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원전, 자동차, 2차 전기 관련주에 대한 단상 (2021-06-11)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1-06-12 10:44
조회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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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자동차, 2차 전기 관련주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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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3가지 업종에 대해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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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관련주부터 시작하죠.
요즘 매우 핫한 업종이죠?
정치적으로 해석될까봐 무척 망설였습니다만, 제가 해야할 일이기에 팩트 위주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현 정부가 도호쿠 대지진 이후,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며 탈원전 정책을 펼친 것은 당시로서는 최선의 행동이었습니다.
지금도 냉각수 방출에 대한 공포가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또한, 원전 폐기 움직임은 당시, 거의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화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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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도 원전 16기를 조기 폐쇄하겠다는 발표를 했었으니까요.
원전의 직접적인 피해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나 독일, 그리고 캐나다 등이 원전 폐기론에 동참했었습니다.
특히나 프랑스나 독일은 자국의 영토에 원전을 단 한개도 남기지 않겠다고까지 선언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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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생각들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태양광이나 풍력이 궁극적인 에너지가 되어야만 하겠지만, 단 1시간이라도 정전이 되면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반도체나 화학 공정, 혹은 전철 등 기간 인프라 분야에 대한 송전을 장마철이라고, 혹은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돌연 중단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결국 원전 폐기를 주장했던 대다수의 나라들은 정책을 일제히 수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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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은 원전 16기 폐쇄 계획을 완전 백지화하고, 지난 2019년엔 오히려 <원전 육성법>을 통과시키죠.
최근에는 SMR(Small module reactor)...즉 소형 원전인 <나트리움 원전>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합니다.
특히 지난 주에는 <빌 게이츠>가 약 15년 전에 설립한 <테라파워>와 버크셔해서웨이 소유의 전력회사 <페이시피 코프>가 나트리움 원자로를 위한 협력을 시작했어요.
빌 게이츠는 “나트리움이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생산하고 있는 와이오밍주의 주지사 <마크 고든>역시 “나트리움 원자료는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방법이다.”라며 게이츠와 버핏의 협력에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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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을 다른 말로는 <소듐냉각고속로>라고도 합니다.
경수나 중수를 쓰는 기존 3세대 원전과 달리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재로 쓰기 때문에 발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4세대 원전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핵잠수함이나 핵항모에 적용되던 기술이었는데요, 지금은 대략 70여 종의 SMR이 여러 나라에서 연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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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네 정치가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식언은 곧 죽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그게 정답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내 생각도 바뀌었다"는 말은 해외 정치가에서 늘 나오는 발언입니다만, 그누무 한 번 말하면 땡~이라는 우리네 정치 풍토에서는 잘못된 정책을 시인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아직도 탈원전 정책은 대부분 고집스럽게 지켜지고 있고, 우리네 원전 생태계는 죽어가고 있어요.
한 번 무너진 생태계는 복원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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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술이 좋은 우리네 시공 능력은 정주영님 때부터 정평이 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APR1400 노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이미 인정받았었지요.
하지만, 그런 입증된 기술을 가지고도 우리나라는 지난 4년 동안 글로벌 원전 경쟁에서 단 한 건의 수주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도에 영국에서 발주한 원전에 우리가 시공해보겠다고 입찰서를 제출했었지만, 결국 쇼트리스트에도 편입되지 못했는데요, 당시 영국 일간지에는 "탈원전을 선언하고 원전 시공을 수주하겠다고?"라며 노골적으로 비웃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었지요.
원전이라는 것은 설치 이후에도 끊임없이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원전을 포기한 나라에 발주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신규 발주가 막혀버리니 원전 부품 협력업체들도 대부분 줄도산 상태로 뿔뿔이 흩어져버렸지요.
이제 대학에서도 신입생들이 원자력학과에 대한 지원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 조만간 원전 전문가들마저 모두 사라지게 되면, 지금 가동 중인 국내 원전에 대한 관리도 아웃소싱을 해야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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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자본주의 진영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던 우리나라가 원전을 포기한 이후, 대다수의 원전 수주는 주로 러시아와 중국이 휩쓸어가버렸다는 점이죠.
미국 입장에서는 핵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직접 시공을 하기도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마치 반도체처럼, 지적 재산권만 통제하고 시공이나 제작은 아웃소싱하는 게 미국의 시스템이었으니, 원전 시공 능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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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웨스팅하우스>가 중국 상해에 건설하던 AP1000 노형 원자로에서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고 이후로도 AP1000 노형으로 도시바가 진행하던 프로젝트 중에서 영국과 인도의 원전이 취소된 바 있었죠.
심지어 미국에서 건설 중이던 V.C. summer 도 건설이 중단된 적이 있었지요.
반면에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레코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진보된 APR1400 노형이 적용된 원전이 UAE에서 성공적인 준공식을 마친 바 있습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원전 공동 협력을 제안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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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앞으로 원전 관련주들은 어찌될까요?
미국이 핵 안보를 내세우며 전면에 나설 경우, 수주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안전한 시공업체였던 한국이라면 믿을 수 있으니 한미 컨소시엄은 최고의 조합일 수 있습니다.
최근 원전 관련주들의 약진은 이러한 기대치가 반영된 움직임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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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꿈의 가치는 이미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치권에서의 실질적 액션이 따라주어야만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요.
오늘이라도..."한번 말하면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바꿔~"라는 정치 풍토를 버리고 과감한 용기를 내어준다면, 세계 원전을 쓸어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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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자동차 관련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드리죠.
5월 13일 방송에서 저는, "5월 첫째주부터 자동차 관련주들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지나고나서 보니 그 곳이 거의 저점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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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업종은 조금 더 보유하자는 생각합니다.
이유를 말씀드리기 위해, 먼저 ESG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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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은, ESG라고 하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간혹 VC들이 근사한 스타트업을 찾을 때 지배구조의 투명성 정도는 체크했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회사의 재무구조와 이익성장성만을 보고 투자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이익성장성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는 없었어요.
도덕적 헤이나, 혹은 각종 인재성 사고로 인해 하루 아침에 폭삭 망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요.
사람들은 재무구조나 성장성 이외의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기준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런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기준이 바로 ES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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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는 Environmental, 환경적 요인을 보겠다는 겁니다.
S는 Social, 그러니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겠다는 것이죠.
G는 Governance. 투명한 지배구조를 요구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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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에서는 2020년 말까지는 ESG기준에 맞는 회사만으로 100% 포트를 구성하겠다고 했고, 그 외 거물 투자자들도 일제히 종목 선정의 기준에서 ESG를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올려놓을 만큼 거역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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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은 사회적 책임이나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뭘 어찌해야하는 지 정확한 방향을 모르는 회사들이나 투자자가 더 많은 편입니다.
반면에, 환경 만큼은 당장 수치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기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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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전기차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가 더 많이 오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3사의 시총을 다 합해도 테슬라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은, ESG와 더불어 전기차에 대한 꿈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는데요...
테슬라는 플렛포옴 업종이라는 점 때문에 높을 밸류를 받는다면,
자동차 3사만으로 직접 비교하는 것이 낫겠네요.
최근 <포드>의 강세가 두드러지는데요, 올해에만 80% 넘는 상승을 기록 중이고 지난 1년간 140% 이상 상승했어요.
이익이나 매출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약간의 왜곡이 있기는 하지만, 포드의 5월 판매 대수는 고작 15만 4000대로 전월 대비 무려 -19%나 감소했습니다.
M/S도 -3.5%나 추락했지요.
이 정도면 미국의 자동차 3사 중에 최악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이유는 전기차에 대한 꿈의 가치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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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팔리> 신입 CEO의 취임 이후, 포드는 전기차 영역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요, 100% 전기차인 머스탱마하E(Mustang Mach)가 1945대나 팔렸고 하이브리드 F-150이 모두 2,852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친환경 차량의 비중 확대가, ESG에 대한 기대치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포드 주가에 차별성을 기할 수 있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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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우리네 자동차 관련주를 좀 더 보유하자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전기차 플렛폼을 발표했었는데요, 지난 2월25일 발표된 아이오닉5는 하루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차기작인 EV6 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서 영감을 얻은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라고 하는데요, 기능만큼이나 수려한 외모가 중요해지는 MZ시대에 걸맞는 세련된 자태를 자랑합니다.
지난 3월31일 사전계약 첫날 2만1016대의 예약을 기록하면서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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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2차 전지에 대해 말씀드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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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관련주에는 소재주와 배터리주로 나누어 고민을 해야만 하는데요, 사실 소재주들은 앞으로 변화가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한 방향성 예측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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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죠.
배터리 시장은 분명 전고체 배터리를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잖아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발화나 폭발과 같은 위험이 매우 낮고 고전압 양극소재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가장 진보된 업체로 알려진 <퀀텀스케이프>는 올해 연말까지 폭스바겐과 더불어 21GWh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시설 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단가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상용화에 성공한다고해도, 범용화까지는 가야할 길이 매우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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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단점이 오로지 가격 뿐은 아닙니다.
리튬 이온의 전도도가 떨어진다는 것과 더불어 고체 전극과 고체 전해질이 닿는 부분이 완전히 접촉되지 못한다는 치명적 단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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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하이브리드 전해질(Hybrid Electrolyte)이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요, 유기물(액체처럼 유연한 고분자)과 무기물(고체)을 섞어서, 젤 형태로 만든...이른바 반고체 전해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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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까지만 말씀드려도 배터리 소재 분야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실 수 있는데요, 그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차이가 많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기억해두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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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에는 배터리 제조 업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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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 시장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구요, 가장 강한 시장은 중국이라는 점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내연기관에서는 그다지 축적된 노하우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국은 시작부터 전기차에 주력을 했었으니까요.
실제로 세상에 전기차 배터리가 10개 만들어지면 그 중 절반은 중국에서 수요가 되고 있다는 점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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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애국 마케팅 때문에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CATL과 비야디 딱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71%를 석권하고 있고 이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금은 우리네 2차 전지회사 3개를 모두 합쳐도 CATL 매출을 넘지 못하지요.
더욱 억울한 것은, 우리네 배터리 3사는 아직도 변변한 이익이 없는 상태인데요, CATL은 10% 선의 영업이익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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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테슬라의 나라인데요, 테슬라가 시작부터 파나소닉과 제휴를 하는 바람에 미국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무려 3/4이 파나소닉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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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우리에게 가장 우호적인 지역은 유럽이죠.
하이니켈이 기술력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우리네 배터리 3사가 68%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거의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요.
작년 기준 LGES가 43%, Panasonic과 삼성SDI가 각각 14%,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이 12%, 중국의 CATL이 10% 정도로 시장을 가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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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차 전지 업계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야 우리에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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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은 딱히 바랄 것이 없어요.
니오, 샤오펑, 리오토 등이 선전하는 가운데, 최근에도 Leapmotor 와 같은 새로운 전기차 업체들이 계속 생기고는 있습니다만, 대부분 CATL이나 비야디가 장착되거든요.
만약 우리네 2차 전지사의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풍물 조작단> 이야기를 드렸었는데요, 어떻게든 견제가 들어오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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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은 이대로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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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면, 테슬라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그 점유율은 하락하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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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그 자체적으로 상징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매출 증가는 결국 2차 전지 업체들에게는 호재가 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테슬라는 대부분 파나소닉의 제품을 장착하기 때문에 테슬라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2차 전지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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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세계 빅 메이커들이 속속 전기차 시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배터리데이, 파워데이등 배터리 내재화 이슈가 불거지면서 2차 전지주가 많이 쇄약해지기는 했습니다만, 하반기에는 점차 호전되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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