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옐로우의 K-Pop : http://yellow.kr/lifeView.jsp?s=yellowKpop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거요
– 정태춘
<북한강에서>는 정태춘 작사 · 작곡으로 1985년 정태춘 · 박은옥 5집 앨범 《북한강에서》에 수록된 노래이다.
<북한강에서>는 그가 예비군 동원훈련장으로 가는 트럭 위에서 썼다고 한다. “당시 송파구 가락아파트에 살았죠. 새벽 댓바람부터 인근 여고 운동장에 모여서 트럭을 타고 북한강가에 있던 예비군훈련장으로 갔어요. 그 넓은 강을 보면서 가사와 악상이 떠올랐죠(경향신문, 2018).”
5집 앨범 발매 당시 정태춘의 소속사 사장은 “앨범 발표 전에 노래 가사를 신춘문예에 응모해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만큼 <북한강에서>는 시에 가까운 가사라는 얘기다.
1985년 발매된 정태춘, 박은옥 5집은 정태춘의 긴 음악 여정의 중간 지점에서 만들어진 음반이다. 1978년 데뷔 앨범을 내고 주목을 받았던 그는 2집과 3집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그 당시 1980년 박은옥과 결혼했지만, 연이은 음반의 상업적 실패로 생활고를 겪는다. 결국 지구레코드와 헐값에 계약을 맺는데, “부부가 4년간 전속에 8백만 원이라는 형편없는 조건(사회와 사상, 1989)”이었다. 이때 만들어진 음반이 <떠나가는 배>가 실린 4집과 바로 <북한강에서>가 실린 바로 이 5집 음반이었다.
5집에는 1집과 2집에 실렸던 <서해에서> <여드레 팔십리(목포의 노래)> <사망부가>를 포함하여 총 10곡이 수록되었다. 이 음반이 음악 여정의 중간 지점에서 나왔다고 하는 이유는 고향의 풍경과 사춘기적 방황이 담긴 1집, 2집의 정서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향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 권오경(백제예술대 교수) : 원문보기
1978년 데뷔곡 《시인의 마을》이 한국공연윤리위원회 심의 끝에 상당 부분 개작되어 데뷔 음반에 수록된 것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가요 사전심의 제도에 대한 반대 운동을 시작하였다. 1990년 《아, 대한민국》, 1993년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 비합법 음반을 내면서 사전심의 폐지운동을 전개하여 1996년 헌법재판소의 ‘가요 사전심의 위헌 결정’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으며, 이 해 부부가 함께 민족예술상을 수상하였다.
– 정태춘 /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정태춘·박은옥 5집 《북한강에서》 (1985년/지구레코드)
※ 가사는 다음과 같다.
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 빈 거릴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짙은 안개 속으로 새벽 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윈 내 손을 담그고
산과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릴 들으려 했오
강물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맘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치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우리 이젠 새벽 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오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관련자료 및 참고자료>
위키백과 : 정태춘
2019-07-11 : 사운드네트워크 – 권오경(백제예술대 교수)
2019-05-17 : [신준봉 문화전문기자의 ‘책과 사람’] 활동 40주년 맞아 시집 두 권 낸 가수 정태춘
2019-03-20 : 정태춘 “차별과 야만의 시대, 노래는 접고 붓글로”
2018-09-16 : [노래의 탄생]정태춘, 북한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