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게시판

8400만 년 전 지구는 12도 뒤집혔다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2-12-04 22:50
조회
1750
지구는 과연 자전축이 크게 뒤집히는 진극배회(眞極徘徊·True Polar Wander) 사건을 겪었을까?

진극배회는 팽이같이 자전하는 지구의 자전축 자체가 뒤집히는 것을 말한다. 팽이가 똑바로 돌다가 중심축이 비틀거리면서 멈추는 것 같은 세차(precession)와는 다른 현상이다. 지구 대륙은 판구조론 때문에 천천히 움직인다.

그런데 대륙 이동은 지각판을 서로 밀어낼 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구의 단단한 껍질인 지각이 흔들릴 수 있는지, 아니면 회전축의 방향이 바뀌는 진극배회에 대한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과학자들은 약 8400만 년 전에 진극배회가 일어나서 이탈리아가 적도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도쿄 공과대학(Tokyo Institute of Technology)의 조 커슈빙크(Joe Kirschvink) 교수와 베이징 ‘지질학 및 지구물리학 연구소’(Institute of Geology and Geophysics)의 로스 미첼(Ross Mitchell) 교수는 지구 자전축이 움직이는 진극배회가 실제로 발생했다고 지난 6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했다.

이탈리아 아펜니노 산맥 샘플 채취

지난 30년 동안 지구물리학자들은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놓고 약 84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일어난 진극배회에 대해 특히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미첼 교수와 커슈빙크 교수는 이 논쟁을 완전히 매듭짓기 위한 연구계획을 세웠다. 중부 이탈리아 아펜니노(Apennine) 산맥에서 학생 때 지질학을 공부했던 미첼 교수는 표본을 채취하기에 알맞은 바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

국제 연구팀은 아펜니노 산맥에서 백악기(약 1억 4550만 년 전~6550만 년 전)에 만들어진 석회암에서 나온 자기 데이터가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의 50년 전에 이 지역에 있는 젊은 암석들의 자기력을 연구하면서, 과학자들은 공룡을 죽인 소행성 충돌을 발견하기도 했다. 다트머스 대학의 공동 저자이자 지질학자인 사라 슬로츠닉(Sarah Slotznick)은 “이런 이탈리아 퇴적암은 매우 특별하고 믿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샘플은 광물 자석의 사슬을 형성한 박테리아의 화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펜니노 산맥의 스칼자 로사(Scalgia Rossa) 석회암에 기록된 위도 변화를 분석하면, 이탈리아가 8600만 년 전에서 8000만 년 전 사이에는 적도와 비슷했다. 이는 태평양 해저 암석에서 수집한 자기 자료를 분석한 내용과 일치한다.

진극배회에 대한 가설을 증명하려면, 지구 자전축의 고대 위치의 움직임을 알려주는 고자기(paleomagnetic) 데이터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진극배회 가설이 예견한 대로, 아펜니노 산맥 샘플에서 8400만 년 전 지구가 약 12도 기울어진 것을 발견했다. 이는 지구가 약 1,600km 기울어진 것에 해당하며, 비유하자면 뉴욕이 지금의 플로리다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지구가 기울어진 후 약 500만 년 동안 약 25도를 이동해서 원래 위치로 되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진극배회의 흔적, 지각에 남아

진극배회가 일어나면 지각 일부가 절개된다. 지구는 여러 층으로 구성된 공과 같다. 가장 안쪽의 내핵은 고체 금속으로 이루어졌고, 내핵을 둘러싼 외핵은 액체 금속이다. 그 위를 고체인 맨틀과 지각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팽이처럼 하루에 한 번씩 자전 운동을 한다.

그런데 외핵은 액체이기 때문에, 고체 맨틀과 지각은 그 위에서 미끄러질 수 있다. 하와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거대한 화산은 사람이 사무실 의자에 앉아 빙빙 돌 때 팔이 옆으로 나오는 것과 같이 적도 근처에 있는 것을 선호한다.

지각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지구 자기장은 외핵의 대류하는 니켈-철(Ni-Fe) 액체 금속의 전류에 의해 생성된다. 길게 보면 맨틀과 지각의 움직임은 지구 중심핵에 영향을 주지 않는 데 비해 외핵의 대류 패턴은 지구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춤을 추게 된다. 이것은 지구 자기장의 전체적인 패턴이 작은 막대자석 위에 늘어선 철 조각이 퍼져 나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런 데이터는 북극과 남극 방향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울기는 극으로부터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바위는 그들이 형성되는 국소 자기장의 방향을 자기 테이프가 음악을 녹음하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기록한다.

예를 들어, 몇몇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된 광물 마그네타이트의 작은 결정들은 실제로 작은 나침반 바늘처럼 일렬로 서고, 바위가 응고될 때 퇴적물 속에 갇히게 된다. 이렇게 화석같이 변한 자성은 지각에 비례하여 자전축이 어디로 떠도는지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진극배회는 지구가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지구의 맨틀과 지각이 액체 외핵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이다.

비록 과학자들이 인공위성을 통해 오늘날 일어나는 진극배회를 측정할 수 있지만, 지질학자들은 여전히 맨틀과 지각의 큰 회전이 과거에 일어났는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8400%EB%A7%8C-%EB%85%84-%EC%A0%84-%EC%A7%80%EA%B5%AC%EB%8A%94-12%EB%8F%84-%EB%92%A4%EC%A7%91%ED%98%94%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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