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비오면 물 대고, 해들면 깨 털고... (2021-04-01)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1-04-03 11:26
조회
1642
비오면 물 대고, 해들면 깨 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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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는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에서 "소득성장률이 자본수익률을 결코 앞지를 수 없기 때문에, 불평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로 포브스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달랑 650명의 억만장자들이 가진 재산이 4조 2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4조 2000억원이아니고 4조 2000억 달러입니다.
미국의 한 해 GDP가 21조 달러 정도 하니까, 극소수가 가진 부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자산이 팬데믹 봉쇄 조치가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로 오히려 44%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피케티의 주장처럼, 부자들의 <자본 소득 증가율>은 일반 노동자들에게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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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하고 바르게 살아서 적당~~히 잘 사는 사람을 보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팬데믹에서 피똥을 싸고 있는데, 누구는 가만히 앉아서 자본 소득으로 평생 쓰지도 못할 수익, 수천억 씩을 거저 얻고 있다면요?
이 때부터는 마음 속에서 <화>가 움트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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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이와 매우 비슷한 이유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났었잖아요?
성주의 아들로 태어난 친구들은 매일 어느 유곽에서 파티를 할 까를 고민하며 살아가는데요, 찢어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은 매 끼니를 걱정하면서 살아야 하는 구조적 불만들이 혁명으로 분출되었고, 세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붉게 물들어갔습니다.
이후로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이런 부의 편중과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시킬 수 있을 지를 두고 수 많은 고민을 하게되었지요.
상속세를 만들고, 물가세를 도입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부의 불평등>은 수정되지 않고 오히려 누적적으로 쌓이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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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 처음 부터 다시 생각해보죠.
미국은 팬데믹 이후에 이성적인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현금을 무자비하게 살포했습니다.
이제 그만하면 충분하겠지~~라는 생각이 들던, 지난 해 연말에 또 다시 9000억 달러를 추가로 쏟아 부었고, 그 돈을 다 쓰기도 전에 1조 9000억 달러를 연달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국민 1인당 쏟아 부은 부양책의 규모는 무려 16,000달러에 달했을 정도인데요, 이에 반해 이머징에서는 고작 200달러 정도만 지불되었지요.
미국이 이머징 대비 무려 80배나 쏟아 부을 수 있었던 이유를 "그들은 기축 통화를 가졌으니까..."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모두 그 때문 만은 아니었습니다.
중병에 걸려 목슴이 경각에 달려 있는 미국 자본주의를 치료하자는 목적도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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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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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 방송에서는 써머스 교수의 주장을 소개해 드렸었지요?
그는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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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은 부족한 것 보다는 과한 것이 낫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한 지난 2009년 당시 재정정책이 좀 더 큰 규모였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에도 전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재정 지출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대비 약 6배 가량 큰 규모라는 점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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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스교수는 자신이 재정 정책의 강한 신봉자였음을 분명하게 전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엄청난 돈을 쏟아 붇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어요.
하긴 IMF에서도 이번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이 지난 금융위기보다 덜하다는 평가를 내렸었는데요, 6배 더 큰 재정 정책은 산술적으로 이해가 가는 수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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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Peterson Institute of International Economics)에서도 한 마디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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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이 추정 필요 규모보다 5배나 크다.
이는 인플레가 엄청났던 2차 세계 대전 이후, 한 차례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당시 연준은 폭등하는 물가를 통제하려 했었지만 실패했었다.
얼마 전 써머스 전 재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 견해가 틀렸다고 말하는 이코노미스트가 많은데 이를 증명할 자료를 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
모두 하나같이 인플레를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 뿐인데, 그 누구도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인플레 지표를 보고 두려워할 수도 있는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는다.
GDP의 2~3% 규모의 부양책만으로도 충분히 인플레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13%라면?? 과연 앞으로 미국에는 어떤 일이 전개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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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들은 경제학 초짜 유튜버의 주장이 아닙니다.
<로렌스 써머스> 교수는 현재에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며, 미국의 71대 재무장관 출신입니다.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는 평~~생에 걸쳐 경제만 보고 연구하는 사람들이에요.
심지어 연준에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마저도 현 정부의 과도한 재정 투자로 인한 물가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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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코로나19를 제치고 <인플레이션>이 1위로 꼽혔을 정도로 학계와 재계에서는 미국의 과도한 재정 투자에 대해 강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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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누가봐도 정상이 아닙니다만, 미국 재무부나 연준에서는 오로지 걱정말라는 말로만 일관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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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증세는 분명 경기흐름에 역행하는 행동입니다.
실제로 경제학에는 라는 용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경기 회복을 바란다는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 증세와 더불어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요, 이건 마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말처럼 이상한 발상입니다.
지금 시장이 어렵다면 증세는 미루는 것이 맞고, 경기가 좋다면 부양책을 더는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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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이러스 때문이라지만, 경제학 초짜가 봐도 과도한 수준의 돈을 뿌린 이유는...두 가지의 중요한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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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미국의 GDP를 부풀림으로서 70% 수준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을 따돌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충분히 설명드렸으니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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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너무도 과도하게 집중된 부의 편중을 바이러스를 핑게 삼아 강제로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돈을 먼저 뿌리고, 그 돈을 충당한다는 취지로 세금을 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부의 재분배가 가능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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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전문용어로 "일타 쌍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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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곧장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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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가 시작되면 미국의 기업들은 이익이 감소할 것이고, 주가가 하락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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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부유세와 보편적 증세를 구분해서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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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는 법인세 인상이나 소득세 인상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요, 아마도, 이 방송이 송출될 때 쯤이면 바이든의 인프라 투자 안과 더불어 증세에 대한 기본 구상이 밝혀지겠습니다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큰 규모는 아닐 겁니다.
또한, 법인세가 오른다고 지수가 반드시 조정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세금을 올릴 때마다 증시가 하락했다면 전 세계의 진보 정권은 모두 무너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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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업은 얼마든지 이익의 실현 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10개의 장비를 가지고 100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이 있다고 해보죠.
이 공장에서는 매년 1억원의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좌파 성향으로 바뀌면서 세금이 올라갈 것 같다고 판단된다면요?
매년 생기는 1억원을 굳이 현재 시점에서 실현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 1억원으로 장비 하나를 더 구매할 수 있지요.
그럼 당장의 이익을 감소시키겠지만, 미래에는 11개의 장비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다.
현재의 이익을 미래로 얼마든지 이동시킬 수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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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7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부유세인데요...
부유세 역시, 전체의 3분의 2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달랑 15명이 부담하게될 정도로 딱 한정된 극소수의 부자들만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에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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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엘리자베스 워런>이 발의한 <극부유층 과세법안(Ultra-Millionaire Tax Act:이하 부유세>은,
순 자산이 5천만 달러 이상이라면 매~~년 2%의 부유세를 내야합니다.
개인 순자산이 10억 달러를 넘어선다면 매~~~~~~년 3%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하지요.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550억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슈퍼리치들에게만 추가로 1천140억 달러 정도의 세금을 납부하게 하자는 겁니다.
만약, 워런의 발의가 수정없이 통과된다면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 요래 딱 4명이 부담해야 할 세금만 연간 170억 달러, 10년 간 17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0조원의 세수가 확보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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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아니더라도 미국 조세공정연구소와 불평등정책연구소 같은 곳에서는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을 기반으로 향후 10년 동안 <부유세>를 부과시켜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모든 구제책의 약 4분의 3에 해당하는 자금을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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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 부과에 대해서 전체 유권자의 56%가 찬성하고 있습니다만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마도 공화당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반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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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주식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데요, 납세를 위해서 보유 주식을 팔아야만 한다면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구요, 또한 시장 변동성을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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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열심히 일해서 이미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돈인데, 또 뜯어간다면 이중과세가 됩니다. 조세 정의를 잃게 되고 이는 곧 자본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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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국부의 유출 문제도 대두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부유세가 실행된 적이 있었지만, 정부는 세수 확보에 실패했었는데요, 부자들이 다른 나라로 대거 이전했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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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마나, 워런 의원의 발의는 심각한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지 시간이 좀 걸릴 뿐, 어떠한 형태로든 부자 개인들에 대한 선택적 증세가 이번 정부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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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설명드리죠.
아무리 미국 정부라도 마구잡이로 부채를 발행할 수는 없어요. 그럼 당장 불신이 찾아올테니까요.
정부의 지출 규모를 관리하기 위해서 <국채 발행한도>라는 것을 설정해 두는데요, 요걸 늘리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와 하원의 부채한도 협상을 통해 수치상으로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가장 최근의 부채한도 협상은 트럼프 재임 시절 2019년 8월에 결정했는데요, 당시에 재정 지출 한도를 3,200억 달러 증액하고 부채한도는 2021년 7월 31일까지 유예하는 것으로 결정했었지요.
공교롭게도, 그 이후로 바이러스 사태가 터졌고, 마침 한도가 유예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마음 놓고, 무제한 국채 발행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결국,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두 배나 많은 국채 발행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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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지난 2011년 이후 미국 부채 한도 규모는 명목 GDP 대비 최고 103%를 넘지 못하게 설정되었는데요, 지금 이미 발행된 국채만으로도 제 아무리 용을 써도 이 금액을 맞출 방법이 없어요.
뿐만 아니라 최소 3조 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도 대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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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의원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까요?
국채 발행 한도를 눈 딱~~감고 한 200~300%까지 확 늘려버릴까요?
앙대죠...그럼 누가 미 정부를 믿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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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돈을 확~~더 찍어낼까요?
천만에요.
파월 연준 의장은 과거 재정적자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완전 잘못된 생각이라며 현대화폐이론(MMT)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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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믿거니~~하던 중앙은행장마저 오리발을 내민다면, 결국 증세를 통해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 밖에는 없어요.
하지만 위에서 거론해드렸던 보편적 증세로는 필요한 재원을 달성하기 어렵고, 자칫 경기를 위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부자 증세, 즉 부유세가 대안으로 제시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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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쯤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그는 지난 해 5월에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의 강렬한 희망은 우리가 이번 위기를 드라마틱하게 더 많은 사람, 특히 너무 오랜 기간 방치된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기회를 제공하는 촉매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부터 너무 많은 사람은 벼랑 끝에 살고 있었다. 이번 위기가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 기업과 정부가 생각하고 행동에 나서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투자를 하며 지난 몇 년간 포괄적 경제 성장을 막는 구조적 방해물이 되어온 것들과 맞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한마디로, 코로나 이전부터 부의 불평등이 심했고, 이를 수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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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 밖에서 태어나면 죽었다가 깨어나도 Labor Class
성 안에서 태어나면 편안~~하게 Capitalist...
이 때문에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시작된 것이니잖아요?
실제로 미국은 지금 불평등이 심해서 툭하면 폭력 시위가 생기잖아요?
이런 불만들에 대한 원인 치료를 위해서 부자 증세의 프레임이 절실하게 필요했는데요, 제이미 다이먼의 지난 5월 발언은 마침 발생된 코로나19이 미국의 고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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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와 관련된 투자아이디어를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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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생각대로 증세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 섹터와 기술섹터에서 약간의 조정이 수반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증세 이슈를 주식 비중 축소의 이유로 연관지어 해석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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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뚜렷하게 유리한 기업도 있는데요, 투자가 여의치 못한 회사는 배당을 늘리거든요.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에도 세금내느니 특별 배당을 하자는 회사가 20개여나 되었습니다.
이에 속하는 통신이나 에너지 섹터 등은 오히려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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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서 한 말씀 더 얹겠습니다.
바이러스가 유익했다는 것을 주장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어느 특정한 나라가 바이러스를 고의로 퍼뜨렸다는 생각을 가져서도 안되겠습니다.
자꾸 세상을 음모론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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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농부의 마음처럼 생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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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논에 물 대러 나가는 것이고, 해 들면 깨 털고 고추 말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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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의 주장처럼, 예기치 못하게 바이러스가 창궐했지만, 이 참에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료하는 시기로 활용하자는 취지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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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CLUB 1WM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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