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기원 (The Origin of the Moon )

< 우리 지구가 유일한가? : http://yellow.kr/blog/?p=3206 >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구의 고등생물인 인간에게 달의 존재는 아주 특별하다. 예를 들면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추어 주고 지구 자전축을 안정화 시켜주는 역활을 달이 해주지 않았다면 고등생물로의 진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주장이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달의 기원에 대해 알아본다.

 

잘 알려져 있는 달의 기원에 대한 가설에는 거대충돌설(Giant impact hypothesis), 분리설(Fission hypothesis), 포획설(Capture hypothesis), 동시 탄생설(Accretion hypothesis) 등이 있으며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거대충돌 가설이다.

 

거대충돌설에도 약점이 있다. 네이처(Nature)의 해설 기사는 거대충돌 가설에 대해 제기되던 대표적인 물음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화성과 대부분 운석들은 그토록 [지구와] 다른데도, 어떻게 각자 생성된 커다란 두 행성 천체의 충돌이 화학적으로 유사한 지구와 달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 <달의 기원> 가설 변화의 한 예

 

 

※ 달의 기원에 대한 여러가지의 가설은 다음의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

• 달의 평균 밀도는 3.34g/cm3으로 지구 전체의 밀도 5.52g/cm3 보다는 작지만 지구 겉부분, 즉 지각과 맨틀 상부의 단단한 부분의 평균 밀도와 비슷하다.

• 달의 암석에는 물과 같은 휘발성 물질이 거의 없다. 달의 모든 암석들은 물이 없는 상태에서 고온의 생성과정을 거쳤다.

• 달과 지구의 암석은 매우 유사한 산소동위원소로 이루어져 있어 기원이 같음을 알려준다.

 


(1) 분리설 (Fission hypothesis)

달의 기원에 관해 최초라고 할만한 상세한 설명이 제시된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었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아들 조지 다윈(George Darwin)은 유명하고 존경받는 천문학자로서 광범위하게 달을 연구하여 1878년 ‘분리설(fission theory)’이라고 알려진 이론을 세웠다. 조지 다윈은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최초의 천문학자일 것이다.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는 속도에 관해 자신이 갖고 있던 지식에서부터 되짚어 연구해 나가면서 다윈은 지구와 달이 한때 같은 덩어리에 속해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 용융 상태의 점성있는 구체가 당시에는 약 5시간 반을 주기로 빠르게 자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다윈은 태양의 조석작용이 그가 말하는 ‘분리’를 초래했다고 추측했다. 본래의 덩어리에서 달 크기의 작은 덩어리가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져 나가 결과적으로 궤도에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이론은 굉장히 논리적으로 보였고 20세기 초까지는 큰 호응을 얻었다. 사실상 분리설은 1920년대까지만 해도 심각한 공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1920년대에 영국 천문학자 해럴드 제프리스(Harold Jeffries)가, 반(半)용융 상태인 지구의 점착성은 운동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다윈의 분리설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자전 속도(진동)는 발생할 수 없음을 밝혔다.

 


(2) 동시 탄생설 (Co-formation hypothesis)

동시 탄생설은 전에 원시 지구를 돌고 있던 많은 미행성이 모여 다른 행성이 생기는 것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지구와 함께 달이 탄생했다는 이론이다. 원시 지구에는 토성같은 고리가 있었는데, 기체와 작은 운석들로 이루어져 있던 고리들이 하나의 큰 덩어리로 응집하여 달이 태어났다고 하는 설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지구-달 시스템의 각운동량이 현재와 같을 수 없고, 초기 달의 마그마 대양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지구에 비해 달의 철분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3) 포획설 (Capture hypothesis)

이 이론은 달이 지구 중력에 붙잡혀 포획되었다는 가설이다. 포획설에 의하면 지구와 달의 화학적 성분이 다르더라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철의 결핍 문제도 쉽게 해결된다. 포획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지구 근처에서 생겨났다면, 질량이 작아서 기체 분자가 도망가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달의 비중이 지구보다 커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증거로 든다. 이러한 사실을 설명 하는데는 포획설이 잘 들어맞게 된다.

포획설이 현재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달과 지구의 암석을 이루고 있는 산소동위원소들은 두 천체가 태양으로부터 같은 거리에서 생성되었음을 확증해 준다. 만약 달이 다른 곳에서 형성되었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또한 달 만큼 큰 천체가 지구 주변 궤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모형을 세우려면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이 따른다. 그렇게 거대한 물체는, 초대형 유조선을 조심스럽게 부두에 댈 때처럼 천천히 지구 궤도에 깔끔하게 들어갈 수가 없다. 지구가 달만한 천체를 포획하려면 지구의 중력으로는 다소 어려우며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달의 운동 에너지를 줄여줄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 천체는 엄청난 속력으로 지구와 정면 충돌할 것이 분명하고, 지구를 스쳐 지나서 계속 날아갈 수도 있다.

 


(4) 거대충돌 가설 (Giant impact hypothesis)

거대충돌설(자이언트 임팩트설)은 45억년전 어떤 외부 천체가 지구와 충돌한 결과 그 파편에서 달이 만들어 졌다는 이론이다.  지구와 충돌했을 가상의 충돌체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테이아(Theia)’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에 화성 크기(혹은 그 이상)의 천체, 즉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했는데 충돌 후 충돌체는 지구로 녹아들었고 일부는 기체나 먼지가 되어 지구 주변으로 흩어져 벼렸다. 당시 테이아의 금속 핵은 지구 중심핵과 합쳐졌으며, 지구의 맨틀 물질과 테이아의 맨틀 물질이 합쳐져 지금의 달을 형성하게 되었는다는 것이다. 충돌 당시 이미 지구의 철성분의 핵이 생성되었고, 지구 맨틀 부분에는 철 성분이 많이 없었다고 한다면, 달의 철성분 결핍은 충돌로 지구 맨틀부분이 달의 구성 성분이 됨으로써 설명된다. 지구보다 작은 밀도 또한 같은 방법으로 설명된다. 또 운석이나 화성, 지구의 산소 동위원소 비율은 각기 다른데, 달의 산소 동위원소 비율은 지구와 같다는 사실은 이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모든 행성들이 지구와 같은 달을 가지지 못했는가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유인 탐사선과 구소련의 무인탐사선이 가져온 월석 표본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월석에는 휘발성 물질이 거의 없고, 코발트, 니켈, 철 등 무거운 원소가 지구의 3분의 1배 정도로 적으며, 알루미늄이나 칼슘과 같은 가벼운 원소가 지구의 3배정도 많다고 분석되었다. 이러한 월석 분석 결과 역시 충돌설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가 된다. 그러나 충돌설 마저도 달의 기원을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가설이다.

 

지난 수년 사이 과거 아폴로 탐사에서 가져온 달의 암석을 정밀하게 분석하자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즉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확률이 희박할 정도로 지구와 달 사이에 너무나 값이 비슷한 데이터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달과 지구에서 암석의 산소 동위원소비가 거의 똑 같다. 그런데 달은 대부분 테이아에서 비롯됐고 지구의 경우 테이아의 비율은 10~15% 정도일 것이다. 결국 데이터와 가설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원시 지구와 테이아의 산소 동위원소비율이 원래부터 거의 같았다고 봐야하는데 개연성이 낮다는 것. 참고로 화성과 지구의 경우 비율 차이가 50배나 된다. 이 밖에도 텅스텐, 크로뮴, 타이타늄 같은 원소의 동위원소비도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나 이 모두를 우연이라고 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 거대충돌설은 달의 기원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1970년대 제안된 충돌설(A)은 화성만한 천체가 초기 지구에 충돌했다는 시나리오로 지구와 달의 동위원소비율이 비슷하다는 데이터를 설명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지난해 새로운 충돌설 두 가지가 나왔는데, 빠르게 회전하는 초기 우주에 작은 천체가 충돌하는 시나리오(B)와 초기 지구와 거의 비슷한 천체가 충돌하는 시나리오(C)가 있다. 그러나 이들 시나리오 역시 부자연스러운 면이 많다고 한다. ⓒ‘사이언스’

 


달의 기원에 대한 변형된 많은 가설이 존재한다.

 

◎ 지구 내부 핵폭발

Our Nuclear Moon

네덜란드 VU대학 행성과학자 빔 반 웨스트레넨(Wim van Westrenen)이 45억 년 지구 내부의 거대한 핵폭발이 일어나 달이 생성됐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영국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웨스트레넨 박사의 주장은 19세기 처음 제기된 분열 이론에 기반을 두고있다. 분열 이론은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지만 어떻게 달이 떨어져 나갔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웨스트레넨 박사는 “45억 년 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보다 무려 400억배에 달하는 지구 내부 코어 폭발이 있었다” 면서 “이 폭발의 여파로 달이 갈라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폭발이 60년이나 이어져 지금의 달이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Boundary conditions for the formation of the Moon

……

우리는 L 값이 매우 높은 시스템을 연구함으로써 고전적인 거대 충격 가설을 개선하려는 최근의 시도는이 연구에서 경계 조건 계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결론 지었다. 대조적으로,이 연구는 달 형성을위한 핵 폭발 모델 (De Meijer et al., 2013)이 경계 조건을 충족하고 원래 추정 된 것보다 약 1 배 적은 에너지를 필요로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점에서 핵폭발 모델은 현재 대부분의 지상 규산염 물질로부터 달의 형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모델이다.

 

 

◎ 지구와 같은 궤도를 공유한 테이아

한 가지 가설로, 테이아는 지구와 같은 궤도를 공유하면서, 지구에서 60도 전후 위치의 라그랑주 점에서 생겨났다는 것이 있다. 원시 행성 테이아가 화성 정도 질량까지 자라나면서 더 이상 라그랑주 점에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지구와 테이아의 각거리는 요동치면서 변하기 시작하였고, 테이아는 지구에 점차 접근하다가 끝내 충돌하게 되었다. 이 충돌 사건은 약 45억 3천 3백만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테이아는 지구에 비스듬한 각도로 부딪혔고, 테이아 본체는 산산조각났으며, 테이아의 맨틀 대부분 및 지구 맨틀 상당량은 우주 공간으로 분출되었다. 테이아의 중심핵은 지구 중심핵으로 가라앉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우주 공간으로 분출되어 지구 주위에 고리를 형성한 물질들은 테이아 질량의 2퍼센트 수준이었으며, 이 중 절반 정도가 100년의 기간에 걸쳐 뭉쳐 현재의 달을 형성했다고 한다. 충돌 이전 지구의 자전 및 황도경사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충돌의 여파로 지구의 자전 주기는 5시간으로 빨라졌으며 지구의 적도는 달의 궤도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기울기가 바뀌었다.

 

– 지구의 L5점에서 테이아가 생겨난 뒤 지구로 끌려 와 부딪히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낸 것. 애니메이션의 재생 단위는 1년으로, 지구는 매년 같은 시각에 같은 자리에 돌아와 있으므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 남극에서 바라본 모습.

 

 

◎ 시네스티아 (Synestia)

http://sarahtstewart.net/origin-earth-and-moon/

최근(2018년) 미국 하버드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공동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달이 지구를 만든 도넛 모양의 ‘시네스티아’(Synestia)에서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데이비스캠퍼스 사라 스튜어트(Sarah T. Stewart) 교수는 “두 천체의 충돌로 일부 기화된 물질이 빠르게 회전을 시작했다”면서 “이후 시네스티아 내부가 식으면서 수축하고 냉각되며 지구가 됐고 주위에 비처럼 내렸던 암석이 뭉쳐져 달이 됐다”고 설명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uRPPaYuu44

 

 

– 칼륨 동위원소의 새로운 단서

원시 지구와 충돌체가 충돌한 직후에 생성된 거대한 멘틀 대기층에서 달이 생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거대 충돌설의 그림. 출처/ 미국 워싱톤대학교. ☞ 로슈 한계(Roche limit) 혹은 로슈 반지름은 위성이 모행성의 중력에 의한 기조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다. 로슈 한계 안쪽에서는 궤도를 도는 물질이 부서져 원반을 형성하며, 한계 바깥쪽의 물질은 한데 뭉치는 경향이 있다. 이 한계는 1848년에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에두아르 로슈(Edouard Roche)가 처음 계산하였다 (용어설명 출처: 위키백과)

 

 

◎ Explosive ejection from the Philippine Sea Plate

http://www.scoop.co.nz/stories/SC0910/S00066.htm

피터 콜먼(Peter Coleman)은 지구의 하층 맨틀이 폭발하여 현재 필리핀 해판(Philippine Sea plate)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분출하여 달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구의 대륙과 대양의 기원도 이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 강희문

http://yellow.kr/blog/?p=4018

그는 35억년전 소행성 파편의 일부인 철운석이 원시지구 내부에서 폭발하였고 그 압력으로 마그마가 분출하여 달이 생성되었다고 주장한다. 판구조론도 이 사건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
–  크리스토퍼 나이트, 앨런 버틀러 /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6.10.23

이처럼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새로운 이론이 출현했는데,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 이론은 현재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학설이다. 이 이론은 ‘충돌설’로 알려져 있다.

이 견해는 1960년대 구소련에서 창안된 이론들, 그중에서도 러시아 과학자 사브로노프V.S.Savronov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미행성체planetesimal라 불리는, 크기가 다른 수백만 개의 소행성들로부터 행성이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었다.

구소련의 견해와는 차이를 두어 하트만은 동료 데이비스D.R.Davis와 함께, 달이 생겨난 것은 두 행성의 충돌 때문인데 하나는 지구이고 다른 하나는 적어도 화성만큼 큰 떠돌이 행성이라고 주장했다. 하트만과 데이비스는 두 행성이 특수한 방식으로 충돌하여 두 천체의 맨틀에서 분출물이 떨어져 나갔다고 가정했다. 이 물질들이 궤도에 들어간 후 최종적으로 한데 모여 달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무엇보다도 이 이론은, 달에서 가져온 월석이 불러일으킨 가장 커다란 수수께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달의 구성 성분이 일부분만 제외하고 지구의 성분과 그토록 유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정밀 분석 결과 월석은 지구의 맨틀을 이루고 있는 암석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달의 질량은 지구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지구는 달에 비해 3.66배 클 뿐이지만 질량은 81배나 된다). 지구 내부에서 발견되는 무거운 성분들 대부분을 달이 함유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했고 충돌설은 그 이유의 해명을 시도했다. 충돌설에 따르면 지구와 떠돌이 행성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되었다. 둘은 최종적으로 하나의 행성을 형성하였지만 이 이론에서는 두 행성이 충돌한 후 서로 떨어졌다가 다시 결합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컴퓨터 모델링 결과, 만약 이처럼 특수한 환경에서 충돌이 일어났다면 파편 물질이 두 천체의 표면 가까이에 있던 맨틀 물질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충돌설은 결국에 가서는 지지를 얻었지만 처음에는 너무 있음직하지 않은 이야기라서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뒤따른 연구들은, 그처럼 믿어지지 않는 시나리오가 실제로 벌어졌던 일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983년 하와이 코나Kona에서 달의 기원에 관한 문제들을 풀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자이언트 임팩트Giant Impact 설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충돌설이 지지를 얻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회의에서였다. 하트만의 견해는 이 회의에 참석한 다른 과학자들의 견해와 함께, 1986년 그의 저서 <달의 기원>에 핵심 내용으로 실리게 되었다.

그 사이 여러 전문가들이 충돌설에 힘을 실어 줄 만한 컴퓨터 모형들을 설계했는데,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모형은 현재 미국 콜로라도 우주연구소Department of Space Studies의 부소장인 로빈 캐넙Robin Canup이 설계한 것이었다. 캐넙은 달의 기원, 구체적으로 말하면 충돌설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초기 연구에서 그녀는, 충돌설에서 말하는 충돌이 달이라기보다는 한 무리의 작은 위성들을 실제로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러다가 1997년에 이르러 마침내 달의 생성으로 이어지는 충돌 모형이 완성되었다.

충돌설은 현재 대부분의 권위자들이 수용하는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는 로빈 캐넙 본인이 인정하는 문제도 있다. 그녀는 이 이론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시인했다. 다른 연구자들이 지적했듯이, 그렇게 강한 충돌이 일어났다면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졌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캐넙이 이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2충돌설Big Whack Ⅱ’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제2충돌설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첫 번째 충돌 이후 수천 년 만에 두 번째로 행성충돌이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행성이 반대 방향에서 날아와, 첫 번째 충돌 때 지구에 부여된 엄청난 회전력을 상쇄시켰다는 것이다.

충돌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경우 풀 수 없는 커다란 문제가 또 하나 있다. 미국 우주비행사들과 구소련 무인탐사선이 달에서 가져온 월석들은,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분석을 거쳤다. 그중에서 소행성 포획설을 무력하게 만든 분석 결과는 충돌설에 있어서도 역시 거대한 걸림돌이 된다. 월석의 산소 동위원소 비율은 지구의 암석이 지니는 산소 동위원소 비율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 사실에는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태양으로부터 같은 거리에서 생성되었다면 달과 지구의 암석들은 동일한 산소 동위원소 비율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와 충돌한 화성 크기의 행성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를 점하고 있었고 지구와 충돌하기 전에도 이미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하고 있었던 셈이 된다.

그다지 합당하게 들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상황은 전혀 있음직하지 않을 뿐더러 또 다른 문제들을 불러일으킨다. (공전궤도면에 대해 23도 기울어진) 현재 지구의 경사도는 대개 자이언트 임팩트의 결과로 간주된다. 그러나 지구와 비슷한 궤도에 있던 화성 크기의 천체가 지구의 자전각을 그렇게 크게 틀어놓을 만한 운동량을 가지고 있었을 수는 없다. 떠돌이 행성은 태양계 멀리에서부터 날아와 극도로 빠르게 이동하던 화성 크기의 행성이었거나, 컴퓨터 모형에서와는 달리 적어도 화성 크기의 세 배 정도 되는 행성이었어야 한다.

NASA 아메스Ames 연구센터의 저명한 과학자 잭 리소어Jack J Lissauer는 1997년 <네이처Nature>지에 게재한 한 논문에서 또 다른 몇 가지 문제점들을 제기했다.

리소어는 이 논문에서 충돌설의 몇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충돌의 여파로 날아간 물질(분출물) 대부분이 다시 지구로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서 암시하는 바는, 충돌로 생겨난 원반에서 달이 자라 났다는 주장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이다. 달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궤도에 더 많은 물질이 자리하고 있었어야 한다.”

리소어는 떠돌이 행성이 기존의 견해에서 제시되던 것보다 훨씬 커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큰 충돌이 만들어낸 엄청난 각운동량이 어떻게 사라질 수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달의 기원은 지금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그 기원에 관한 특정 이론 지지자들이 아무리 제각기 주장을 펼친다 해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달은 분명 지구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구의 모든 물질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보다 달의 구성 물질은 지표의 구성 물질과 매우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지구의 핵을 이루고 있는 철과 같이 무거운 물질 대부분이 달에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그토록 큰 부분이 지표에서 떨어져 나가 수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 공간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관련 그림>

 

– Oxygen isotopic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The oxygen isotopic compositions of rock samples from Earth and the Moon, and from meteorites from Mars and the asteroid Vesta, define parallel lines on this graph of the isotopic-abundance ratio of 17O to 16O (δ17O) against that of 18O to 16O (δ18O); the ratios are shown as deviations in parts per thousand (‰) from a standard value. The various lines probably reflect different starting oxygen reservoirs that existed in the pre-planetary disk around the Sun, with the grey line indicating the ‘terrestrial fractionation line’ (TFL) along which Earth samples fall. The offset in the line for Mars compared with that for Earth is about 0.32‰, whereas the Earth and Moon lines have an offset of only about 0.01‰, essentially indistinguishable on the scale of this figure. Mastrobuono-Battisti et al. present analyses that explain the Earth–Moon isotopic similarity in the context of a giant impact of a planet-sized body with early Earth. (https://www.nature.com/articles/520169a)

 


<참고자료와 관련기사>

 

https://en.wikipedia.org/wiki/Origin_of_the_Moon

https://en.wikipedia.org/wiki/Giant-impact_hypothesis

네이버 지식백과(지구의 일생) : 45억 년 전에 일어난 일

국립과천과학관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650

Chemistry says Moon is proto-Earth’s mantle, relocated

http://creation.kr/SolarSystem/?idx=1294321&bmode=view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3424

2019-09-18  달의 기원, 갈수록 미스터리

2019-04-20  원시 지구와 행성이 충돌, 잔해물이 모여 달이 됐나

2018-03-05  [아하! 우주] 달은 도넛 모양의 지구 속에서 탄생했다

2016-09-13  “매우 강렬한 ‘거대 충돌’ 있었다” -달의 기원 연구

2015-04-14  달의 기원: 다시 힘 얻은 ’45억년 전 거대충돌’ 가설

2015-04-09  “달 형성과정 최대 수수께끼, 유력한 해답 찾았다”

2013-07-08  달은 45억 년 전 지구 내부 핵폭발로 생겨

2012-11-23  ‘달의 기원’ 새 이론 나왔다

2012-10-19  달 생성 이론 뒤집혀…“별 충돌후 지구가…”

2011-05-28  美연구팀 “달에 지구만큼 ‘많은 물’ 있다”

2004-07-21  <과학> NASA, 달에 관한 10대 발견 발표

[설왕설래]달 탐사선

[프리즘]머지않은 달 정복

Birth of the Moon: a runaway nuclear reaction?

http://en.wikipedia.org/wiki/Moon

 

달의 기원 (The Origin of the M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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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달의 기원 (The Origin of the Moon )

  • 2022년 11월 5일 at 8: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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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은 태양계 형성 과정의 일환이다.
    1차 태양계 중심부에서 현재의 초기 태양의 입자들이 모여(이는
    원형의 물통을 회전 시키면 중심부에 모래나 이물질이 모이는 현
    상) 처음엔 무거운 물질을 흡수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세력을 키
    워 나가면서 가까운 물질들을 흡수, 중력이 발생하면서 점차 먼
    곳의 물질들을 흡수하게된다. 이때 부터는 단계적으로 현재의
    태양계로 기준으로 설명하면 수성의 위치에 중력이 미치면서 수성의 중심부에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행성이 만들어진다.
    태양계의 모든 행성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이는 거리
    의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자연 현상이다.
    따라서 태양의 중력이 강하게 미치는 화성 까지는 가벼운 물질들
    이 대부분 태양에 흡수되었고 목성 이후는 대부분 가스 행성인
    것이다. 이와 같이 지구가 만들어질 때 달 역시 지구의 중력이 커
    지면서 같은 방식으로 지구 주변의 물질을 흡수, 지구와 흡사한
    물질들로 이루어진 달로 탄생 한 것이다 .
    하여간 아무리 가설이고 논리라지만 억지로 짜맞추는 건 어이가
    읍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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