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3개월 이내에 시장에 다가올 폭풍 (2021-09-02)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1-09-04 13:25
조회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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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내에 시장에 다가올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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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방송에서 8월 23일 전후로 대형 IT 등에서 단호한 매수 신호가 발생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이번에도 운이 좋았네요.
늘 변곡점에서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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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잘~전망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이 <채권 시장>이라는 말씀을 자주 드리는 편이죠?
아무래도 주식 시장에 비해서 3배나 많은 돈이 몰려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미 국채 시장의 키레이트 분석을 해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유독 3개월물이 도드라지게 볼록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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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에는 3가지 요인들이 반영되어 있다고 했잖아요?
성장률과 기대 인플레, 그리고 리스크 프리미엄이죠.
대규모 발행이나 만기 도래와 같은 수급적 이슈가 아니라면, 성장률이나 기대인플레가 딱히 3개월 물에만 집중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나 남는데요, 향후 3개월 이내에 시장에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것을 예보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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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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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지난 주 빅 이슈였던 잭슨홀 연설부터 간단하게 짚어드리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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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개월 전에 이번 테이퍼링은 주가를 하락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버냉키의 시대에 심한 텐트럼을 겪었었기 때문에 연준은 가급적 시장과 더욱 소통하면서 천천히 반영시키려 할 것이라는 것이 이유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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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잭슨홀 미팅에서 주목했던 것은 테이퍼링에 대한 개시 선언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물가에 대한 파월의 생각이 궁금했지요.
소비자 물가기준으로 수개월 째 5%선을 넘어서고 있구요, 연준에서 주로 참조하는 핵심 PCE 가격지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6%나 상승하면서 지난 199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었거든요.
"파월은 과연 어떤 말로 시장의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을까?"
저는 이 부분이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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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구체적인 이유를 5가지나 제시하면서, 전체 연설의 40%를 할애했을 정도로 물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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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했던 5가지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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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리오프닝과 관련된 일부 항목에서만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다면 평상적 수준의 물가에 불과하다.
둘째, 최근 물가 급등을 유인해왔던 중고차 등의 가격이 꺾이기 시작했다.
셋째, 임금 상승률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넷째, 지난 4반세기 동안 장기 기대 인플레는 실제 인플레보다 언제나 낮았었다.
다섯째,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장기 평균 인플레는 잠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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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그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중고차 가격이 전체 물가 바스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보니, 중고차 가격 상승이 실제로 물가를 끌어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미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 되고 있는데다가, 향후 자동차용 반도체가 잘 공급된다면 얼마든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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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금까지는 원래 받고 있던 주급보다 더 높은 실업 급여를 주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9월 6일 이후 추가적인 실업 급여가 중단된다면 이제 실업자들은 구직을 위한 행동에 들어갈 것이고, 이는 임금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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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이나 아마존과 같은 빅플렛 포옴 효과 등으로 인한 디플레 요인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저만 해도 두루말이 휴지 한 롤을 사려해도 다나와를 검색해서 전국에서 가장 싸게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택하니까요.
업체들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좀 더 싸게 가격을 제시할 수 밖에 없으니, 이런 현상이 지배하던 지난 수십년 동안 디플레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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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요인 중에 하나였던 중국이 주요 공급망으로부터 이탈되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결국 지난 수십년 동안 디플레 수출국이었던 중국을 오히려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점은, 다소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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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이번 잭슨홀 미팅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테이퍼링이라는 불확실성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으면서도, 발작 현상을 야기시키지 않았으니까요.
성공을 이끌게 했던 가장 중요한 딱 하나를 꼽아보자면, 테이퍼링의 개시 조건과 금리인상의 개시 환경을 완전히 분리해놓았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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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이 제시한 테이퍼링의 개시 조건은 "이중 책무를 위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이중 책무라는 것은 당연히 "고용시장과 물가의 안정"을 의미하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파월이 "물가는 이제 적정한 수준에 온 것 같다..."라고 했기 때문에 고용시장에서의 개선된 수치만 확인되면 테이퍼링의 개시 조건이 성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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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은, 고용시장이 조만간 연준의 목표치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습니다.
그는 "구직 활동을 지연시키는 요인들이 있었지만, 백신이 보급되고 9월은 개학 시즌이며, 또한 추가 실업 수당의 종료 등으로 인해 노동 시장은 천천히 호전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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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롬파월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이 올해 안에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구체화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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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리 인상의 조건에는 좀 더 복잡한 조건을 내 걸었는데요...
첫째, 경제가 완전 고용에 일치하는 조건에 도달하고
둘째,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며
셋째, 인플레이션이 한 동안 온건하게 2%를 상회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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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세번째 항목이 중요하죠.
한~~~동안 온건하게~~라는 대목은...물가가 2% 이상 온건하게 유지되는 지를... 좀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지켜보겠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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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잭슨홀에서의 파월 생각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테이퍼링을 위한 조건에는 거의 부합되고 있으니 조만간 시작하겠다...
하지만 테이퍼링이 끝난 이후 곧장 금리인상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경제가 좀 더 안정적 위치에 오르기까지 금리는 잡아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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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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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 국채의 금리 구조를 보면 3개월물이 유독 부풀러 있습니다.
이는 3개월 안에 뭔가 중요한 위험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 위험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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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물이 부풀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해서 사건 사고를 모조리 분석해봤는데요, 미군 철수 과정에서 13명이 전사했다는 시기와 거의 비슷한 시점에 조금 더 도드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아프간 사태가 굳이 3개월 물에만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아니구요, 저는 그 사건으로 인해 바이든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향후 그가 주도할 여러 법안 처리에 장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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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세요
사망자만 미군 13명을 포함해서 170명입니다.
한 두명이 폭탄조끼 두르고 공격해서는 저 정도의 사망자를 내기 힘들어요.
이것만으로도 미 의회는 "탈레반을 믿은 바이든 니가 잘못이야" 라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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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은 전사자가 많이 생기면 의회가 매우 민감해집니다.
너무나 급격한 철수에 대한 비판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솔솔 나오기 시작하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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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는 우리가 미국의 보안과 관련해 탈레반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같은 민주당이라서 말을 살짝 돌려서 했지만, 결국 바이든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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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공화당은 대통령직 하야와 탄핵까지 언급하며 맹공을 쏟아 붓습니다.
하야는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고 탄핵은 스스로 내려오지 않을 경우에, 강제로 끌어 내리자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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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마샤 블랙번>이나 <린지 그레이엄> 등은 "실패한 계획에 대한 책임을 질 때가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국무 장관, 국방장관이 싸그리 사퇴하거나 탄핵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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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도 일제히 바이든을 비난 했는데요,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스스로를 외교정책 전문가라고 자칭했지만 최근 대참사를 보면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폭탄 테러가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바이든을 혼란 상태로 빠뜨리게 될 것이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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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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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의 보도 중에서 그 답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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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 지도자 <압둘 가니 바라다>로부터 2가지 옵션을 제안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탈레반에게 말한 게 아니라 탈레반이 미국에게 제안했다는 점을 먼저 강조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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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지도자는 <압둘 가니 바라다>는...
"당신들(미군)이 카불 치안을 책임지시요.
그게 어렵다면, 우리가 카불 치안을 책임질 수 있도록 허가해주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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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매우 중요합니다.
WP의 보도가 맞다면, 탈레반은 애초에 카불 진입이 계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모하메드 낫세르 하카니> 탈레반 사령관은 카불의 경계 지점에서 더는 진군하지 않고 주둔하고 있었거든요.
탈레반의 지도자는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미군이 카불 치안을 맡는 것이 1안이고 그게 안된다면 2안이 있는데, 탈레반이 카불로 입성하겠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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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도자가 굳이 미국에게 1안과 2안을 제시한 이유가 뭘까요?
아무튼 미국은 2안을 선택했고, 탈레반이 카불로 들어왔다는 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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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 맞다면, 애초에 미국과 탈레반의 계약은...카불은 정부군이 보안을 맡고 외곽은 탈레반이 맡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고민했겠지요...과연 미군이 떠난 이후에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는 결국 휴가를 떠난다며 헬기를 타고 돈가방과 함께 국외로 튀어버리기로 결정하고는 야반도주를 해버립니다.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도망을 갔으니 누가 총을 들고 나가서 싸우라고 명령을 내리겠습니까?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에는 그나마 미국에 우호적인 탈레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록 세력은 약해졌다지만 알카에다도 있고 IS도 있어요.
카불을 사수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가니> 대통령이 돌연 도망을 갔으니, 누군가는 안전한 철수를 위해서 알카에다나 IS의 위협으로부터 미군을 방어해주어야만 했을 겁니다.
당시 미국은 8월 31일까지 떠나기로 하고 이미 짐싸고 있었으니, 전체 카불에 대한 보안을 신경쓸 틈이 없었을테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탈레반의 수장이 제안을 했던거죠.
가급적 미국이 카불을 맡되, 어렵다면 자신들이 카불로 들어갈 수 있게 허가해준다면 카불의 보안을 탈레반이 맡겠다고 말이죠.
결국 궁여지책으로 미국은 탈레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는 카불을 열어주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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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것은 달랑 1시간여가 걸렸는데요, 이런 빠른 상황의 전개에 대해서 탈레반의 사령관 조차 충격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하카니 사령관은 WP에 이렇게 증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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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시내에서 군인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우리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없어, 전사들 대부분이 오열했는데, 우리 누구도 카불을 이렇게 빨리 점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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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탈레반은 정부군을 상대로 총 한방 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미군이 탈레반을 카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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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니 대통령의 먹튀는 계획에 없던 일이고, 그 때문에 대안으로 카불 외곽에 있던 탈레반을 끌어들였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사실 탈레반과 IS, 알카에다를 섞어 놓고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이 거의 없을 겁니다.
탈레반인 척하고 IS가 돌아다녀도 <나 IS>라는 명찰을 달고 다니지는 않을테니까요.
미국은 유일한 국외 탈출구인 공항 내부 만을 경계했고, 공항 외부에 대해서는 탈레반이 보안을 담당토록 분담했는데요, 탈레반이 지키고 있던 공항 외부가 뚫리고 미군 13명을 포함해서 무려 170명의 사망자를 내는 초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만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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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사건을 바이든의 지지율을 추락시켰다는 것이고, 지금 당장 부채한도의 증액이나 3.5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의 통과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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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우선 공화당과 합의가 가능한 1조 달러 수준의 물적 인프라 투자법안을 하원이 개원하는대로 먼저 통과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합의가 안되는 3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인적 인프라 투자법안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예산 조정권>을 발동해서 통과시키겠다는 계산이었지요.
당연히 이런 계획을 잘 알고 있는 46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부채 한도 증액에도 동의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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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한도 증액은 공화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좌절될만한 사안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가 부도난다면 공화당 의원들도 집으로 돌아가 가사일을 도와야하거든요.
결국 통과시켜야만 하겠지만, 3조 5000억 달러의 추가 부양책이 못마땅했기 때문에 투정을 부리게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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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대개는 대통령이 중재를 해서 해결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13명의 장병들이 시신으로 돌아온 이후, 그에 대한 지지율이 뚝~떨어지고 말았으니, 중재인으로서의 역할이 무너질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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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한도 증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재정이 동나는 시기는 대략 11월 중순 주변이라는 말씀을 오래전 방송에서 거론해 드렸었는데요, 이 말은 결국 향후 3개월 전후로 미 정부의 재정 파탄 문제가 도드라질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미 국채 3개월물의 금리가 유독 도드라지게 부풀어 있던 이유가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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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이죠.
지금 미국의 개인과 기업의 저축은 무려 17조 달러에 달합니다.
그동안 전세계 정부에서 바이러스 쇼크로 인해 쏟아부었던 16조 달러를 넘어서는 엄청난 돈이죠.
이 돈들은 주가가 다소 급하게 떨어지면 하방을 지지해줄 수 있는 힘이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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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의 의회는 당론보다는 국민들의 안전과 편익이 언제나 우선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홧김에 말은 그리 험악하게 했어도, 국민들이 불편해할 일을 거의 만들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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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입니다만, 민주당은 예산 조정권을 통해서 부채한도 증액을 독단적으로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또다시 연기를 선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안에 통과되어야만 하는 인프라 투자 법안 등 모든 정치적 이슈들 마무리되고 난 뒤에, 공화당과 다시 합의를 통해 부채한도 증액을 시도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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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에서는 3달 이내에 미국의 재정 파탄 가능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혹여 그로 인해 시장이 조정을 보인다면, 매수해도 되는 조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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