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들은 데메테르(Demeter)를 이집트 신인 이시스(Isis)와 같다고 보았다.
*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 – 신들의 비교 : http://yellow.kr/blog/?p=1262
이시스 신앙의 기원은 확실치 않으나 이집트 제5왕조의 기록에 최초로 언급이 되어 있고, 그 보다 훨씬 이전인 선왕조 시대(기원전 31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다. 이후 이시스는 수천 년이나 살아남아 그리스와 로마를 비롯해 다른 문명으로 전파된 종교 의식의 구심점이 되었다(이시스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을 것이다). 대모신(大母神)이자 헌신적인 아내, 마법의 강력한 원천으로 알려진 이시스 숭배는 그리스도교 시대까지 계속 이어졌다.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Theodosius I)가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정한 다음, 378년에 이시스 숭배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이시스 신전들은 파괴되거나 교회로 개조되었다.
프레이저에 의하면, 이집트에서 이시스는 곡물의 여신이었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시스 숭배 의식 때 그녀의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열을 지어 곡식 다발을 날랐다. 이후 그리스에 유입되면서 곡물의 여신인 데메테르와 동일시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 뱃사공들한테는 ‘바다의 여신’으로 숭배되기도 하였다. 이시스의 숭배가 점점 발달하면서 여기에 도덕적 청순함과 신비스러운 태곳적 신성성을 가진 정숙한 아내, 다정다감한 어머니, 자애로운 자연의 여왕이라는 이미지들이 첨가되었다.
※ 이시스 – 이집트 신화 : http://yellow.kr/blog/?p=1534
– 이시스는 일반적으로 왕좌(王座)를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나 날개를 가진 모습, 하토르 여신과 같은 소의 뿔 사이에 태양 원판을 놓은 관(冠)을 쓴 것등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고대 로마의 소설가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Lucius Apuleius, 125 ~ 180)의 『황금 당나귀』의 절정에서 이시스는 주인공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장 이른 시기의 종족인 프리기아인은 나를 모든 신들의 어머니인 페시눈티아라고 부른다. 자신의 토양에서 솟아난 아테네인은 나를 케크롭스의 미네르바라고 부르고, 바다에서 솟아난 키프로스인은 나를 파포스의 비너스라고 부르며, 궁수인 크레타인은 디아나 또는 딕티나, 그리고 세 가지 언어를 말하는 시실리인은 프로세르피네라고 부른다. 엘레우시스인에게 나는 고대의 여신 케레스이고, 다른 자들에게는 유노, 또 다른 자들에게는 벨로나, 헤카테, 그리고 람누시아이다. 그러나 매일 태어나는 태양신의 첫 햇살을 받는 에티오피아인은, 본래의 교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탁월한 아프리카인 및 이집트인과 더불어, 나의 독특한 의식을 통해 내게 영광을 돌리며 여왕 이시스라는 나의 진정한 이름을 내게 부여한다.
즉, 이시스는 그리스의 데메테르 뿐만 아니라 하토로(이집트), 소티스(이집트), 이난나(수메르), 헤라(그리스), 아테나(그리스), 키벨레(프리기아), 셀레네(그리스), 아프로디테(시리아), 성모 마리아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데메테르(Demeter)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곡물 또는 대지(大地)의 여신이다.
데메테르라는 이름의 유래는 수수께끼이다. ‘보리’에서 유래되었다는 이론, ‘땅’ 또는 ‘넓은 계곡’을 의미한다는 이론, ‘earth’를 의미한다는 이론 등, 따라서 어원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 엘레우시스 신비 의식의 속성인 뱀, 곡물, 양귀비를 가진 데메테르
데메테르는 딸 페르세포네와 함께 엘레우시스 및 그리스의 각지에서 ‘두 여신’이라는 이름으로 숭배되었다. 데메테르는 곡물의 이삭을 관(冠)으로 쓰고, 손에는 홀장(笏杖)이나 보리이삭을 든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로마에서는 케레스(Ceres)가 곡물의 여신으로 데메테르와 동일시되었다.
데메테르는 또한 외부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철저하게 비밀을 보호하는 풍요 기원 의식인 테스모포리아(Thesmophoria) 축제에서 숭배된다. 그녀는 종종 전차를 타거나 왕좌에 앉아 있는 품위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시스와 데메테르와 관련된 신화를 먼저 보고,
* 이시스와 오시리스 신화 : http://yellow.kr/blog/?p=1218
*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 : http://yellow.kr/blog/?p=1704
헤로도토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헤로도토스 역사
– 헤로도토스 / 박현태 역 / 동서문화사 / 2008.07.01
이집트인은 국민적 대축제를 1년에 한 번 여는 것이 아니라 빈번하게 개최하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대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르테미스를 위하여 부바스티스라고 하는 도시에 모여서 하는 축제이고, 그 다음으로는 부시리스라는 도시에서의 이시스 축제이다. 이 도시에는 이시스의 장대한 신전이 있고, 도시 그 자체가 이집트의 델타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시스는 그리스로 말하자면 데메테르에 해당한다.
……
켐미스가 떠 있는 섬이라고 하는 데에 관련해서 이집트인이 말하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그것에 따르면 이 섬은 애초에는 떠 있지 않았으나, 이집트 최고(最古)의 신인 8신의 한 사람으로 자기의 신탁소가 있는 부토에 살고 있던 레토가 이시스로부터 아폴론을 맡았는데, 예의 티폰이 오시리스의 아들(아폴론)을 찾으려고 세계를 샅샅이 뒤지면서 이 땅에 왔을 때 이 섬에 아폴론을 숨겨서 구했다고 한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디오니소스(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로, 레토는 두 아이의 유모이자 그들을 구한 사람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폴론은 이집트어로 말하자면 오로스(호로스), 데메테르는 이시스, 아르테미스는 부바스티스이다. 에우포리온의 아들 아시스키로스가 아르테미스를 데메테르의 딸로 삼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의 시인으로는 그 예가 없던 일로, 지금 말한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아폴로도로스 신화집
– 아폴로도로스 / 강대진 역 / 민음사 / 2005.12.25
…… 마침내 아이귑토스(이집트)에 당도하였다. 거기서 옛 모습을 다시 찾아 네일로스 강(나일 강)가에서 아들인 에파포스를 낳는다. 그러자 헤라가 쿠레테스들에게 그를 눈에 띄지 않도록 하라고 명하고, 그들은 그를 사라지게 만든다. 제우스는 그것을 알고 쿠레테스들을 죽인다. 그리고 이오로 하여금 아들을 찾아 나서게 했다. 그녀는 온 쉬리아(시리아)를 떠돌아다녔고 (왜냐하면 뷔블로스 인들의 왕의 <아내>가 그 아들을 돌보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에파포스를 찾아내어, 아이귑토스로 와서는 그 때 아이귑토스 인들을 다스리던 텔레고노스와 결혼하였다. 그녀는 데메테르의 상을 세웠는데, 아이귑토스 사람들은 그것을 이시스라 불렀으며, 이오 역시 이시스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블랙 아테나
– 마틴 버낼 / 오흥식 역 / 소나무 / 2006.01.10
『이시스와 오시리스』에서 플루타르코스는 세 번에 걸쳐 디오니소스와 오시리스가 같다고 했다. 이시스와 데메테르가 같음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둘 또한 같다고 여겼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이시스가 비블로스에서 겪은 어려움에 관한 그의 묘사와 데메테르가 엘레우시스에서 겪은 어려움에 관한 호메로스의 묘사(『데메테르 송가』) 사이에는 상당수의 세부적인 유사점이 존재한다.
……
나는 고대인이 믿었던 바와 같이, 『데메테르 송가』와 분명히 연결되어 있는 엘레우시스 신비 의식이 필시 이집트에서 기원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기원전 9세기에 이르러, 즉 『데메테르 송가』의 전통적인 추정 연대 이전에 엘레우시스에서 이시스가 데메테르와 동일시되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 어쨌든 플루타르코스가 이시스와 데메테르를 동일한 신의 현현으로 보았다는 점을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다. 대체로 볼 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 철학의 상당 부분이 이집트에서 도입되었으며 이집트 종교와 그리스 종교가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는 믿음을 플루타르코스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아가 그는 이집트 종교가 보다 순수하고 보다 오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금가지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 박규태 역 / 을유문화사 / 2005.06.01
그리스인은 이시스를 곡물의 여신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녀를 데메테르와 동일시했다. 그리스의 어떤 풍자시에는 이시스가 ‘땅의 열매를 낳게 한 분’ 혹은 ‘이삭의 어머니’라고 묘사되어 나온다. 또한 이시스 찬가에는 ‘보리밭의 여왕’이나 ‘풍성하게 익은 보리밭의 감독자’라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그리스나 로마의 예술가들은 그녀를 머리나 손에 곡물 이삭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
식물의 쇠퇴와 소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비극적 신화와 의례를 가진 그리스 신은 비단 디오니소스만이 아니었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도 그런 신이었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의 신화에서는 식물의 쇠퇴와 소생을 반영하는 오래된 비극적 이야기들이 상이한 형식과 방식으로 새롭게 응용되어 나타나고 있다. 내용면에서 이 여신들의 신화는 시리아의 아프로디테(아스타르테)와 아도니스, 프리지아의 키벨레와 아티스, 이집트의 이시스와 오시리스와 대동소이하다.
세계의 모든 신화
– 케네스 C. 데이비스 / 이충호 역 / 푸른숲 / 2008.11.20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신비한 이시스는 이집트 만신전에서 가장 중요한 여신이 되었다(어머니신이자 치유자이며 마법과 성적 능력에 대한 심오한 지식을 가진 막강한 여신으로서). 한 전설에 따르면, 이시스는 늙은 레를 속여 그의 비밀 이름들을 털어놓게 했다. 이시스는 마법으로 만든 뱀에게 레를 물게 한 다음, 그 이름들을 모두 말하게 하고 나서야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이집트어로 이시스라는 이름은 ‘왕좌’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으며, 이집트 미술에서 이시스를 왕좌로 묘사할 때가 종종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시스는 데메테르(대지의 여신 또는 곡물의 여신)와 동일시되며, 로마 제국 시대에 들어서는 더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로마 제국 방방곡곡에 이시스를 숭배하는 신전이 세워졌는데, 심지어 오늘날의 런던 거리 밑에서도 하나가 발견되었다. 이집트 미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인, 어린 호루스에게 젖을 먹이는 이시스의 이미지는 훗날 초기 그리스도교도가 성모 마리아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다. 성모 마리아가 입고 있는 전통적인 파란색 드레스와 스텔라 마리스(Stella Maris, ‘바다의 별’이란 뜻)라는 칭호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언급, 그리고 마리아와 연관된 초승달 상징은 모두 로마 시대의 이집트 숭배 의식에서 차용한 것이다.
축제의 문화사
– 윤선자 / 한길사 / 2008.04.15
이처럼 이시스 숭배는 그것의 진원지인 이집트보다는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와 이후 로마에서 더욱 성행하였다. 당시 이시스는 제설혼합주의의 영향을 받아 데메테르나 미네르바(Minerva) · 빅토리아(Victoria) · 포르투나(Fortuna)와 동일시되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고대 저술가들은 이시스 숭배와 데메테르 숭배, 더 나아가 디오니소스 숭배까지도 본질적으로 동일한 유형으로 파악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시스 숭배는 유럽 카니발에 영향을 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와 로마의 2월 축제 등에 섞이게 되었다.
고대신화와 신비주의의 세계
– 이준섭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6.03.20
위에서 지적했듯이, 그리스인은 이시스를 곡물의 여신, 즉 데메테르와 동일시했다. 이시스가 남편을 잃은 것처럼, 데메테르 여신은 딸 페르세포네가 지옥의 신 하데스에 의해 유괴되는 변을 당한다.
이시스 여신은 이집트 이후의 문명에서도 계속 살아남아 전 우주적 여신으로 확대되었다. 그리스가 헤게모니를 갖고 있던 시대에 이시스 신화는 이중의 변화를 겪는다. 이시스 신화는 그리스 신화화 됨과 동시에 로마 제국에서는 여신에 대한 숭배가 거의 유일신화唯一神化 된다.
……
그리스로 이주한 이시스는 엘레우시스Eleusis 신전에 포함되었고, 데메테르 여신처럼 신비적 숭배의 대상이 된다.
국수와 빵의 문화사
– 오카다 데쓰 / 이윤정 역 / 뿌리와이파리 / 2006.11.27
신화 세계에서 곡물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여성은 농경사회에서 곡물을 지키는 중심적인 역활을 맡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를 살펴보면, 여신이 등장해 밀을 비롯한 오곡을 만들어낸다. 그리스 신화의 곡물 여신인 데메테르는 농업을 관장하는 대지의 신이다.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명부(冥府)의 왕 하데스가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자, 대지가 황폐해지고 곡물이 메말랐다. 제우스 신이 중재에 나서 딸을 되찾으면서 대지는 다시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데de’는 대지와 곡물, ‘메테르meter’는 어머니인 모성을 상징한다. 이 여신은 밀 이삭 다발과 낫을 든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집트 신화의 이시스는 풍요와 다산을 베푸는 곡물 여신으로, 머리에 밀을 이고 있다. 밀을 발견한 여신으로 일컬어진다.
로마 신화의 케레스(Ceres)는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에 해당한다. 오곡의 여신으로서 밀과 개양귀비로 만든 화관을 쓰고 있다. 곡물을 뜻하는 영어의 시리얼(cereal)이란 말은 케레스에서 유래한다.
세계 신화 사전
– 낸시 헤더웨이 / 신현승 역 / 세종서적 / 2004.04.20
데메테르의 보살핌을 받으며 데모폰 또는 트리톨메무스라는 이름의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데메테르는 집안 사람들 몰래 아이에게 불로불사의 영양을 먹였고 매일 밤 아이를 불 속에 단련시켰다. 이집트 여신 이시스가 보모로 일하면서 아이에게 불멸과 영원한 젊음을 주었던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불행하게도 메타네이라는 데메테르가 아이를 불에 굽는 모습을 보고 경악하여 비명을 질렀다. 그 바람에 데메테르는 아이를 떨어뜨렸다. 변신이 탄로난 데메테르는 집안 전체를 비추는 한 줄기 빛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냈다. 데메테르는 아이가 이제 불사의 몸을 가질 수 없지만 여신의 품에서 잠잤기 때문에 명예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사람들에게 엘레우시스에 자신을 기념하는 신전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이것이 고대 그리스의 큰 종교 중 하나인 엘레우시스 비교(Mystery)의 시작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임호경,이세욱 역 / 열린책들 / 2011.03.03
< 신비 의식 >
고대의 많은 종교에는 입문자들에게 심오한 교의를 전수하기 위한 비밀 의식이 있었다. 그리스어로는 그것을 ‘미스테리아(신비 의식)’라고 부른다.
일찍이 기원전 18세기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엘레우시스의 미스테리아는 서양의 신비 의식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잘 알려진 것이다. 이 의식은 여러 과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바닷물에 들어가 몸을 씻는 목욕재계, 3일 동안의 금식, 기도, 성스러운 잔으로 보리차를 마시는 의식, 죽은 사람들이 지옥으로 내려가는 상황의 재연, 구원과 부활에 관한 깨달음의 전수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디오니소스 신을 숭배하는 오르페우스 밀교의 신비 의식은 다음과 같은 7단계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첫째, 자각. 둘째, 결단. 셋째, 음복飮福. 넷째, 성적으로 하나 되기. 다섯째, 시련. 여섯째, 디오니소스와 하나 되기. 마지막으로 춤을 통한 해방.
그런가 하면, 이집트에서 거행되던 이시스 신비 의식은 4원소와 연관된 네 가지 시련을 포함하고 있었다. 먼저 흙의 시련이라는 단계에서, 교의를 전수받으려는 입문자는 기름 램프에 의지해서 혼자 깜깜한 미로 속을 나아가야 했다. 이 미로는 깊은 구렁으로 이어져 있었고, 입문자는 사다리를 타고 거기로 내려가야 했다. 불의 시련이란 빨갛게 달군 쇳덩이들을 넘어가는 의식이었다. 쇳덩어리들은 한 발로 겨우 디딜 수 있는 자리만 남겨 놓고 마름모꼴로 배치되어 있었다. 물의 시련은 램프를 든 채로 나일 강을 건너는 것이었다. 공기의 시련은 도개교 위에서 거행되는 의식이었다. 입문자는 다리가 열리는 순간 허공으로 몸을 날려 심연으로 추락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고 나면 교의 전수자는 입문자의 눈을 가리고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런 다음 눈가리개를 풀어 주고 입문자를 두 개의 각기둥 사이에 세워 두었다. 입문자는 거기에서 자연학과 의술과 해부학과 상징체계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서양사론 제83호 – 엘레우시스 미스테리아 : 데메테르 · 이시스 · 이난나의 비교
– 최혜영 / 학술논문 / 한국서양사학회 / 2004.12
이 글은 데메테르 여신과 특히 이시스 숭배 사이의 의례 및 유사성에 주목하면서 그 기원과 성격을 논하였다. 이시스 여신과 데메테르 여신의 관련성은 명백하다고 보여 진다. 이는 문헌 자료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양상이나 언어학적으로나 고고학적으로도 뒷받침된다고 하겠다. 이집트의 이시스 여신 숭배는 그리스 농경의 풍요의식과 연결되어 엘레우시스 의식으로 ‘그리스적’으로 발달하였다. 그 경로는 페니키아, 크레타, 트라키아, 테살리아 지방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알렉산더로스 대왕 이후에는 그리스의 엘레우시스 의식이 알렉산드리아 등으로 유포되는 등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동시에 양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차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차이점은 바로 사회의 문화 및 사고방식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데메테르가 이시스와 달리 갖는 그리스적인 특징은 데메테르가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관련을 갖는다는 것이다. 오시리스와 디오니소스는 고대 여러 문서에 동일시되기도 하지만, 지하 세계의 왕으로서의 오시리스와 정열적 술의 신으로서의 디오니소스는 각각 이집트적이며, 그리스적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엘레우시스 제식의 주인공인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는 계절과 연관이 있다. 일년에 한번씩 지하세계로부터 우리 삶의 현장으로 돌아오는 페르세포네는 자연(혹은 곡물)이 의인화한 것이라고도 하겠다. 그런데 이시스와 오시리스는 각각 삶과 죽음, 현세와 내세의 영역을 맡고있다. 데메테르와 짝을 이루는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로 돌아가는 사실은 계절의 변화를 뜻하지만, 이시스가 짝하는 오시리스는 죽음의 세계를 뜻한다.
이들 신화와 공통된 신화소를 가지지만 상당히 다른 의미로 각색되는 것이 수메르의 다산 · 풍요 · 사랑의 이난나 여신이다. 이난나는 천상과 지하의 권력을 모두 가지려고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이난나는 자기 남편 두무지로 하여금 자기 대신 벌을 받게 하여 지하세계로 보낸다. 두무지는 반년씩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살게 된다. 이 두무지는 그리스의 페르세포네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난나 여신의 신화에서 지하 세계는 영원한 죽음의 저승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하여 삶의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그리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난나의 죽음이 양들의 도살을 의미하는 목축 사회를 배경으로 나타난 것이라면, 지하세계의 페르세포네는 씨앗의 저장이라는 농경사회의 모습을 드러내준다고 하겠다.
두산백과 : 이시스(Isis)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35040&cid=40942&categoryId=31541
이시스에 대한 신앙은 이집트 지역 밖으로까지 퍼져, 이시스교(敎)로서 소 교단을 형성하고 독특한 비의(秘儀)를 갖기에 이르렀다. 또한 그리스 사람들은 그녀를 데메테르, 헤라, 셀레네, 그 밖에 아프로디테와도 동일시하였다. 흔히 그 이름의 표의문자인 옥좌(玉座)를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소의 뿔 사이에 원판(圓板)을 놓은 관(冠)을 쓴 것도 있다.
<관련 그림>
– Seti I 무덤의 벽화 / BC 1360
– 로마시대의 이시스 / 2세기
–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 기원전 450~425년
– 데메테르와 플루토스(Ploutos) / 기원전 350~340년
– Statuette of Venus-Isis-Demeter / 알렉산드리아 고대 박물관 / 기원전 31 ~ 395
– http://antiquities.bibalex.org/Collection/Detail.aspx?lang=en&a=261
– Isis-Sothis-Demeter / 바티칸 박물관 / 131 ~ 138년 (로마 하드리아누스 시대)
– http://mv.vatican.va/3_EN/pages/x-Schede/MEZs/MEZs_Sala03_01_11_010.html
– ISIS-MINERVA-FORTUNA / 로마시대, 2세기
– http://www.vroma.org/images/mcmanus_images/gods_isis_minerva_fortuna.htm
– The Goddess Isis by Athanasius Kircher, from Oedipus Aegyptiacus / 1652-1654년 발행
– 머리에 곡물 이삭을 장식한 이시스
※ 기타 등등
– http://www.iub.edu/~iuam/online_modules/egypt/07.html
– http://lotuspharia.freeyellow.com/thecircleofisis/id78.html
– http://antiquities.bibalex.org/Collection/Detail.aspx?a=1157&lang=en
– http://art.thewalters.org/detail/6611/isis-fortuna/
– http://www.temehu.com/Cities_sites/museum-of-cyrene.htm
<참고자료 및 관련자료>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 데메테르
네이버 백과사전 : http://100.naver.com/100.nhn?docid=115593
네이버 지식백과 : 이시스의 방랑과 뷔블로스 이야기
http://en.wikipedia.org/wiki/Isis
http://en.wikipedia.org/wiki/Demeter
https://en.wikipedia.org/wiki/Mysteries_of_Isis
http://www.theoi.com/Olympios/Demet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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