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공매도 금지, 잃을 게 더 많다 (2023-11-10)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3-11-11 10:41
조회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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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잃을 게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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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반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오늘 방송에는 유난히 많은 댓글들이 올라올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금융인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한 말씀 정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단지 금융인으로서의 소견일 뿐이니,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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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 역시 현재의 공매도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백 번 공감합니다.
하지만 없애는 것에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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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에 <국내외 증시 현황 및 공매도 동향>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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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는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의견을 전달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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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에서도 올해 2월 <공매도 규제효과 분석>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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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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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전문 집단에서의 권고를 무시하고,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마오쩌뚱의 오만한 참새 사냥이 오버랩되더군요.
참새가 곡식을 좀 먹는다고 아무 생각없이 그들을 박멸하고, 이후로 천적이 없어진 들판에 벌레들이 들끓어 4000만 명을 굶겨 죽인 사건 말입니다.
참새가 소량의 곡식을 먹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 중 채식주의자는 극소수입니다.
참새는 주로 곡식에 해로운 벌레를 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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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역시, 불편 부당한 일이 많았었다는 점에 대해서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했었죠.
하지만 자정 작용이라는 순기능이 더 큽니다.
약간의 곡식을 먹는다는 이유로 그들을 박멸해버렸으니, 이제 우리 증시는 해충으로 들끓는 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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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택한 일이니, 앞으로 우리가 겪어야만 하는 부작용들도 우리가 모두 감수해야만 합니다.
어떤 부작용이냐구요?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수준 높은 부작용은 차치하고...우리는 이제 안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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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헷지펀드의 절반 이상은 롱숏 전략을 수행하는데요, 상대적으로 저 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고 평가된 종목을 동시에 매도해서 그 차익을 취하는 전략입니다.
이런 순기능은 종목간에 고평가 저평가의 괴리를 줄여줍니다.
불손한 세력들이 특정 종목을 억지로 끌어 올린 후, 개인 투자자들에게 덤프업 해버리는 고약한 일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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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이 방송의 제목은 <세력들이 해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른바 세력들은 러시안 룰렛 패턴을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을 울려왔었는데요, 이들이 노리는 것은 주로 외국인들이 함부로 공매도를 할 수 없는 작은 종목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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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영풍제지도 아주 흡사한 방식으로 해먹었는데요, 저는 문제가 터지기 3달 전부터 고객들에게 이 종목이 세력들의 차기 작품이라고 거론한 바 있습니다.
그들의 방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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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주범들을 모조리 잡았더라면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던 러시안 룰렛 패턴은 이미 사라졌어야 합니다.
주포들은 이미 비트코인 등으로 바꾸고 편안한 생활을 즐기고 있을 겁니다.
하한가가 행진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미 안전하게 도피한 이후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주범이라고 추정되는 사람들을 잡아봐야, 그들에게 이용당했던 호구들이 주로 잡힐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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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의 차트를 유심히 살펴보시고, 또 제가 인터넷에 올려 둔 <예술적 분석 12번째 이야기>를 잘 보시고 연구하셔서 세력들에게 무참히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이제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는 공매도를 박멸해버렸으니, 세력들의 손아귀에서 안전한 종목은 없습니다.
영풍제지와 같은 종목은 더 많이 나올 것이고, 이를 막을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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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에게만 불리했던 부당한 부분을 조속히 수정하고, 공매도는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재개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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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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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무엇일까요?
단연코 고용 동향과 물가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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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지표의 경우,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적 통화 정책을 얼마나 오래 동안 할 것인지, 혹은 얼마나 높은 수준의 금리가 필요할 지의 여부를 말할 때 늘 등장해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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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물가도 너~~무 중요합니다.
다만, 물가는 지금 세 가지 요인으로 분리해서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첫째, 주거비와 같은 이른바 Sticky한 항목들.
둘째,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으로부터 오는 공급망 충격 요인들
셋째, 개인들의 강력한 소비에 의한 기저 물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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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와 두번째 요인은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조절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주거비 같은 게 바로 바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월세 계약을 매달 혹은 매주 단위로 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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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 번째 요인은 고용 시장의 위축을 유도함으로서 통제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파월이 늘 고용 시장이 좀 더 위축되어야만 한다고 주장을 해왔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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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시장은 얼마나 위축이 되어야만 할까요?
아주 조금이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실업률이 아주 조금만 반등을 해도 침체가 왔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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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 Sahm의 법칙인데요, 실업률의 3개월 이평이 지난 12개월 최저치 대비 0.5%P만 상승해도 경기 침체가 온다는 법칙입니다.
놀랍게도 아주 평범해보이는 이 법칙의 역사적 적중률은 거의 100%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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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까지만 말씀드려도 고용 동향이 발표된 직후 금리가 급락한 이유가 바~~로 설명이 되죠?
현재 바닥 대비 0.43%P 상승했기 때문에 만약 11월 실업률이 0.1%P만 추가로 상승한다고 해도 100%의 확률로 경기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면 물가도 잡을 수 있고 물가가 좀 더 빠르게 제 자리를 찾아간다면 연준은 이제 더 이상 금리를 올린다고 협박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고용 지표의 발표 직후, 12월 FOMC 금리 동결 확률이 80.2%에서 95.4%로 훌쩍 상승했고, 내년 6월 이내에 금리가 하락할 확률이 80%를 넘길 정도로 주말 이후, 반응이 컸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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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입니다.
고용 동향의 내면을 들이다보면, 그렇게 빠른 속도의 위축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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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미국 10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5만 명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치였던 18만 명을 하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8, 9월 월 신규 고용도 이전 통계치보다 각각 6.2만 명, 3.9만 명 감소한 16만 5천 명, 29만 7천 명으로 하향 수정되면서, 고용 시장이 둔화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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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조업 동향을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제조업에서만 신규 고용이 무려 35만 명 감소했는데요, 그 중 33만 명이 자동차/부품 업종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영향이 주요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인데요, 파업은 이제 자동차 3사 모두 끝났습니다.
그만큼 다음 달 숫자는 다시 호전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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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씀드리자면, 이번 고용 지표가 꽤나 위축되는 모습이었고, 그로 인해 금리가 속락하고 주가가 제법 올랐습니다만, 그다지 좋아하실 일은 아니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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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실망하실 일 또한 아닙니다.
그 외 다른 지표들에서 고용 둔화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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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실업자가 늘고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며 10월 실업률은 3.9%로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실업률은 올해 4 월 3.4%를 저점으로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데요, 한계 근로자 등을 포함한 광의 실업률인 U6 실업률도 7.2%로 전 월보다 +0.2%p 상승했기 때문에 고용 시장의 질적 회복도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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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남쪽 국경이 아직은 잘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외부부터의 신규 공급 보다는 가계 구매력 약화로 구직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62.7%로 전월보다 하락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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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Business Roundtable이 CEO들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 내에 고용여부를 물었는데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향후, 고용을 줄이겠다는 비율이 32%로 늘리겠다는 응답 비율 27%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지난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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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계속 실업수당 신청건수를 보면 10월 초에 170만 건에서 10월말에는 180만 건 으로 상승하고 있는데요, 이는 실업 상태로 진입한 사람들이 즉시 재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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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퇴사율도 하락 중인데요, 이는 근로자들의 이직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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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급여입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로 시장 예상치 0.3%를 하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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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하자면...
미국 10월 고용데이터는 우선, 민간고용 증가폭이 축소되는 한편, 전 산업에 걸친 임금 상승률 둔화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만큼은 중단시키기에 충분했었다는 말이죠.
그래서 2년물 금리도 함께 하락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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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번 고용 지표는 금리 인하를 요구할 정도의 심각한 위축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파업 효과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비록 일자리 수의 증가가 15만개까지 떨어졌다지만 아직도 실업자 한 명 당 일자리 수는 1.5개에 달하는 만큼 고용 시장의 뚜렷한 위축으로는 볼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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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시장의 점진적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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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의 10월 ISM제조업 지수를 분해해보겠습니다.
헤드라인 지수는 46.7을 기록하며 전월치와 시장 예상치인 49.0를 모두 하회했습니다.
지난 6월을 바닥으로 3개월 연속 회복하던 흐름이 다시 뒤집힌 것이죠.
헤드라인 지표만 보면 완전히 비관적입니다.
물론 서브 지표도 형편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제조업 Headline 지수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인 신규주문이 지난 9월 49.2에서 45.5로 하락했고, 생산 역시 52.5였던 것이 50.4까지 하락했습니다.
고용은 51.2에서 46.8로, 원자재/중간재 재고 지수는 45.8에서 43.3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나마 상승한 것은 공급자 배송 시간 지수인데요, 지난 달 46.4였던 것이 47.7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그러니까 생산과 배송 시간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말이고, 신규 주문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말이죠.
결국 10월 제조업 업황 위축에는 공급단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요 측 문제 때문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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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쯤에서 무척 궁금한 것이 생깁니다.
미국의 제조업 지수는 우리의 수출 동향과 거의 동행하는 편인데요, 수출 동향은 그럭저럭 괜찮았었거든요.
실제로 한국 10월 수출은 +5.1%로 1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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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둘 중 하나겠지요?
조만간 ISM지수가 다시 상승하거나 혹은 우리네 수출 동향이 다시 찌그러들거나...
저는 전자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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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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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금리가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이나 로렌스 써머스 등 인사이트가 있는 분들이 아직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서 걱정은 됩니다만, 제가 늘 적정 수준이라고 전망해드렸던 10년물 기준 4.75%에는 도달했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고용 지표나 PCE 가격 지수에서의 커다란 배신만 아니라면 심리가 더 악화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사실을 더 얹어보자면, 최근 금리의 하락이 제법 가파르게 진행되었던 이유는 4.3% 주변에서 숏베팅을 강화했던 헷지펀드들이 5% 주변에서는 숏 청산을 강하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장 먹이사슬이 최고위에 있는 자들이 금리는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재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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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데요, 우선 재고는 증가하는 것을 대개는 호재로 봅니다.
재고가 기업 실적이나 경기 면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준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고만 좀 늘어나도 기업 장부상의 이익과 매출이 모두 늘어나기 때문에 대부분 호재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다만 간혹 악재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수요가 갑자기 줄어서 재고가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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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지금은 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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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신규주문 지수와 동행하는 고객들의 완성재 재고 지수(Customer inventories)도 9월 47.1에서 10월 48.6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서 재고를 매우 소극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재고가 높아져 있는 수준에서 늘어났다면 수요 측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만 너무 낮은 수준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소극적 재고 확충 수요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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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이라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기업단에서 아직은 본격적인 Restocking이 일어나지는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경기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도 재고를 화끈하게 늘릴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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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없을 것이라던 수요가 곰실 곰실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이미 하단부에 있는 재고 수준은 적정 재고 아래로 내려가겠죠?
미국에서는 적정 재고 아래로 하락할 경우, 라이포 청산이 일어납니다.
과거에 들어왔던 값이 저렴한 원가가 적용되어 이익이 장부상으로 크게 증가하게 되는 현상을 라이포 청산이라고 하는데요, 안내도 되는 세금을 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CEO들은 재고에 무척이나 민감합니다.
적정 재고 아래로 하락할 경우, 급히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 올리게 되죠.
그 과정에서 소극적 재고 확충이 생겨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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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렇게 소극적으로만 재고 수준을 맞추고 있는데요,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제 침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시장이 예상을 뒤집고 경제가 침체되지 않는다면요?
기업단에서의 재고는 활발하게 확충될 것이고 기업 이익과 매출은 급격한 반전을 만들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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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씀드리죠.
오늘 두 개의 경제지표를 분석해봤는데요, 고용 지표는 연준이 지금 가장 주시하는 지표입니다
ISM제조업 지수는 우리네 수출 동향과 동행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은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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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지표 모두 명목상으로는 매우 나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고용 지표는 적당히 금리의 수준을 현 상태에서 유지시킬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위축되는 모습이었고, ISM제조업 지수 역시 언제든 재고 확충 수요가 일어날 수 있을 수준임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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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경기 침체에 대한 징후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좀 더 완만한 위축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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