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향후 7조 달러가 움직일 수 있는 시장(박문환 이사의 스페셜 리포트)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19-03-25 13:06
조회
4156
......

그럼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이번 무역 전쟁의 성격을 <제 2의 플라자 협약>에 준해서 해석한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여러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문이라면, 위안화 절상 문제였습니다.

과연 1985년의 일본과 미국의 플라자 협의 때 엔화가 몇 배나 급등했던 것처럼 위안화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죠.

또한 그럴 경우 중국이 과연 그런 조건을 수락하겠느냐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과거 플라자 협약 때처럼 엄청난 위안화의 절상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20Kg의 개에게 10Kg의 썰매를 끌게 한다면 당연히 무게감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만 5톤에 육박하는 코끼리 등에 10Kg를 얹어봐야 그다지 무게를 느끼지 못합니다.

과거 일본의 경제 규모에 비해 중국은 엄청난 크기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환율의 움직임만으로도 달러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말인데요, 사실 무역 전쟁이 아니었더라면 이미 상당한 규모의 달러가 중국으로 향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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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국 A주 비중확대 결정이 이번 달에 이뤄질 예정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금융시장에서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WSJ의 논평을 보면 무려 4배까지 벤치막 비중을 급히 확대한 MSCI의 결정을 거의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MSCI가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중국 정부나 혹은 중국계 펀드매니저들로부터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을 것이다."

라고 논평했는데요, 잘 이해가 안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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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중국의 회계는 속을 들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합니다.

마치 흙탕물처럼 말이죠.

WSJ의 논평은 한마디로 "중국이 회계의 건전성이나 투명성이 보장되는 증시가 아니기 때문에 EM시장의 벤치마크로 들어올 자격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말입니다.

자격이 없음에도 또다시 무려 4배나 비중을 증가시킨다면, 이는 필시 '중국 정부나 중국계 펀드매니저들의 압박이 있었고, 이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 무리한 결정으로 인해 패시브 투자자들이 과연 MSCI의 벤치막을 믿고 자산 배분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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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쉽게 비유를 드리죠.

채권은 우량채권, 투자적격채권, 하이일드채권으로 나누게 됩니다.

우량채권은 보통 AA이상을 말하는데요, 부도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투자적격채권은 BBB- 이상을 말하는데요, 기관투자자들은 BBB- 이상에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이일드는 BB+이하의 채권인데요, 너무 위험해서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가 불가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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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 증시가 있고 이머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런티어가 있지요.

선진증시는 우량채, 이머징은 투자 적격, 그리고 프런티어는 하이일드로 보시면 됩니다.

WSJ의 논평은, 하이일드 채권의 등급을 중국이 압박을 넣어서 투자 적격에 두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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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십니까?

MSCI가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벤치막 비중을 바꾼 이유 말입니다.

MSCI가 과연 미쳤을까요?

정말 중국 정부의 압박에 굴복해서 그런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렸을까요?

천만에요.

MSCI가 중국의 눈치를 봐야할 정도로 궁핍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패시브 추종자들에게 세계 최고의 벤치막으로서 MSCI의 영향력은 가장 막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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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부터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팩트가 아닌 추측이니 틀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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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2의 플라자 협약과 연관해서 이 사건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거론해드렸듯이, 3조 6000억 달러의 본원통화가 승수효과를 발휘하면 경기 회복의 속도에 따라 최대 36조 달러까지도 팽창이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 중국이 상당 부분 흡수를 해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조금씩 늘리는 것도 아니고 한꺼번에 무려 4배까지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은 과도한 유동성을 한 방에 흡수해줄 유일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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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부속적인 증거를 말씀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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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규제 당국은 MSCI 인덱스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무려 9개나 새롭게 승인했습니다.

그전에는 오로지 1개만이 존재했었는데요, 지금 있는 1개로도 전~~혀 부족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무려 9개의 ETF를 구성했다는 것은, 외부로 부터 들어올 막대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거대한 바구니를 미리 마련해 두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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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M 지수를 직접적으로 추종하는 자금은 대략 2조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간접적 추종자금까지 합친다면 작년 말 기준으로 14조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들이 MSCI 지수 구성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벤치막 지수인 MSCI가 중국에 대한 비중을 4배까지 늘려놓기만 해도 대략 7조 달러 수준의 자금이 중국으로 새롭게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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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WSJ의 논평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MSCI가 중국의 압박 때문에 A주에 대한 벤치막을 급격하게 늘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미국이 과도하게 발행한 달러를 받아줄 유일한 시장을 중국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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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퍼즐을 맞춰볼까요?

지난 2월 1일 저의 방송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위한 최우선 요구사항(Priority Recommendation for US-China Trade Negotiation)"에 대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 3가지의 최선순위 요구사항에는 <지적재산권>도 없고, <미국의 상품을 더 많이 사달라는 요구>도 없었습니다.

3번째 조건이 무엇이었나요?

놀랍게도, "중국의 안보와 상관이 없는 정보의 차단을 함부로 하지마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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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툭하면 정보를 임의로 차단하는 바람에 투명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WSJ의 논평처럼, 이런 점 때문에 중국 A 증시가 이머징 벤치막에 들어올 수 없다고 보는 것이죠.

미국은 무역 전쟁이라는 것을 빌미로 이 부분을 시정하려는 겁니다.

그래서 이미 발행해 놓은 달러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겁니다.

물론, 중국은 효율적 통치를 위해서 <정보의 임의적 차단> 행위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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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씀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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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역 전쟁이 어떻게 귀결될 수 있을 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저에게 기본적으로 <예지 능력>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잘 협의가 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 지는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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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무역 협상이 잘 된다면, 잉여 유동성이 당분간 중국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매우 오래전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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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거 플라자 협약을 생각하셔서, 위안화에 투자하시겠다는 생각보다는 중국 증시가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향후 7조 달러가 움직일 수 있는 시장(박문환 이사의 스페셜 리포트) / 하나금융투자 CLUB 1 WM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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