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게시판

박문환 - 앞으로 전개될 금융 시장의 2 가지 커다란 변화 (2021-05-27)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1-05-30 10:00
조회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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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개될 금융 시장의 2 가지 커다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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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실적 시즌도 마무리 국면인데요, 전체 S&P 500기업들 중에서 인플레이션을 언급한 회사가 지난 10년 래 가장 많았다고 하네요.
그만큼, 물가가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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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테이퍼링의 선언이 올해 안에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요.
그게 잭슨홀이 될 지, 아니면 7월 회의가 될 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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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에 발표되었던 연준의 회의록에서도 본격적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명의 참석자는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하면 향후 회의들 중 언젠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명시하고 있으니까요.
FOMC 의사록에서 향후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바이러스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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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이 발표되고나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테이퍼링을 거론한 연방은행 총재도 있었지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에서 "나는 지금 차라리 일찌감치(sooner rather than later) 하자는 쪽에 있다. 우리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거의 유일하게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만이 테이퍼링을 주장해왔었는데요, 이번 회의 이후에 매파가 한 명 더 늘어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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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갑작스럽게 놀라지 않도록, 한명 씩 매파로 돌아세우는 모습을 보면, 연준이 과거와는 달리 매우 신중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절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일제히 쏟아지면서 이른바 <테이퍼 텐트럼>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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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이상하잖아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좋아지기 때문에 테이퍼링은 올해 안에 개시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금리는 조용~~한 걸까요?
10년물 기준으로 지난 3월에 기록했던 고점인 1.74%를 여태까지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최고점은 고작 1.62%에 불과했구요, 이번 주에는 더 하락했어요.
금리가 하락 안정되면서 최근 선진 시장에서는 가치주가 다시 시들기 시작했고, 성장주들이 강세로 전환되는 등 매우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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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다를 주제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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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물가 기대치가 높은데 왜 금리가 오히려 하락했는 지...
둘째, 금리 안정이 유지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성장주로 갈아타야만 하는지의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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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을 드리기에 앞서, 연준에서 폐기되어야 하는 제도와 새롭게 부각되는 제도를 먼저 설명을 드리는 것이 순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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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기금금리(FFR)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지요?
우리가 흔히 <기준금리>라고 알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기준금리이기 때문에 모든 대출 금리에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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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기업은 AAA등급이라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0.1%만 적용된다고 해보죠.
반면에 B 기업은 신용이 낮아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4%가 적용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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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점에서 FFR이 2%라면 A기업은 기준금리 2%에 리스프 프리미엄 0.1%를 더해서 2.1%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요.
반면에 B기업은 리스크 프리미엄 4%가 추가되서 6%의 금리로 채권 금리가 결정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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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연준은 기준금리를 통해서 시장의 유동성을 조절해왔었습니다.
금리를 높이면 기업들의 조달 코스트가 높아지면서 투자 활동을 위축시켜 과열을 식힐 수 있었고, 반대로 금리를 낮추게 되면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유인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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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연방 기금 금리는 5.5% 였잖아요?
금융위기로 인해 투심이 위축되자 0% 수준까지 금리를 내렸었었는데요, 무려 5.5%P의 차이는 전체 기업의 이익에서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겠지요?
전체 영업 이익률이 그보다 낮은 기업들도 수두룩 하니까요.
이처럼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금리만 낮추어도 기업의 이익 개선은 물론이고 신규 투자 역시 활발해질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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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이죠.
거의 10여년 전부터 저는 "결국 금리는 제로를 향해 수렴할 것이다."라는 말씀을 드렸었잖아요?
우리는 어느덧, 초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금리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1~2%에 불과하지요.
이 정도의 차이로는 투자 유인이나 자제를 유도할 수 없어요.
연준의 초 강력 무기였던 <금리의 조절>은 점차 폐기되어야 할 정도로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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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19년 4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이제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버려야할 때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요?
연준이 연방 기금 금리를 버리다니요?
이건 뭐, 손흥민 선수가 축구공을 버리는 것보다 더 심한 농담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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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들리 전 총재는 "시장이 변했기 때문에 연방기금금리가 적절치 않아졌고, 이런 상황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설정은 필요치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보다 연준은 IOER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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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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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긴축의 시그널로 오로지 <금리인상>이라는 이벤트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긴축의 의도가 금리인상이 아닌 다른 형태로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건 마치, 폐역에서 기차를 기다리시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연준에서 유동성이나 혹은 경기를 통제하기 위해서 어떤 도구를 쓸 것인지를 잘 알고 대처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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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더들리가 지난 2019년에 말했던 을 먼저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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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ER(Interest on Excess Reserve)은 "초과지준에 부여되는 금리"라는 의미입니다.
신경제 이후에 부각되기 시작한 용어인데요, <지준>이라는 용어부터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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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만약 10억원의 예금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죠.
이것을 가만히 가지고 있으면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돈을 시중에 빌려주게 되는데요, 그 돈으로 차를 샀던 집을 샀던 아무튼 그 돈은 누군가에게 분명히 지불 되었을 것이고, 그 돈을 받은 사람 역시, 집에 모셔두지 않고 결국 은행에 다시 돈을 넣게 되지요.
대출로 나갔던 10억원은 은행으로 대부분 되돌아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럼, 은행은 10억원을 또 빌려줄 수 있겠지요?
이런 식으로 본원 통화로 인해 만들어진 유동성은 예금과 대출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무한대로 확장됩니다.
100억 1000억을 넘어 수십조원까지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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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는 안되겠지요?
그래서, 중앙은행은 <지급 준비금>이라는 제도를 두게 된 것이죠.
만약 지급 준비율을 10%로 설정한다면 10억원에 대해 10%만큼은 중앙은행에 리저브 해두어야만 하고, 나머지 9억까지만 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럼 시중에 풀린 9억원은 또다시 은행으로 되돌아오겠지요?
그럼 은행은 9억원에 대한 90%인 8억 1000만원까지만 빌려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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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준비급 제도는 결국, 은행들이 창출할 수 있는 유동성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본원통화가 모두 10억원이 시중에 풀렸다고 가정할 때, 지급준비율을 10%로 지정했다면, 10억원 /0.1=100억원이라는 돈이 시중에 최종적으로 풀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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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중앙은행에 반드시 예치해 두어야만 하는 돈을 <지급 준비금>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연준을 FRB라고 하잖아요?
Federal Reserve Board 에서 리저브가 바로 떼어두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FRB를 직역하자면 지급준비율을 결정하는 기관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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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이해하셨다면, 이제 <초과 지준(Excess Reserve)>을 설명드릴 차례네요.
규정된 가이드 라인보다 더 많은 돈을 중앙은행에 예치했을 때 그것을 <초과지준>이라하고 그 초과 지준에 금리를 얹어 주겠다는 것이 바로 입니다.
만약 어떤 상업은행이 연준에 2억원을 예치했다면, 법정 예치금보다도 1억원이 더 예치된 것이잖아요?
이렇게 초과된 예치금에 대해서 연준이 은행에 이자를 주겠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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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ER을 인상하면 시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건 은행 입장에서 볼 때 리스크가 없는 꽁돈이잖아요?
시장에서 노는 돈들을 최대한 긁어 모아서 예치하려 할 겁니다.
시장의 잉여 유동성을 매우 효과적으로 흡출시킬 수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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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충분히 이해하셨다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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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거론해드렸듯이,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테이퍼링이 제시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아요.
또한 10년 래 가장 많은 기업들이 물가를 거론했을 정도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금리는 안정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RRP(Reverse Repo)라는 새로운 도구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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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올랐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던가요?
물가가 너무 급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잖아요?
그럼 물가는 왜 올랐던가요?
공급 측면의 병목도 있었지만 결국 화폐적 현상이었잖아요?
너무 많은 돈을 뿌리다보니 물가가 급등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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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짓고 도로도 건설하는데, 필요한 돈이 있는데요, 이게 모두 100만원이라고 해보죠.
그런데 시장에 풀린 돈이 120만원이라면 20만원을 <잉여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잉여 유동성은 거의 확실하게 인플레에 관여하게 되는데요,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잉여 유동성을 충분히 흡출한다면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는 통제할 수 있겠지요?
이 때 사용되는 툴이 바로 라고 하는 도구입니다.
우리 말로는 역환매부채권인데요, 일반적인 RP(환매부 채권)이라면 은행이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일정한 기간 이후에 다시 환매수를 한다는 조건을 붙여 발행하는 단기 채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역(Reverse)이라는 말이 붙었으니 발행 주체가 시중 은행이 아니고 연준이라는 말이구요, 연준이 단기채를 발행하면 그 단기채는 은행이 받고 대신 시장에 돌아다니는 잉여 현금이 연준으로 흘러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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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몇 달 동안 거의 가동되지 않았던 오버나잇 역레포 자금 유입이 급증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 하루에만 3690억달러, 월요일에는 다시 3949억 달러까지 빠르게 증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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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나 되는 양인지 가늠이 어려우시죠??
양적완화를 통해 투입되는 달러가 한 달에 1200억 달러잖아요?
이중 400억 달러가 모기지 채권이구요, 800억 달러가 TB인데요, 이 중 단기채 비중이 대략 60~70% 수준입니다.
연준은 한 달에 고작 400~500억 달러의 단기채를 매수했다는 말인데요, 그런데 딱 하루만에...비록 하루짜리라지만...그의 열 배 수준의 달러가 흡출되었다는 겁니다.
최근 RRP 금리는 고작 0.06%까지 하락했는데요, 이는 그만큼 수요가 강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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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비밀이 모두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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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P가 가동되기 전에는 잉여 유동성으로 인해 물가가 마구 올랐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RRP가 가동하기 시작했고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잉여 유동성>을 흡출해낼 수 있었으니... 당연히 기대 물가 역시 꺾일 수 있었고, 시장 금리도 안정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금리가 하락 안정되면 기술주, 성장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게 되는데요, 최근 이들이 돌연 잘~~가던 가치주를 누르고 시장 전면에 다시 나서기 시작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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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궁금해지는데요, 이를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는 RRP를 통해서 시장 유동성을 흡출 중입니다만, 확고하게 잉여 유동성을 잡기 위해서는 앞서 거론해드렸던 IOER의 인상이 필요합니다.
제 생각이 맞다면, 아마도 6월 통화회의 전후로 IOER의 인상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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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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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금융 시장에는 두 가지의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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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금리의 역할은 점차 퇴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작년 9월 24일 방송의 제목은 <예언>은 넣어두고, 과학적으로 시장을 보자.
였습니다.
포트폴리오에 가치주를 우선적으로 담을 지, 혹은 성장주를 더 담아야 할 지를 고민하지 말고, 시장 금리의 방향성만 살피고 결정하시라는 것이 그날의 결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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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마다 구체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가치주와는 달리 성장주들은 "먼 훗날에 이익이 날 예정"이라는 것을 토대로 가치가 산정됩니다.
미래의 이익은 현재의 이익으로 땡겨와야만 하는데요, 이 때 할인률로 환산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지요.
금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분모가 커지면서 현재가치는 쪼그라들게 되는 겁니다.
이런 종목들을 "이익의 듀레이션이 멀리 있다."라고 표현하는데요, 주로 제약바이오나 성장주 대부분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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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들은 할인률, 즉 금리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수준이거나 혹은 안정적일 때 상승하게 되고 향후 금리가 오르거나 혹은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었지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한 동안 지속될 겁니다.
하지만, 앞서 거론해드렸듯이 금리는 점차 제로를 향해 수렴하고 있어요.
너무도 낮은 금리 환경에서는 <할인률>이 그다지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앞으로 몇 년이 더 흘러 금리가 더 낮아지게 된다면 종목 선정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금리>의 중요성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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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제부터는 새롭게 IOER의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겁니다.
제가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해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경기 흐름의 순서에 대해 기술해두었는데요...금리가 인상되는 시기를 저는 가장 뜨겁고 활발한 여름 장세라고 정의했었습니다.
하지만 <금리>를  IOER로 수정해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IOER의 인상 시기부터 가장 활발한 여름 장세가 될 것입니다.
물론 테이퍼링과 관련 없이 말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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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긴축을 두려워하고 계십니다.
언제쯤 금리 인상이 있을까?에만 관심이 있지요.
앞으로의 금융 시장에서는 금리의 상승 시기는 아주 제한된 폭 안에서 단기간에 걸쳐 나타나거나, 혹은 마치 일본처럼 아예 기준금리의 인상이 수십년 동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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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폐렴이 걸린지도 모르고 완치된 환자처럼...어느 순간에 연준의 긴축이 모두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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