사건을 인류 진화의 인구 분열이나 호황기의 원인으로 추론할 수 있다.

어린 드라야스는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에 인류 진화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대신, 갑자기 변동하는 기후가 지속되면서 우리의 진화 과정에 감화를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해저 퇴적물을 통해 초기 인류 역사 중 처음 2백만 년이 기후의 4만년 주기와 공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마 4만년 주기 동안에 더 짧고 빠른 주기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짧은 주기들은 해저 퇴적물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탄압받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발견
– 조나단 에이센 / 서율택 옮김 / 양문 / 2001.04.07

 

벨리코프스키는 『지구의 대격변』에서 과거의 문헌이나 관습, 전래 민담들에서 추출한 참고자료들을 완전히 배제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분별 없는 비판자들이 내 연구 전체를 우화나 전설로 몰아붙이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암석과 뼈 따위만을 증거로 제출할 것이다.

알래스카의 해안 곳곳에는 뿌리가 통째로 뽑혀져 나간 나무들과 함께 불에 탄 동물들의 부서진 뼛조각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이들 부서지고 해체된 나무와 동물의 잔해에서는 네 개의 화산먼지 층을 찾아볼 수 있다. 시베리아의 극지대와 북극의 여러 섬들에서는 수백 피트 높이로 쌓여 있는 부러진 나무 무더기를 볼 수 있으며, 그 너머에는 얼음 모래와 함께 엉겨붙어 산을 이룬 매머드의 뼈 들을 볼 수 있다. 한 섬에서는 이들 매머드의 뼈가 화석화된 나무와 잎, 솔방울, 그리고 원뿔 모양의 열매들과 함께 발견되었다. 시베리아에 매머드가 살고 있었다면, 당연히 그곳은 식물이 무성했어야 한다.

스프트스베르겐 제도는 거의 북위 78도선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관상식물과 9미터 두께의 산호 대 화석이 발견되었다. 남극지방에서는 남위 85도선까지 석탄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석탄층이 형성되려면 과거에 남극은 거대한 숲이었어야 한다. 최근의 갑작스러운 지구 기온 변화와 식물과 동물의 자연발생적 멸종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러한 참담한 파괴의 증거는 서구 유럽 전역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거대한 암반의 균열부마다 조각조각 뭉개지고 부서진 동물의 골편들로 가득 차 있다. 프랑스에 있는 420미터 높이의 한 야산의 표면은 매머드와 순록, 말을 비롯한 여러 동물들의 잔해들로 뒤덮여 있다. 미국에는 1제곱피트당 평균 100여 개의 골편이 발견되는 화석층이 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은 그 높이가 60미터 이상에 달한다. 히말라야와 미얀마의 산봉우리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화석층이 발견되었다. 중국에서는 부서진 골편들 사이에서 인간의 뼈가 발견되기도 했다. 유럽과 멜라네시아, 에스키모인들의 골편도 함께 발견되고 있다. 또한 영국의 퇴적층에서는 멸종된 광범위한 동물들의 뼈가 발견되었다.

지질학적 기록 지질학적 변동은 서서히 균일하게 진행된다는 전통적인 이론으로는 이러한 퇴적층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 이 퇴적층은 오히려 지구의 대격변에 관한 증거이다. 벨리코프스키는 이에 대한 설명으로 지구 전역에 거대한 해일이 덮쳐 식물과 동물들을 으스러뜨리며 엄청나게 먼곳까지 모두 쓸고 가 한 곳에 묻었다는 이론을 제안했다. 거대한 해일과 지구의 기온 변화에 대해서는, 지구가 다른 행성과 충돌할 만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지축이 급작스럽게 변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생물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지질학적인 기록들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게끔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데스의 해발 400미터 지역에, 부패하지 않은 조개껍질들과 함께 높은 파도에 휩쓸린 흔적이 남아 있다. 안데스의 건조한 서쪽 면에는 계단형 경작지에 둘러싸인 많은 폐허들이 있다. 동쪽 면에는 만년설의 경계를 따라 경작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용암층이 콜롬비아를 뒤덮기 전부터 그곳에는 인간이 정주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안데스 산맥이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의해 꽤 최근에 융기되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결론이다.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
–  프란츠브로스위머 / 김승욱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06.15

 

유라시아에서는 대부분의 동물이 1만2000 ~ 1만4000년 전에 멸종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증거가 존재한다. 홍적세 말기에 유럽에서 살던 대형동물로는 울리 매머드, 울리 코뿔소, 사향소, 거대한 사슴(아일랜드 엘크), 곰, 들소, 동굴사자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많은 동물이 완전히 멸종했다. 남부 유럽의 멸종 패턴과 관련해서, 4000 ~ 1만년 전에 인류가 이 지역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지중해 지역의 대형동물이 모두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유럽에서 발생한 대형동물 멸종이 주로 “사냥감이 되는 동물들의 개체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후 인류가 지나친 사냥을 했기” 때문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
모든 대륙 가운데 대형동물 멸종에 관한 자료가 가장 분명히 남아 있는 곳은 북아메리카이다. 이곳에서는 1만 1000 ~ 1만 4000 년 전에 70종의 생물(대형동물의 95퍼센트)이 사라졌다. 이 동물들의 멸종 시기는 인류가 북아메리카에 정착한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인류가 이곳에 도착해 사냥꾼으로서 보여준 솜씨는 당시 유물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정확한 연대측정법에 의해 일부 동물이 정확히 인류가 이곳에 도착한 시기에 멸종했음이 분명히 밝혀지기도 했다. 그랜드캐니언에 살던 야생 염소와 거대한 땅늘보는 인간 사냥꾼이 등장한 1만 1100년 전쯤에 멸종했다. 그 밖에 남북 아메리카에서 멸종된 포유류로는 매머드, 마스토돈, 여러 종류의 말, 맥, 낙타, 뿔이 네 개인 영양, 땅늘보, 멧돼지류, 거대한 비버, 이리, 거대한 재규어, 검치호랑이 등이 있다. 여기에 열거된 생물 가운데 육식동물은 아마 직접적인 사냥 대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대형 초식동물을 먹이로 삼았으므로 초식동물이 멸종한 다음 그 뒤를 따라 멸종했다. 인류는 약 1만 1000년 전에 남아메리카에도 정착했다. 그 이후 남아메리카에서는 땅늘보, 몇몇 말 종류, 마스토돈 등 대형 포유류의 80퍼센트가 사라졌다.

 


판도라의 씨앗
–  스펜스 웰스 / 김한영 역 / 을유문화사

 

미국 인류학자 로렌스 에인절이 1980년대 중반 발표한 논문에는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이행한 이후 인간의 건강상태를 비교한 대목이 있다. 지중해 동부 지역의 유골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 따르면 구석기(기원전 3만년~9,000년)의 남성의 신장은 177㎝ 여성은 166.6㎝였다. 이 수렵채집인들의 평균 수명은 남성이 35.4세, 여성이 30.0세다.

하지만 농경과 가축 사육을 시작해 한자리에 정착한 신석기 초기(기원전 7,000~5,000년)의 남녀 신장은 각각 169.6㎝, 155.4㎝였다. 수명도 33.6세, 29.8세로 먹고 살기 더 어려웠을 수렵채집인보다 줄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인간의 평균 수명이 구석기 시대를 확실하게 뛰어 넘는 것은 20세기에나 와서다. 최소한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수렵채집인들은 농경 초기 사람들에 비해 20% 정도는 더 나은 상황이었다.

농경의 시작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류의 문명이 태동하는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자연을 무한 약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그렇게 불어난 인간 집단 안에서는 계급이 생겨났고 영토와 부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구석기 시대에는 별로 염려하지 않던 전염병이 한꺼번에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인류학자이며 유전학자인 미 코넬대 교수인 저자가 쓴 <판도라의 씨앗>은 수렵채집 시대를 끝내고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류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고고인류학의 발굴 성과와 유전학 지식을 교차해 가며 농업문명으로 인류가 자초한 ‘불행’이 무엇인지를 꼬집고 있다.

정착 농업의 시작은 마지막 빙하기 이후 닥친 ‘영거 드리아스기’라는 지구 한랭화 현상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야생 곡식이 늘어 풍족하고 인구도 늘었던 이 시기에 갑자기 닥친 기후 변화를 견뎌내기 위해 인간은 농사를 생각해냈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밀, 보리)과 중국(쌀), 중앙아메리카(옥수수) 등지의 산악지역에서 인류를 배고픔에서 구제할 식물들이 처음 재배돼 세계로 퍼져 나갔다.

1만년 전의 이 변화는 인류사의 ‘빅뱅’과도 같은, 당시 수백만에 불과했던 인류를 60억이 넘는 ‘폭발’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건이었다. 자연을 그냥 식량 수확의 장소로 이용하는, 그래서 인간 자신도 그냥 자연의 일부로 남는 게 아니라, 자연을 이용해 자신의 식량창고를 만들기 시작한 때이다.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 앤드루 콜린 / 한은경 옮김 / 김영사 / 2006.09.16

 

더욱이 바로 이 시간틀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뉴멕시코 대학교의 고고학 교수 프랭크 C. 히븐 Frank C. Hibben이 발견한 알래스카 빙하의 ‘오물’ 구덩이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는 이 구덩이에서 동물 수만 마리가 갑자기 너무나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증거를 찾아내고 1946년 출간된 저서 『사라진 아메리카인들 The Lost Americans』에서 다음처럼 주장한다.

거무스레하게 얼어붙은 덩어리가 어둠 속에 보존되어 있다. 보통 인대, 피부, 머리카락, 심지어는 살 조각까지…… 독일의 포로수용소처럼 폭력의 증거가 명백하게 드러나 있으며, 동물이나 인간의 시체가 그 정도로 쌓여 있는 것은 일상적인 자연현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매머드와 들소 모두 마치 분노한 신이 우주의 손으로 찢고 비틀어버린 것 같다. 한 장소에서 매머드의 검게 그을린 앞발과 어깨뼈에 살점과 발톱, 털이 그대로 붙어 있는 상태가 발견된 경우도 있다. 그 옆에는 힘줄과 인대와 각질이 남아 있는 들소의 척추와 목, 해골이 있었다……. 심지어 무게가 몇 톤에 달하는 동물들이 찢겨져 지푸라기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도 하다. 뼈 무덤에는 찢기고 잘려지고 엉켜 있는 나무 더미가 섞여 있고 그 위로 묽은 오물이 덮인 후 모든 것이 단단하게 얼어붙었다.

이렇게 끔찍한 장면은 전례가 없는 격심한 대재난의 경우에나 가능하다. 기원전 9천년에서 8500년경 홍적세 말기에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에서 발견되는 검은 재의 층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 히븐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동물 4천만 마리가 죽었다고 추정한다. 자이언트비버, 매머드, 마스토돈, 사브로 이빨의 호랑이, 자이언트나무늘보, 알래스카 사자, 아메리카 낙타와 말 그 외 많은 동물들이 하룻밤 새에 멸종했다. 바로 이때 자이언트 육지 나무늘보 메가엘록수스와 그외 홍적세의 거대 동물들이 대 · 소 앤틸리스 제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기원전 6천년에야 인간이 이 섬에 거주했다고 추측되기 때문에 일부 고생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 동물들이 인간의 수렵행위로 멸종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동물들 역시 대재난으로 멸종된 것일까?

우리는 히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홍적기는 죽음으로 끝났다. 한 애매한 지질학적 시기가 불분명하게 끝이 나는 평범한 멸종과는 종류가 다른 것이다. 이 죽음은 모든 것을 앗아간 대재난의 결과였다. ……

 


위키백과 자료

Younger Dryas
Younger Dryas event
Younger Dryas impact hypothesis

 


<관련 그림>

4
A. 영거 드라이아스기의 경계면(YDB), B. 중간의 1㎝ 두께의 검은층이 숯이 많은 흔적을 보여준다. C. 탄소연대측정 결과 그 시기가 1만 2800년께임을 보여준다. 그림=제임스 위트케 외, PNAS

 

 

5
– 해양컨베이어벨트는 전 지구적인 열과 염분의 순환을 담당하며, 기후변화의 스위치이다.

 

 

6
– 13,000년 전 북미 대륙을 뒤덮고 있던 로렌타이드 빙상, 빙상이 녹은 물이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 해양컨베이어벨트의 작동을 멈추게 하였다는 주장이 있다.

 

 

7
– 메탄 농도와의 상관 관계

 

 

8
– 영거 드라이아스 시대의 알래스카에 있는 화산재 층

 

 

1

– 영거 드라이어스 지역의 표석이 흩뿌려진 지역. 혜성 충돌설에서, 빨간선으로 표시된 지역은 우주 충돌 후에 대리물이 약 5,000만 제곱 킬로미터에 걸쳐서 흩뿌려진 영거 드라이어스(YDB) 범위의 경계를 보여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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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체 충돌설의 증거로 많이 채택되는 나노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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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 16000년경의 세계. 해수면이 낮아 우리나라는 서해가 땅이고 일본과도 연결되어 있다.

– http://water.usgs.gov/edu/watercycleice.html

 

 

 


<참고자료 및 관련자료>

http://www.ncdc.noaa.gov/paleo/abrupt/data4.html
2017-04-19  빙하기말 거대동물 멸종 미스터리
2015-10-19  매머드 멸종 ‘범인’은 인간일까? 기후변화일까?
2014-05-12  급격한 기후변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2013-08-05  “1만2천900년 전 북미에 우주발 대재난”<미국 연구진>
2012-06-15  농경은 양날의 칼, 풍요 얻자 질병 따라왔다
2012-06-13  털매머드 멸종 복합원인 밝혀져
2009-12-01  <과학> 유럽 옛 빙하기, 몇 달 만에 급습
2009-01-05  “매머드 멸종은 혜성 충돌이 원인”…美 연구팀
2008-07-08  <과학> 빙하기 북미에 다이아몬드 비 내렸을지도
2007-12-12  ‘매머드가 운석에 맞은 자국’, 빙하기 동물들 운석 ‘공격’ 받았다
2007-05-22  <과학> “1만3천년전 소행성 폭발로 북미 문명 소멸”
2006-05-11  북미 빙하기 대멸종은 인간 탓 아닌듯
2005-03-14  부쩍잦은 기상이변 돌발기후변화 조짐?
2004-12-29  [한마당―김상온] 자전축의 변화
스핑크스의 메시지 1  – 그레이엄 핸콕 인터뷰
스핑크스의 메시지 2  – 그레이엄 핸콕 인터뷰
Anthropogenic Decline in Natural Gas 

영거 드라이아스 (Younger Dryas)

5 thoughts on “영거 드라이아스 (Younger Dryas)

  • 2015년 5월 30일 at 3: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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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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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4월 26일 at 11: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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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Younger Dryas is the youngest and longest of three stadials that resulted from typically abrupt climatic changes that took place over the last 16,000 calendar years.

    Reply
  • 2016년 6월 8일 at 6:48 오후
    Permalink

    The Younger Dryas is the youngest and longest of three stadials that resulted from typically abrupt climatic changes that took place over the last 16,000 calendar years.

    Reply
  • Pingback: 효자동닭갈비 군계 정통 숯불닭갈비 숨은맛집! - NewsTalk

  • 2020년 8월 29일 at 8: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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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자료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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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욱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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