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실체가 없는 공포 심리 (2022-12-22)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2-12-23 23:47
조회
728
.
-실체가 없는 공포 심리
.
FOMC회의 직후 주가는 제법 조정 폭이 깊었습니다.
공개된 점도표나, 혹은 파월의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몇 가지 멘트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수준이었지만, 주가는 이번주에도 내내 약세를 이어갔죠.
.
먼저, CPI발표 전후의 이벤트를 정리해보면...
.
티머라오스 기자의 발언 직후에 주가는 하락으로 전환되었는데요, 터미널 금리 수준을 5~5.5%까지도 보고 있다는 점을 알렸기 때문이었습니다.
.
하지만 CPI발표 이후로는 터미널 금리 수준이 5% 전후로 예상치가 크게 하향조정되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으로 전환되었었지요.
.
그랬던 것이, 이번 FOMC회의에서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다시 5.1% 수준까지 터미널 금리의 예상치가 재차 상승하면서 주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겁니다.
.
이후에 파월은 5.1%로 제시된 내년의 터미널 금리 수준이 상향 조정 될 수도 있다면서 낙폭을 더욱 키우게 되죠.
.
결국, 최근의 주가 등락을 정리해보면, 오로지 금리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자초지종을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자면...
19명의 연준 인사들이 예상한 내년 금리의 중간값은 5.1%였습니다.
실질적으로 5~5.25%를 의미하겠죠?
기존의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주가의 조정폭이 제법 깊었던 이유를 좀 더 부연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연준 열 아홉 분의 노인 중에서 무려 열 분이 내년에 금리가 5~5.2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섯 분은 5.25~5.5%로 전망했구요, 극단적 매파 두 분은 5.5~5.75%를 최고 금리로 예상했습니다.
.
반면 내년에 금리가 4.75~5%까지만 오를 것으로 예상한 비둘기파는 달랑 2 분에 불과했지요.
.
중간 값과 평균치의 의미가 다른데요, 주사위를 다섯번 던졌는데 1, 1, 1, 1, 5 이렇게 나왔다고 해보죠.
이 수치에 대한 중간값은 1입니다.
딱 중간에 위치한 숫자니까요.
하지만 평균치는 1.8이 되죠.
.
바로 이게 문제였습니다.
비록, 이번 회의에서 연준 의원들의 생각에 대한 중간 값이 5.1% 수준에 불과했지만, 달랑 두 분을 제외한 모든 연준 인사들의 생각이 5%보다 높은 금리를 예측했다는 점을 시장에서는 우려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인 컨센서스가 5.1% 보다는 위쪽으로 열려 있다는 점이 주가 하락의 이유였던 것이죠.
.
뿐만 아니라, 점도표에서 드러난 2024년 연말 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4.1%였습니다.
연준 위원 7명이 2024년 금리를 4~4.25%로 예상했구요, 7명은 2024년에도 금리가 4.5%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 말은 Higher for longer, 즉 높은 금리가 내년은 물론이고 2024년까지도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하지만 여기까지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정작 주가를 하락시켰던 것은, 이어진 파월의 기자회견 때부터였습니다.
.
파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우리는 많은 기반을 닦았지만, 급격한 긴축의 효과가 전면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우리가 전망치(점도표)를 다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내려간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19명의 연준 인사 중 내년에 금리 인하를 예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빨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임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기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다."
.
전사의 포스가 느껴질 정도로 단호하고 명료합니다.
설령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고 해도 인플레가 높다면 금리를 계속 올리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말이잖아요?
또한 (물가)데이터가 좋지 않게 나올 경우, 점도표가 또 다시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거론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악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미 연준에는 3명의 주요 인물들이 있는데요, 연준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죠.
나머지는 거수기일 뿐, 실질적인 영향력은 작습니다.
.
그 중 한 분인 <존 윌리엄스>가 지난 주말 다시 한 층 더 날을 세운 발언들을 쏟아냅니다.
.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려야만한다.
이는 터미널 금리가 위원회에서 적어냈던 점도표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금리는 좀 더 제약적일 필요가 있으며, 한동안 높은 수준에서 머물러야 한다.
노동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질기게 높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기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6%인데, 현재 기준 금리는 고작 4.25%~4.50%에 불과하다.
여전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을 감안해서 단기금리가 6%까지 도달해야만 한다고 보진 않지만, 이를 배제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
지난 주말 이후, 미 증시를 하염없이 추락하게 했던 결정적 이유가 되죠.
지금 시장은 5.1%만 해도 속상한 수준인데, 6%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말이죠.
.
물가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잘 오르기 시작하던 증시를, 연준이 찍어눌렀다는 말인데요, 그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로서 연준은 물가가 잡히기 전에 주가가 먼저 상승하는 것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또 다시 증명한 셈이죠.
.
이러나 저러나 터미널 금리 수준만이라도 결정이 된다면 주가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하나 같이 터미널 금리를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시장은 다시 패닉에 빠질 수밖에요.
.
그러니까, 최근 주가가 조정을 보인 이유는 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
첫째, 점도표가 매우 과격했다.
둘째, 파월과 윌리엄스의 발언이 매우 강경했다.
요 두 가지의 요인이 주가를 하락시켰다는 점에 동감하신다면...
그럼 이제부터는 이들의 발언을 맹신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입증해보겠습니다.
.
우선 점도표부터 점검해보죠.
.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연준 의원들이 만든 점도표에서 올해 터미널 금리는 0.75%~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게 딱 1년이 지나는 동안 5.1%까지 상승한 건데요, 이건 뭐 전혀~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
생각해보세요.
딱 1년 전 전망과 지금의 금리 전망은 무려 4%P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그저 25BP나 50BP의 차이가 났다면, 약간의 오차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주 많이 양보해서 100BP까지는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1년 전 대비 4%P의 차이가 난다면 연준 의원들의 점도표는 거의 쓸모 없는 수준에 불과 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한번 실수가지고 뭐 그리 인색하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만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8 년 12 월에도 똑 같은 일이 벌어졌었죠?
2018 년 12 월에는 25BP의 금리 인상이 있었고 연방기금금리는 2.5%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연준 의원들이 작성한 점도표에는 그 이듬해, 그러니까 2019 년 금리에 대한 중간값을 2.9%로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2020 년까지도 금리를 계속 상승시킬 것으로 보았었고, 2020년 정책 금리에 대한 중간값은 3.1%였죠.
.
당시에 연준 수장이었던 <자넷 옐런>도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발언을 자주 했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거의 기정사실로 믿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미 연준은 19년초부터 돌연 금리를 동결해버립니다.
그리고는 2020년까지 갈 것도 없이, 2019 년 7 월에는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했어요.
결국 2018년에 작성했던 점도표는 2019년 상황을 비슷하게라도 보여주는데 실패한 겁니다.
.
물론 연준 의원들을 탓하자는 건 아닙니다.
점도표를 만드는 연준 의원들도 신이 아닌 사람들일 뿐이니까요.
그들이 제시한 미래의 금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
또한, 과거에 틀렸으니 이번에도 틀려야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파월의 너무 고압적 발언만 보고 실망해서 하락하는 증시가 좀 안타깝게 생각된다는 말이죠.
.
그럼 이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단서를 찾아보겠습니다.
.
최근 시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
증시는 분명 하락하고 있었잖아요?
하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반대로 증시가 상승한다는 신호를 보냈었거든요.
.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보다 3배 정도 크기 때문에 두 시장이 서로 상반된 시그널을 준다면 채권 시장의 시그널을 따르라는 격언이 있는데요, 그래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봤습니다.
.
FF에 반영되어 있는 향후 금리의 궤적을 보면 2월에 25BP 인상이 유력해보입니다.
3월에도 25BP까지 금리가 인상되고는 5%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내년 9월부터는 오히려 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해서 연말 기준 4.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그러니까, 채권시장에 반영된 금리인상은 내년 3월이면 멈춘다는거에요.
터미널 금리 수준은 5%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 9월부터는 다시 금리 인하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있다는 말이죠.
.
파월의 강경한 발언과는 많은 괴리가 느껴지시죠?
.
심지어...
FF에 반영되어 있는 금리 전망치는 이번 회의 직후부터 좀 더 완화적 변화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
물론, 지난 화요일 일본의 BOJ가 돌연 10년물 채권에 대한 금리 변동 허용치를 0.5%까지 확대하는 바람에 조금 오르기는 했습니다만, 그 이전까지 딱 한 주 동안 2년물은 16BP나 하락했습니다.
특히 2년물은 연준의 생각을 잘 담아낸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2년물이 16BP나 하락했다면 터미널 금리 수준도 그만큼 하락했다는 말인데요, 우리는 도대체 뭘 보고 놀란 것이죠?
FOMC 회의 이후, 주가는 왜 하락했던 겁니까?
.
중간 정리를 좀 하자면....
시장은 분명 FOMC회의 직후, 파월의 발언과 점도표를 보고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공포에 빠져 주가가 조정을 보였던 것이잖아요?
하지만 채권 시장은 오히려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움직였다는 겁니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죠?
.
그러구보니...파월은 매우 온건한 발언도 함께 했었습니다.
그는...
.
"이제는 금리를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궁극적인 금리 수준이 어디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의 질문은 얼마나 오래 경제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지가 될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속도가 아니며 이는 2월 FOMC에도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
이 말은 결국, 금리를 빨리 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얼마나 오래 고금리를 유지하는 지이며, 터미널 금리 수준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또한 2월에 50BP 인상도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향후 두 세 차례 정도 25BP 수준의 인상폭으로 좀 더 금리 수준을 높인다음...
그 수준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와 관련되서는 티머라오스 기자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 지, 그래서 연준이 얼마나 긴축을 더 해야만 할 지에 대해 연준 내부적으로 분열이 되어 있다.
일부는 내년에 인플레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므로 곧 기준 금리 인상을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다른 한 쪽은 인플레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을 것이므로 기준 금리를 더 올려서 더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한 후에 경기 위축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라고 말이죠.
.
좀 복잡해보이지만 결론은...
연준도 금리의 추가 인상을 놓고 내부적으로 분열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의견이 분열되고 있다는 점은 반대파를 무시하고 어느 한쪽의 의도만으로 과도하게 금리를 끌어 올릴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좀 더 긴축적이라야만 하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금리를 과격하게 끌어 올리지 못한다면요?
또 하나의 선택지는 좀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오래 오래 유지하는 것 입니다.
.
주식시장과는 달리, 채권 시장이 좀 더 완화적으로 움직였던 이유는...
이미 분열되어 있는 연준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장의 컨센서스인 5%에서 멀리 벗어나는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겁니다.
.
조금 어려우셨지요?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첫째, 여러분 들의 생각에서 점도표는 과감히 지워버리십시오.
좀 더 매파적 성향을 드러낸 점도표로 인해 주가는 작지 않은 조정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꾸준하고 착실하게 틀려왔던 점도표에 대한 믿음을 이제는 거두실 때가 되었습니다.
.
둘째, 지난 주부터 시작된 시장에 대한 공포심은 실체가 없는 허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월의 강경한 발언으로 인해서 터미널 금리 수준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오히려, 채권 시장의 신호로 추정해본다면, 이번 FOMC회의 이후에 금리의 움직임은 좀 더 완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터미널 금리는 5.5%를 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셋째, 이제부터는 지긋지긋한 금리보다는, 경기적 요인에 좀 더 주안점을 두시고 시장을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 PCE 물가지표에서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우만 아니라면, 그날을 기점으로 올해 내내 우리를 괴롭혀왔던 금리의 세상은 서서히 저물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
금리가 지배하던 세상에서는 Good news is Bad, Bad news is Good 이었잖아요?
좋은 뉴스가 나오면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하기 때문에 나쁜 뉴스가 되고, 나쁜 뉴스가 나오면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늦추어질 수 있으니 좋은 뉴스가 되었던 것이죠.
.
하지만 금리가 터미널 수준에 접근하면 할수록 그 영향력은 저물게 되어 있습니다.
이후로는 경기적 요인에 더 크게 반응하게 되죠.
.
넷째...모두 침체를 말하지만, 저는 내년 증시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물가 상승은, 궁극적으로 증시의 상승으로 귀결되어왔으니까요.
실제로 미 증시 역사상 높은 물가 상승기에 2년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만약, 내년에도 주가가 하락한다면 여러분들은 미국 역사상 단 한 차례도 겪지 못었던 기묘한 일을 겪게 되시는 겁니다.
.
올 한해는 특히 애를 많이쓰셨습니다.
어려운 시장에서도 늘 한국경제티비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계묘년 새해 1월 둘 째 주에 찾아뵙겠습니다.
.
.
하나금융투자 CLUB 1WM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
전체 1

  • 2022-12-28 22:01
    얘 말대로 주식 줍줍했다가는 12월 한달동안 음봉처맞고 있겠지 ㅋㅋㅋㅋ 지금 장세는 다 필요없다. 그냥 개미들 죽이기장세일뿐이다. 하루하루 비중 반반해서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