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연준의 속도 조절론, 믿어도 되나? (2022-10-27)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2-10-30 10:57
조회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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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속도 조절론,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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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준 출입 기자인 <닉 티미라오스>가 11월 75BP인상 이후 인상폭에 대한 조정을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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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 직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티미라오스 기자의 발언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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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속도의 변화만으로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 주에 충분히 설명드렸는데요, 실제로 그날 이후로 미 증시가 생기를 좀 되찾는 듯한 분위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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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이 티머라오스이고 오른 쪽 사진이 메리데일리인데요, 사람들은 최근 주가 상승에 메리 데일리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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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티미라오스 기자를 반드시 기억해두십시오.
요렇게 생기신 분입니다.(사진)
그의 발언은 어지간한 연준 인사들의 발언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는 연준의 입으로 통하는 기자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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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연준은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말을 자주해왔습니다.
시장의 데이터가 바뀌면 연준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그 생각이 바뀔 때마다 연준이 시장과 즉각 소통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시장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티머라우스는 뭔가 연준의 생각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시장에 그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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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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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연준은 시장에서 파월 피봇에 대한 약간의 기대 심리만 생겨도 즉각 그 기대를 잔인할 정도로 찍어 눌러왔습니다.
기대 인플레가 자라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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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티미라오스의 발언이 이번에도 정확하다면, 연준은 11월 금리를 75BP 인상 시킨 이후에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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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렇게나 단호했던 연준이 갑자기 생각을 바꾸게 된다면,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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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서 가장 많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 일본과 한국, 영국과 같은 우방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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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달 블룸버그는 달러화 강세 속에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는데요...
놀라운 것은, 태국이나 아르헨티나처럼 재정 취약국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과 일본, 한국처럼 선진국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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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이탈리아 등의 위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거론해드렸으니 생략하기로 하구요, 간단하게 일본과 한국 위기를 조금만 더 거론해보고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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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본의 경우 엔화 환율이 150엔마저 넘어섰지요?
지난 1990년 8월 이후 무려 32년만에 처음있는 일 입니다.
최근 대부분 국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금리를 올렸었지만 일본 만큼은 <제로 금리>를 고집해왔으니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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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분은 바로 이분인데요(사진 첨부), 구로다 총재는 왜 굳이 제로 금리를 고집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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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일본의 산업 구조상 엔화 약세가 유리하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독일이나 중국 한국 대만처럼 수출 주도국이라는 점 때문이죠.
엔화의 약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서, 무역수지 흑자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고의로 엔화의 약세를 유도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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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진짜로, 엔 약세를 원했더라면 최근 수 차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아요.
게다가, 이미 일본의 제조업 공장들은 해외로 대부분 빠져나가버렸기 때문에 엔화의 약세가 그닥 살림 살이에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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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구로다의 진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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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안 올리는 게 아닙니다.
못 올리는 것이죠.
일본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세계적인 조달 통화가 되면서 그냥 제로 금리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그 낮은 금리로 더 많은 국가 재정을 충당할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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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외 채권도 많다지만, 일본의 국가 부채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약 1000조 엔,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1경원을 넘어섰습니다.
2021년 IMF의 공식적인 통계를 기준으로 일본의 국가 부채 비율은 GDP대비 263%로 OECD 국가들 중에서 단연 1위를 기록 중이죠.
이렇게 부채 비율이 높다보니, 금리를 25BP만 올려도 연간 2.5조엔, 우리 돈으로 약 25조원의 이자를 추가로 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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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금리를 못 올리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마구잡이로 올리고 있으니, 엔화는 초 약세를 기록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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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엔대의 환율은 일본에서 버거운 수준입니다.
인플레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경제는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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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잠깐 거론해볼까요?
특히 최근에는 레고 랜드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초기에는 건설주와 증권주 위주로 하락을 시작했지만, 주말부터는 부채 비중이 높은 조선주 등까지도 불똥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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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재건축 사업장마저 PF 대출 연장이 거부되는 등 시장 패닉 조짐이 보이자, 정부의 대책이 비로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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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감도 있고, 또한 양적으로도 다소 못마땅한 규모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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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금까지 내 놓은 대책은 채권안정펀드에 20조원, 회사채, 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에 16조원, 유동성이 부족해진 증권사 지원을 위해서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 지원에 10조원 등 대략 50조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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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과연 효과적일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일단 무너진 신뢰는 다시 돌아오기가 사실상 어렵거든요.
최종 대부자의 <무한정>, <무조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만 시장을 제대로 진정 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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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부건설이 대금 135억을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들의 줄도산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줄도산이 시작되면 50조 원으로는 절대로 막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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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국의 금리가 마구잡이로 올라가는 것이, 일본이나 영국, 한국 등의 우방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고 있고, WSJ 등에서는 1997년 식 외환 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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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위기나 영국의 위기, 혹은 한국의 위기도 미국의 무차별적 금리 인상으로부터 시작된 부작용인데요, 그럼 금리를 조급하게 인상 해야만 하는 상황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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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구요?
푸틴이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물가가 급등했다구요?
미중 간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탈 세계화가 물가를 급등시켰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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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 이론을 들이댄다면, 전혀 틀리는 말은 아닙니다.
인플레는 대개 두 가지의 요인으로부터 온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통화량 증대에 따른 과, 원자재 및 임금 상승 등에 의한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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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주장이 쓸데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밀턴 프리드먼>, 바로 이 분이죠.(사진)
현대 금융사에서 가장 중요하신 분 중에 한 분인데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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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유가 상승 등이 물가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승시킨 적은 없다.
인플레는 언제나,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었다”라고 주장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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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대다수의 언론들은 유가가 올라서, 혹은 전쟁 때문에...물가가 올랐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쉰 소리는 이제 그만 집어 치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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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이 물가를 장기적으로 상승시켰던 적이 없다고 딱 부러지게 잘라 말하고 있는데요, 지난 1차 오일쇼크와 2차 오일쇼크 때에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유가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연준의 무한대 달러 공급이 선행되어 있었다는 것이죠.
돈을 찍어서 석유 가격이 오른 것이지, 석유가 올라서 물가가 오른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이 핑계 저 핑계 대 봐야 결국...
산출량보다 통화 공급이 더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초 고물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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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물가 상승의 주범은 <연준>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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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즈그들이 올려 놓고, 돌연 금리를 강하게 상승시켜서...우방들을 위험에 빠뜨리고는 달러에 대한 존경심을 유도해내는 것이 연준의 검은 속마음이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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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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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연준의 생각이 돌연 또 바뀐 것 같습니다.
<티미라오스> 기자가 속도 조절론을 처음으로 거론했거든요.
이제 연준은 몽둥이를 내려 놓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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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까요?
영국이나 일본, 한국 등 우방들이 정말 힘들어하는 것이 측은해 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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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쫌 아닌 것 같습니다.
연준이 일단 몽둥이를 들면, 남의 사정 따위를 봐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게는 IRA에서 한국산 자동차마저 배제시켰던 그들인데, 우리의 딱한 사정을 봐주기 위해서 몽둥이를 스스로 내려 놓지는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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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티머라오스의 발언이 맞다면, 그것은 우방들 보다는 미국에게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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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준 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분....
재닛 옐런이었죠.(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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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 뉴욕에서 열린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연차총회에서 그녀는 이렇게 쏘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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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 금융 시스템이 경제 불안의 근원은 아니었다.
재무부가 새로운 위험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우리의 시스템은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잘 작동하고 있다.
미 국채 시장이 현재 경기 전망과 관련한 더 높아진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최근 미 국채 시장에서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약간의 조치가 필요해보인다.
재무부는 금융 감독 당국과 협력해서, 채권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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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재무부가 미 국채와 채권, 채권 펀드 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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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채권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이라는 게 뭘까요?
미 국채와 채권, 채권 펀드에 잠재적 리스크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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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 국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것이 매우 심각한 금융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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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채권시장 공포지수인 ICE-BofA MOVE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이 지수는 미 국채 금리가 적정가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반영하는데, 수치가 크면 클수록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 초기에 대략 3.0을 넘었었는데요, 최근 다시 2.5를 넘어서기 시작했거든요.
이 말은, 최근 들어 미국의 국채 시장이 바이러스 쇼크 때 만큼이나 위험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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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지난 20일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239%까지 올랐었잖아요?
유럽의 트러블 메이커로 새롭게 등장한 영국 길트채의 같은 날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3.749%에 불과합니다
미 국채의 금리가 훨씬 더 높다는 겁니다.
미 국채의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하다는 건데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영국의 길트채는 재정에 심각한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반해 미 국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안전 자산>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나 큰 차이가 나는 게 도무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는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심각하게 가치가 왜곡되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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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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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QT입니다.
물론, 지준의 감소로 연준이 약속했던 월 950억 달러 씩은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명목상으로 연준은 MBS와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습니다.
내다 파는 만큼 누군가는 사줘야만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시장의 단기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죠.
오죽하면 지난 16일 미 재무부가 시장 기능 장애를 막기 위해서, 국채 일부를 재매입, 이른바 바이백하는 방안을 이달 말부터 프라이머리 딜러(PD)들과 논의할 계획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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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중국과 일본, 사우디의 배신입니다.
중국과 일본, 사우디 등은 미 국채 시장에서 가장 큰 손 중에 하나였는데요, 미중간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노골적으로 미 국채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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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엔화의 초 약세로 인해 제 코가 석자인데, 어떻게 미 국채를 매입할 수 있겠습니까?
매수는 고사하고 환율의 방어를 위해서 오히려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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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역시 네옴시티 등에 돈을 쓰려 하지 미 국채를 매수해서 이자만 받아먹으려는 생각을 최근에 버린 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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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달러의 초 강세입니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일 겁니다.
누군가 미 국채를 매수할 여력이 있다고 해도 지금처럼 달러가 비싼 상황에서 미 국채를 매수하고픈 생각 조차 하기 싫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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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 해외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아예 한 종목 한 주도 사지 않습니다.
달러가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1400원씩나 주고 달러를 바꿔서 사야한다는 점 때문에 부담스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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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3가지 이유로 인해 미 국채 가격은 속락하게 된 겁니다.
미 국채를 매도하려는 쪽만 있고 그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없기 때문에 유동성의 고갈 조짐을 보였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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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티머라오스 기자의 <속도 조절론>은 그런 이유로 인해 나온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의 국채 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을 좀 수정하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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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달러의 초강세는 연준의 너무 빠른 금리인상으로부터 기인합니다.
미 국채 시장의 유동성 붕괴 조짐은 달러화의 초 강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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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기가 진전되기 전에, 연준이 스스로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해야하만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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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가요?
우리 시각으로 수요일과 목요일 새벽 미 달러 지수는 인덱스 기준으로 하루에 1% 넘는 폭락을 거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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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 생각이 맞다면, 연준은 오는 11월 75BP의 인상을 결정한 직후에,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대한 토론을 개시했다는 메시지를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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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11월 이후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지금처럼 과격한 속도의 금리 인상에는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베이비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 등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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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이미 시장은 연준의 속마음을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지요?
10월 들어서, 그동안 금리 인상 국면 속에서 가장 큰 압박을 받았던 기술주 영역에서 반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반면에 태양광이나 방산주 등 시장을 주도하던 업종은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들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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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4 14:51
    이미 다 아는 내용;;; 0.75 인상은 마트아줌마도 알던데;;; 이젠 떡락만 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