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재무부의 채권 발행 이슈 (2023-06-08)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3-06-10 12:04
조회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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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의 채권 발행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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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두 가지의 논제를 분석해볼 생각입니다.
첫째는 지난 주에 발표되었던 고용 지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전체 고용 인원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도, 실업률은 오히려 크게 올랐습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 지, 그리고 실업률의 상승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또한 실업률이 계속 오르게 된다면 주가에는 향후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에 대해 분석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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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된 내용인데요, 다행이 X-DATE를 딱 이틀 남겨둔 싯점에서 드라마틱하게 위험은 제거되었습니다만, 이제부터 재무부의 채권 발행이 집중되면서 시장이 유동성 경색에 빠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법 많습니다.
심지어 씨티 그룹에서는 옅은 유동성 경색으로 인해서 향후 2달 동안 S&P 500지수가 약 5.4%정도의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제 생각을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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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번째 주제부터 풀어보죠.
5 월 미국 고용 지표는 놀라움과 더불어 우리를 걱정스럽게 했는데요, 전월 대비 신규 고용은 무려 33만 9000명이나 되었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이었고 지난 3월과 4월의 고용도 9만명 이상 상향 수정되었기 때문에 수치만 가지고 본다면 일 자리가 매우 크게 증가했고 직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고용될 수 있는 시장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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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면에 실업률은 무려 0.3%p나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확 들어오죠?
그 비밀부터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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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의 산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구직 포기자는 제외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에 한해서만 실업자 통계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죠.
아무리 노동 적령기에 있는 청년이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구직 포기자로 분류되고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 빠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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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국은 실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었잖요?
그건 코로나19로 인한 조기 퇴직자들이 많았었고,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2020년 3월 트럼프 행정부 때 도입되었던, <불법 입국 망명 신청자 즉각 추방 정책>, 즉 42호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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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정책은 육로로 국경을 넘어온 불법 입국자를 적발 즉시 추방하고, 망명할 기회 조차 주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밀집도가 높은 국경 수용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정책을 밀어붙였는데요....
42호 정책 시행 기간인 2020년 3월 이후, 최근까지 불법 입국으로 적발되어 멕시코로 쫓겨난 이민자는 무려 280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웨이터나 간호사 등 저임금 노동을 희망하는 사람들이었죠.
저렴한 노동자들의 공급이 막혀버린 미국은 일하고 싶은 사람에 비해서 일자리가 월등하게 많은 고약한 불균형이 지속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실업률 하락의 단초가 되었었습니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임금 수준도 계속해서 상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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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정책은 지난 5월 초에 공식적으로 폐기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를 기회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이민자들이 멕시코 접경 지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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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마타모로스, 시우다드후아레스, 티후아나, 레이노사, 누에보라레도 등 접경 도시에는 미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가 인산인해를 만들 정도였고, 미국은 불법 입국자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 남부 국경 지역에만 2만 4천명의 법 집행 인력과 함께 1만 1천명의 국경순찰대 코디네이터를 새로 배치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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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더글러스 니콜스> 애리조나 유마시 시장(공화당)은 국경 지역의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대응할 자원이 필요하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촉구했을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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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 진중~~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조금 전에 저는 구직 포기자들은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고 순수하게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실업률 또한 상승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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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멕시코 등으로부터 미국의 국경을 넘는 사람들은 백수가 목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먹고 살기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대다수죠.
말 그대로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자 월경을 결심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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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주에 발표된 고용 동향에서 구직자 구성을 보면 연령별로는 55세 이상과 16~24세 등 핵심 연령층 이외 계층을 중심으로 구직자가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주로 월경하는 사람들은 30~40대가 많거든요.
이들 대다수가 적극적 구직자에 속하기 때문에, 유입 속도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실업률은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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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밀 듯이 밀려오는 이민자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미국은 42호 정책이 폐지되지마자, 다시 '8호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8호 정책은, 미국으로 망명하기 위해서 하루 최대 1천명으로 제한된 온라인 입국 신청과 후원자 확보 등 신원 확인 절차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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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외적으로 중남미 국가 중에서 쿠바, 아이티,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처럼 극도로 혼란한 정치 경제 상황에 빠진 나라들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 달에 최대 3만명의 입국 요청을 받아 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미국 내 재정적 후원자 등에 대한 서류가 요구되지만, 서류 심사는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한 달에 3만 명 의 공식적인 구직자들이 매달 새롭게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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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고용 동향에 대한 모든 비밀이 간단하게 풀려버렸지요?
고용에서 숫자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은 결국 남쪽 국경의 개방과 연관이 있을 겁니다.
공식적으로만 최소 3만 명 이상의 적극적 구직자가 생기고 있는 것이고, 비공식적인 루트로 유입되는 노동자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비 농업 부문 일자리 수가 전월에 비해 무려 33만 9000명이나 증가하면서 예상치 크게 상회했던 것은 이들의 유입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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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의료서비스에서만 7만 5000명, 레저/관광 부문에서 4만 8000명 등이 증가했는데요, 이번에도 저임금의 서비스업이 고용 시장의 강세를 주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 건설업에서 2만 5000명, 운수 창고 부문에서 2만 4000명이 증가했습니다.
건설업에서 증가했다는 것은 신규 주택의 증가와 더불어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운수 창고 부문의 증가는, 그동안 트럭 운전사가 부족해서 공급망 충격까지 오게했었는데요, 트럭 운전에 대한 취업 인원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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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고용 동향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구요, 전년동기대비로는 4.3% 상승했습니다.
멕시코로부터 저렴한 노동력이 재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임금 상승세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실제로 5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교육과 의료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둔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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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고용지표들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6월 1일 발표된 미국 5월 ADP 고용 동향에서도 신규 고용이 27만 8000명이나 증가했었지요?
시장 예상치가 17만명 증가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용 숫자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기록도 레저와 접객 부분에서만 무려 20만 8000명이나 증가했었고 건설 부문에서 6만 4000명이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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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실업률은 빠르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앞서 거론해드렸듯이, 42호 정책이 폐지되었지만 다시 8호 정책이 시행되면서 공식적인 유입 속도를 월간 3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입국하려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업률이 언제든지 급등할 가능성을 열어두셔야 하겠습니다
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은, 적극적 구직자들이 많아지는 반면에, 일 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취업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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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실업률의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 NBER에서 경기 침체를 선언할 수도 있겠습니다.
NBER가 물론 어떤 근거로 경기 침체를 선언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적은 없었습니다만, 결국 경기 침체는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업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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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실업률이 3개월 이동 평균으로 0.5%P이상 오르게 된다면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를 강하게 예상하게 될 겁니다.
NBER에서 경기 침체를 선언하든 하지 않든, 시장에서는 선언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살짝 조정을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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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쩔까요?
지금이라도 매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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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국경 통제는 원만하게 잘 유지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통제에 실패하고,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조정이야 물론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 때는 오히려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고 인플레이션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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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설명드리죠.
인플레이션의 시대에는 모두 물가를 두려워합니다.
물가가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높이기 때문이죠.
물론 어느 정도 물가가 통제된 이후에나 가능하겠습니다만, 연준은 실업률이 상승하게 될 경우, 금리를 낮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실업률이 오르면 주가는 의당 조정을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서는 실업률의 상승이 매우 가파르지만 않다면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왔습니다.
게다가 노동 시장은 저가 노동력 위주로 공급되면서 전체 임금 상승률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물가에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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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하자면...
미국의 남쪽 국경이 개방되면서 비 농업 부문의 일자리 수는 당분간 계속 완만한 증가를 예상합니다.
물론, 덩달아서 실업률도 함께 상승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유입되는 인구의 속도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실업률이 급하게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한 주가 조정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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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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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한도 적용 유예 법안이 5월 31일 하원을 통과했고 이후 6월 3일 대통령 서명까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거론해드렸듯이 시장에서는 국방 예산이나 IRA 관련 예산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드렸었는데요, IRA 세부 지침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 다소 상향 조정된 부분을 제외한다면 따로 예산 감축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다소 조정을 받던 2차 전지나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조금씩 평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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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는 주장이 월가에서 새롭게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채무 한도 연장이 극적으로 타결되었지만, 타결된 이후가 더 걱정스럽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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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가 텅 빈 금고를 다시 채우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시중에 있는 현금은 재무부의 TGA로 들어가면서 시장 유동성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은행의 지준이 마르게 되면 대출 태도가 위축되고, 결국 유동성 경색이 올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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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 정부는 만기가 4주에서 52주 짜리 단기 국채를 지금부터 빠른 속도로 발행하게 될 겁니다.
협상 직전에 재무부의 현금 잔액은 500억 달러 언더까지 추락했었거든요.
재무부의 평균적인 현금 잔고가 6,700억 달러 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채 발행은 당연히 단기간에 걸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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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늘어나냐구요?
이와 관련해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글로벌(BofA Global)의 보고서를 참조할 수 있는데요, 대략 올해 말까지 약 1조 4000억 달러의 단기채가 새롭게 발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중에서 대략 1조 달러 상당의 채권은 8월 말이 되기 전에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팬데믹 전의 3개월 평균 공급량과 비교했을 때 대략 5배 정도나 되는 물량이 8월까지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이라고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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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정입니다.
실제로 과거 채무 한도가 타결된 직후에 대략 2000억 달러 정도의 은행 지준이 축소된 적이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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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채무 한도가 타결이 되었음에도 단기 금리가 잘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 자주 지적되고 있습니다.
금리의 구성 요소는 성장률과 위험 프리미엄, 그리고 기대인플레가 반영되는데요, 이 중에서 위험 프리미엄이 강화되어 금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죠.
그러니까, 시장의 걱정거리, 즉 유동성 경색 문제가 미 국채 금리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단기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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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일반 회사채보다 미 국채가 더 하락하는 기 현상을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을 겁니다.
실제로 미국의 어지간한 빅테크들 중에서 AAA등급을 받고 있는 회사들은 미국의 국채 금리보다 더 낮게 형성되어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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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는 이론적으로 리스크 프리입니다.
결코 부도가 날 수 없다는 말인데요, 하물며 부도 가능성이 있는 신용물에 비해서도 금리가 높다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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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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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 재무성 채권이 신용물에 비해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이유부터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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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준이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는 바람에 MMF금리는 5%에 육박했었습니다.
문제는 새롭게 발행되는 국채의 금리가 이보다는 최소 10~20bp는 높아야 팔리지 않겠습니까?
MMF 운용사가 손해보면서까지 장사를 할 이유는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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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 때문이었습니다.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 단기 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왔잖아요?
하지만 장기물은 침체를 걱정하면서 따라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장단기 금리 역전 상태가 매우 오랜 시간 지속 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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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물은 주로 대기업들의 조달 금리입니다.
하지만 단기물에는 주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치가 반영되어 있죠.
당연히 대기업들의 조달 금리가 더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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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재무부의 채권 발행은 현금을 쟁여두기 위함이 아니고, 현금을 사용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재무부가 채권을 집중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맞습니다.
만약 재무부가 현금을 웅겨쥐고, 전혀 내놓을 생각이 없다면 당연히 지준의 감소 등을 걱정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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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무부가 현금이 필요한 것은, 그 현금을 쓰기 위함입니다.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하면 현금이 단기적으로 TGA를 향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곧장 시장으로 다시 나오게 된다는 말이죠.
그러니, 잠시 유동성 경색이 온다고 해도 바람처럼 짧게 진행될 뿐, 곧장 재무부의 현금은 재정 집행의 형태로 다시 시장에 뿌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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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집중적인 채권 발행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지준의 감소는 있을 지언정, 그로 인한 유동성 경색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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