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주가 고점은 어디 쯤? (2024-04-04)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4-04-07 10:18
조회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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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점은 어디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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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들이 1∼2년 전부터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를 경고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경고를 비웃듯이,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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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의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약 2년 전 쯤, 그러니까 지난 2022년 6월 미국 뉴욕의 한 콘퍼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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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모두 아시다시피 나는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한 바 있었다.
이제는 그 말을 바꾸겠다.
허리케인이다.
소규모 허리케인이 될지, 아니면 <샌디>와 같은 슈퍼급 허리케인이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모두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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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이 누구인가요?
'월가의 황태자'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월가에 무수히 많은 은행들이 있지만 모~든 은행 위의 은행이라는 JP 모건의 CEO입니다.
당연히 다이먼 회장의 '허리케인' 발언은 월가에서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사실, 지금에 와서 고백하자면, 그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저도 좀 쫄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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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빠질 것이라는 경고는 <제이미 다이먼> 혼자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도 작년부터 '퍼펙트 스톰' 이라는 말을 써가며, 주가의 급격한 조정을 경고했는데요, 그 이유로 제시했던 것이 미 정부의 '부채 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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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도 지난 해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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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이내로 침체가 찾아올 것이다"라고 경고하는 등, 2024년 4월 기준으로 대략 1년~2년을 전후로 나왔던 월가의 대다수 구루급 인사들의 발언은 대부분 빗나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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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아마도 그래서 상승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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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는 아주 재미난 법칙이 하나 있거든요.
이른바 "증시 조언자의 법칙"이라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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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직업 역시 증시 조언자에 속합니다만, 저를 포함한 증시의 조언자들 중에서 65% 이상이 상승을 외치면 증시는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65% 이상의 전문가들이 하락을 외치면 주가는 상승하게 된다는 원칙입니다.
대다수의 구루급 인사들이 저리도 증시 하락을 걱정하고 있었으니, 여간해서는 증시가 조정을 받지 않고 상승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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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자신들의 전망이 빗나갔다는 점을 인정하고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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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달리오>는 최근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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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기 하강론자였지만 내가 틀렸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민간 부문 수요가 줄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모든 것을 끌어내리는 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게 내가 틀렸던 이유였다" 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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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한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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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쯤이면 재정 부양책의 효과가 끝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자신의 실책의 원인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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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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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거물들은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이후로도 바꾼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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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건들락> CEO는 미 증시의 S&P 500 지수가 향후, 3,200선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란 전망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기준 5,200포인트가 넘고 있었으니까, 거의 개폭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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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끈질기게 경기 하강을 경고해왔던 로젠버그 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사장도 실질 국내 총소득(GDI)이 최근 몇 년 간 정체됐고. 고용 시장이 겉보기보다 더 냉각됐으며, 개인 소득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제의 문제점들이 조만간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재차 주가의 조정을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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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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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높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정부의 과도한 지출과 부채 증가 등...경제가 직면해야 할 심각한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기에, 아직은 병아리를 몇 마리 얻을 지를 카운트할 때가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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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주가는 이후로도 더 오를 수밖에 없었겠지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지난 1분기 동안에만 S&P500 지수는 10% 이상 급등하면서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의 1분기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도 1분기에만 10% 넘게 올랐고, 다우 지수는 약 5.5% 상승했지요.
S&P500 지수는 지난 다섯 달 연속으로 월 간 상승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다섯 달간 상승폭은 무려 25%에 달합니다.
이는 뉴욕의 증시 역사를 통틀어 손꼽힐 정도의 높은 수익률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증시 조언자의 법칙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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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앞으로의 증시는 어떨까요?
최근에 나온 기사들은 더욱 공포스러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는 골디락스를 이어왔었지만 이제 곧,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에 또 나왔습니다.
이런 변화가 증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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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나쁜 조합을 의미합니다.
한번 빠지게 되면, 여간해서는 빠져나가기 어려운 고약한 침체에 속하죠.
실제로 지난 19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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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대체 누가 그런 무시무시한 소리를 했느냐구요?
BOA의 최고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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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습니다.
일단,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3.2%를 기록했는데, 6월까지 이 수치가 3.6%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하트넷>은 주장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가속 조짐이 미국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전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계획이 중단됐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노동 시장의 약화마저 겹친다면,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 추세가 꺾일 수 있다는 건데요, 미국 노동부에서 나온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풀타임 근로자 수가 지난 3개월 동안 연속으로 감소했구요, 또한 2월 구인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 근로자 퇴사 비율이 COVID-19 락 다운 초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고용 시장의 균열 조짐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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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또 궁금해지지요?
고용 시장의 침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요, 왜 하트넷은 6월까지 물가가 3.6%까지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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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구루급 인사들의 주장처럼, 하트넷 역시 급증하고 있는 정부 부채를 물가 상승의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4.5%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하트넷은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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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에 대한 저의 소견은 이미 지난 시간에 충분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고 물가 시대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이죠.
물론 제가 맞을 지, 미국의 구루들의 생각이 맞을 지는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나 입증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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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플레이션도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잠재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은 생각보다 더 작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사실은 1, 2월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 영향이 컸기 때문이었다는 점입니다.
PCE 인플레이션 추세는 1월 반등 후 2월에 2%대로 다시 꺾였다는 점에 착안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남쪽 국경이 개방된 이후, 유입되는 노동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균형을 찾아가면서 서비스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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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월가에서 유일하게 하트넷만 현재의 ‘골디락스’ 경제가 조만간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한 여건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건 아닙니다.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빅>도 지난 2월의 한 보고서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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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과도한 재정 적자와 노동 시장의 붕괴가 스테그플레이션을 만들 것이며 이미 시장의 붕괴 조짐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태평하게 증시에 남아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의 생각이 맞다면, 스테그플레이션은 1~2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니까 지금이라도 짐을 싸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골디락스는 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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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구루급 인사들이 시장에 대한 경고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으니, 시장 참여자들은 꺼진 불도 다시 볼 태세입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상태잖아요?
미국은, 3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약 2조 달러(약 2708조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적어도 6,700억달러(약 907조원)는 잠재적 부실 우려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죠.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최근 BTFP가 중단되었고, RRP(Overnight Reverse Repurchase Agreements) 잔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곧 유동성 위기가 재개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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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23 년 5 월 약 2조 2000억 달러까지 높아졌던 RRP 계정 잔액은 24 년 3 월 기준 4,600 억 달러까지 급격하게 축소되었습니다.
이러한 감소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5~6 월이면 RRP 잔액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예상이죠.
RRP 계정 잔액이 모두 소진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은행의 지급 준비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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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5~6 월이 되면, QT 효과는 결국 시중 유동성으로 집중되어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말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지난 2023 년 3 월의 SVB 사태와 같은 상황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만약 은행 위기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다면, 그동안은 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가 막아주었지만, 이제 그 마저도 종료되었기 때문에 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걱정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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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기우입니다.
이유를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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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현재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재무 상태는 매우 건전합니다.
2024 년 3 월 기준, 중/소형 은행들의 예금 잔액은 약 5조 3100억 달러인데요, 이는 자금이 풍부했던 지난 2022 년 12월에 기록했던 예금액 약 5조 360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중/소형 은행들의 체력은 빵빵하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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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지금은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스테이지입니다.
작년 SVB 사태의 핵심 원인이 무엇이었던가요?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보유하고 있던 채권에서 평가 차손이 발생한 겁니다.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잖아요?
오히려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채권 계정에서는 평가 차익이 생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
실제로 2024 년 3 월 기준 은행 보유 자산 평가액은 약 4조 2000억 달러로 저점 대비 5.6%나 반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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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BTFP 종료 이후에도, 연준의 재할인 창구(Discount Window)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재할인 창구는 연준이 다양한 신용 등급의 채권들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입니다.
단지, BTFP가 DW와 다른 점이라면, 할인을 하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바꿔준다는 점만 좀 다를 뿐이죠.
물론, 재할인 창구가 주는 이른바 ‘낙인효과’(stigma effect)로 인해 자금이 부족에도 해당 창구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은행이라도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체면 같은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BTFP가 종료되기 전에 대출 수요가 급증했어야 합니다.
문 닫기 전에 바짝 자금을 끌어 와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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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미국에서 유동성 위기니, 시스템 위기니 하는 말은 어이 없는 낭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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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투자자라면, 이런 근거없는 공포는 즐기실 줄도 아셔야 합니다.
물론, 워낙 가파르게 상승했었으니, 좀 조정을 보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구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포스러운 기사들을 보면 제 마음은 오히려 한결 가벼워집니다.
짧은 조정을 겪겠지만, 결국 증시는 좀 더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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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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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1분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거든요.
올 들어 3월 말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였는데요, 각각 3조 전후의 매도를 했습니다.
그 뒤로 3위부터 5위까지의 종목은 삼성전자우선주, 삼성물산, 한국전력 등이었는데요, 이들 종목은 대부분 눈에 띄게 오른 종목들이었습니다.
3월 들어 순매도에 나선 기관 자금 중 대부분이 <투자 신탁>이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개인들은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주식형 펀드에서도 적극적인 매도를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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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외국인들은 시장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편입니다.
실제로 올 1분기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KB금융 등을 중심으로 매수했습니다.
올 1분기에만, 코스피에서 무려 15조 8000억 원을 순 매수했는데요, 분기 단위로 볼 때 2009년 3분기 이후 15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이었습니다.
2009년이라면, 미국의 금융 위기로 증시가 바닥을 찍고 처음으로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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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씀드리죠.
시장 조언자들의 생각이 심하게 비관적인 구간에서 지금까지 시장은 강세를 보여 왔습니다.
지금도 시장 조언자들의 생각은 여전히 비관적입니다.
적절한 조정 이후 시장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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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저는 6월 전후로 주가의 일시적 고점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연준의 첫 금리 인하 때죠.
지금까지의 증시의 상승은 이미 금리 인하를 어느 정도 선 반영시키고 있는 겁니다.
막상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계속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증시 조언자들의 생각은 조금 더 낙관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금리 시기에도 주가가 올랐으니 금리가 내려가면 더욱 강력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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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설령 조정이 오더라도 저는 매수할 수 있는 조정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대 유동성 시장은 마치 70년대 식 스테그플레이션처럼 보이지만, 사실 80년대 식 주가 흐름을 예상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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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비중을 낮추려면, 많은 증시 조언자들의 생각이 낙관적으로 변화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필요 합니다.
만약 연준의 첫번 째 금리 전후로 낙관론이 팽배해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단기적으로 채권 비중을 대략 10% 수준까지 높여 놓고 조정을 기다려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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