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돼지가 날아 오르면, 중국의 위기는 시작된다. (2022-04-14)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2-04-15 22:07
조회
901
.
돼지가 날아 오르면, 중국의 위기는 시작된다.
.
중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때문에 중국 증시가 시원치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제법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금리 역전보다는 바이러스로 인한 락다운이 더 걱정입니다.
다행이도, 최근 중국 증시의 하락 조정폭은 크지 않았는데요, 오늘은 두 가지를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
우선, 중국 증시가 락다운에도 불구하고 조정의 깊이가 크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또한, 금리 역전이 지금까지는 별 문제를 만들지 않았는데요, 앞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만약 있다면 무엇을 주시해야하는 지를 설명드릴 생각입니다.
.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
저는 여전히, 바이러스의 재창궐과 락다운이 중국 경제에는 물론이고 앞으로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일부 완화 소식은 있었습니다만, 14일+7일 격리가 10일+7일 격리로 소폭 완화되었을 뿐이거든요.
그보다는 악재의 일부를 상쇄시킬 수 있는 호재가 있었는데요, 바로 중국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었습니다.
.
아시다시피, 상하이의 푸동 지역에 대한 봉쇄가 지난 3월 28일부터였잖아요?
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러니까 지난 3월 30일 중국 금융 당국은 국회 상무 회의와 더불어 1분기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는 신호를 강력하게 내보냈습니다.
.
그날 있었던 경제 부양 안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
첫째, 지준율 및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추었습니다.
지준율 인하와 금리 인하는 전혀 다릅니다.
금리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 때문에 함부로 내리기가 조심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지준율은 오로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급 준비금을 이용해서 시장 유동성 부족 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여유가 있습니다.
.
특히, 중국에서의 지준율의 인하는 지방 정부의 채권 발행을 지원하는데 주로 쓰인다는 점에서 곧장 인프라 투자와 직결되는 경향이 있지요.
이달 안에 금리나 혹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시진핑의 황제 즉위식 이전까지 최소 한 두 차 례의 지준율 인하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둘째, 가용한 재정을 모두 끌어 모으고 재정 지원을 극대화하기로 했습니다.
2021년 재정 예산 집행의 이월 잔액이 약 2조 위안이 있거든요.
올해의 재정 지출은 전년 대비 8.1% 정도 증가할 전망이구요.
여기에 더해서, 지난 3월에 인민 은행이 수년간 외환 보유고 운용을 통해서 벌어들인 수익금 약 1조 위안도 보태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가용한 재정 자원을 최대한 끌어 모아서, 세금 환급이나 혹은 기업 지원에 대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
셋째, 투자도 확대합니다.
지난해 4분기에 조기 하달했던 1조 4600억 위안 규모의 특수채 한도는 올해 5월말 안에 모두 발행이 완료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나머지 2조 1900억 위안도 오는 9월말까지 발행이 완료되어야만 하죠.
특수채는 일반적으로 교통이나 에너지 인프라, 혹은 보장성 주택의 건설 등에 주로 투입됩니다.
그 외에도 구형 인프라 수리 및 보수에 대략 8,000억 위안이 투자되기로 했지요.
.
뭐, 여기까지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데요....
.
넷째, 부동산 정책도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이건 좀 뜻 밖의 소식인데요, 지금까지 중국의 아픈 손가락은 주로 부동산에 있었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부실을 차단하기 위해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죠.
실제로 지난 3월 기준으로 100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주택 판매액은 5,11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3%나 감소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압박해왔던 부동산을 풀어주겠다는 겁니다.
.
우선 부동산 가격 상한제를 폐지해서 개발 업체들의 이익을 제고 시키고,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인하해서 부동산에 대한 구매 욕구를 부양하는 등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을 손질하겠다는 것이죠.
매우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중국이 지금 매우 다급한 상황이구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
그럼 두 번째 주제로 가보겠습니다.
대부분 미국과 중국의 금리 역전을 두려워하고 계시는데요, 그 두려움의 근본은 미국의 금리가 급하게 오르는 시기에 국가 부도 위험이 커졌던 경험 때문일 겁니다.
.
이번 주에도 스리랑카가 모라토리엄을 선포했지요?
.
파키스탄 역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고, 지난 10일에는 총리마저 쫓겨났습니다.
.
하지만 이들의 부도나 위기는 미국의 금리인상과는 다른 원인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 때문에 이미 많은 부채를 떠 안았고 그로 인해 취약해진 경제가 우선적인 원인이었죠.
.
중국은 스리랑카에 내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 스리랑카의 항구 반토타항을 99년 임대하는 계약을 얻어냅니다.
홍콩 흉내 내는 거죠.
.
파키스탄 역시, 2013년부터 중국과 벌인 도로, 철도, 송유관을 잇는 일대일로 계획으로부터 비롯됐지요.
.
조금 이야기가 빗나가 버렸는데요, 아무튼 최근 부도가 났거나 부도 위험에 처한 나라들은 일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원인을 제공했을 지는 모르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머징에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시기에 이머징은 자본 이탈로 인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마치 수학공식처럼 잘 알려진 위험이니까요.
.
좀 더 구체적으로...
미국의 국채는 리스크 프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부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원금을 잃어버릴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
반면에 중국 국채는 신용물이죠.
언제든지 원금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더 위험한 중국 국채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 국채는 미국 국채에 비해 이자가 100BP 이상 높았었다는 말씀까지 드렸습니다.
.
만약,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진다면 이머징 국가들은 그보다 높은 금리를 쳐주기 위해서 금리를 따라 올려야만 할 겁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돈들은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가게 되죠.
.
실제로 지금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기간에는 언제나 신흥국 쪽에서 곡소리가 났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외환 위기가 안전 자산의 매력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
하지만, 이번에는 위에서 거론해드렸던 기저질환이 있었던 국가 몇개를 제외한다면, 아직까지는 부도 위험이 커지는 나라가 보이지 않지요?
이유는 연준이 과거와는 달리 시장과 많은 소통을 했고, 이머징 국가들이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미국이 여느 때처럼 충분한 예고 없이 금리를 올렸더라면 아마도 신흥국에서 더 많은 나라들이 이미 IMF와 미팅 중이었을 겁니다.
.
브라질 은행도 이미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우리나라도 작년 8월부터 적시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큰 위기 없이 잘 수습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외국인들은 우리네 증시에서 3월에만 4조 6000억원을 매도했지만 그것은 자본 이탈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중 축소 때문이었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만 하락한 게 아니라 미국의 AMD나 엔비디아도 비슷한 시기에 하락했으니까요.
.
그럼 현실로 와보죠.
약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했었는데요, 그 이후로도 수 많은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10년물 금리를 빠르게 끌어 올렸고, 결국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은 1.6%대에 머문 반면 중국은 2.8%대로 1%포인트 이상 높았던 금리가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
마침, 지난 두 달 동안 전 세계 펀드들은 900억 위안(약 140억 달러)어치의 중국 국채를 팔아치웠고, 지난 3월에만 약 470억 위안 어치의 중국 주식이 순매도 되었지요.
결과만 본다면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이가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자본 이탈이 시작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금리가 역전되면서 나간 자금도 있었을 겁니다.
.
하지만 말입니다.
.
중국의 자본 이탈이 속도와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금리의 역전 가능성 때문 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지난 방송에서 말씀드렸지만, 중국 채권에 대한 매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큰 이유를 제공했거든요.
러시아의 자산이 동결되었기 때문에 러시아는 지불 외환의 준비금 마련을 위해서 중국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간단하게 입증이 가능하죠?
중국에서의 대규모 자본 이탈의 원인이 금리 역전 때문이었다면, 위안화는 초 약세를 보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위안화는 우리네 원화보다 강합니다.
.
그럼 궁금해지죠?
분명 명목 금리가 역전되었는데, 위안화는 어떻게 강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
이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1월 20일 방송에서 <중국 위안화는 왜 강할까?>라는 주제로 잘 설명을 드렸었습니다만 간단하게만 부연해드리죠.
.
미국은 과격한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2021 년 1분기 기준 0% 수준에 머물렀던 10년물 기준 미국 국채의 실질 금리는 연말에 -5%를 하회했었다고 말씀드렸지요?
같은 기간 중국의 실질 금리도 하락하기는 했습니다만, 2021년 1분기에 3%에 달했던 실질 금리가 고작 1%에 불과한 소비자 물가로 인해 고작 0.5% 수준으로 하락하는데 그쳤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
이로 인해서, 두 나라 실질 금리는, 비록 인민 은행이 지난 해 말부터 명목 금리를 인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에 비해 250bp 인상한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된 것이죠.
.
결국, 명목 금리로만으로 본다면 미 중간 금리 차이가 고작 120BP에 불과했었지만, 그 기준을 실질 금리로 바꾼다면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이는 무려 570BP나 차이가 났었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도 위안화는 독보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고 말이죠.
.
지금도 그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명목 금리의 역전이 생겼다지만 실질 금리로 본다면 아직도 중국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이죠.
실질 금리가 월등하게 높은 이유는 중국의 물가가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말을 뒤집으면, 만약 중국의 소비자 물가가 상승한다면,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실질 금리의 격차가 무너지면서 커다란 자본 이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결국 중국의 소비자 물가 동향이 앞으로의 중국 증시의 향방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물가 부분만 따로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
우선 양국간의 물가 차이는 지금 막 좁혀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
이번 주 중국의 물가 지표를 보면 CPI가 1.5% 상승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달과 지지난 달에 1%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이제 서서히 중국의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선행성을 가진 생산자 물가지수가 8.3%나 된다는 점에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달 8.8%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25%나 급등했고, 경유와 LPG가격이 각각 27%나 상승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CPI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중국의 소비자 물가가 미국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이유는, 물론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가격 통제 정책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돼지 고기 가격의 폭락이 더 큰 이유가 됩니다.
실제로 채소류가 17% 올랐고 달걀이 7% 오르는 등 식료품 가격이 모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았던 이유는 돼지고기 가격이 무려 -41.4%나 폭락했기 때문이니까요.
.
중국에서 돼지고기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말씀을 드렸었지요?
손님으로 방문을 했는데 그 집에서 돼지고기를 대접받지 못하면 무시당한 것으로 본다는 말씀을 드렸었느데요, 그런 돼지고기가 왜 무식한 수준으로 폭락했을까요?
.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전 세계 사료의 1/4이 러시아 산이라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조만간 사료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지도자 동무들의 생각 때문에 중국의 축산 농가에서 미리 잡아서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물량은 언젠가는 다시 물량 부족으로 나타나겠지요?
아 물론, 정부가 냉동 돼지로 만들어 보관 중입니다만, 생대구와 냉동대구, 생태와 동태...가격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상승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상승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반면에 미국의 실질 금리는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주 미국의 CPI는 무려 8.5%로 발표되었지요?
그럼에도 미 증시의 낙폭은 크지 않았는데요, 시장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물가지표가 거의 정점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제시한 모델에 따르면 다음 달에는 8.1%까지 하락해서 매 달 조금씩 낮아지다가 연말에는 결국 3%대까지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
미국의 물가는 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오히려 상승 반전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두 나라의 실질 금리차이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
지금까지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자본 이탈이 없었던 이유는 양국간의 물가가 다르기 때문이었다고 했는데요, 양국간의 물가가 적정 수준 이하로 좁혀진다면, 중국에서의 대규모 자본 이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중국의 물가 상승을 주시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정리해보죠.
.
중국은 올해 말 시진핑의 3기 집권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풍족하고 여유 있는 삶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리커창 총리가 지난 한 주 동안 무려 3 차례나 경기 둔화 리스크를 언급했다는 것은 바이러스로 인해 뒤쳐진 경기를 속히 바로 잡아야한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그럼에도 중국 증시에서 걱정거리는 남아 있습니다.
금리의 역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소비자 물가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기에 대규모 자본 이탈은 없었습니다만, 이미 미국의 물가가 정점에 왔고, 중국의 물가는 이제부터 오르기 시작한다면 언제든 대규모 자본 이탈은 개시될 수 있습니다.
.
특히, 돼지고기 가격을 주시하실 필요가 있는데요, 폭락하던 돼지고기가 다시 방향을 바꿔 날기 시작하면 중국의 물가를 자극하고 대규모 자금 이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
하나금융투자 CLUB 1WM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