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게시판

말을 탄 인간, 5000년 전부터 등장했다

작성자
hsy6685
작성일
2023-03-12 11:34
조회
1684
기원전 3000년부터 동유럽에서 시작
말 탄 모습 나오는 유물보다 1000년 빨라

인류가 5000년 전부터 말을 타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현재 남은 기록보다 1000년은 더 앞선 것이다. 하지만 말이 아니라 말을 탄 사람에서 나온 증거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 헬싱키대 고고학과의 볼커 헤이드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학술대회에서 “기원전 3000~2500년 전의 얌나야(Yamnaya)인 유골에서 빈번하게 말을 탔음을 보여주는 물리적 변형 형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AAS는 사이언스지를 발행하는 비영리 과학지원기관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도 실렸다.

◇동유럽 카우보이에서 승마 시작

5300년 전 지금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초원지대에 살던 사람들이 유라시아대륙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 얌나야인들은 기원전 3400년에서 기원전 2600년 사이 유럽의 도나우강과 우랄산맥 사이의 광대한 지역에 인도유럽어족 최초의 청동기 문화를 형성했다.

얌나야인들은 가축을 키우고 마차를 통해 뛰어난 기동력을 갖춘 유목민이었다고 알려졌다. ‘동쪽의 카우보이(eastern cowboys)’로 불릴 정도다. 하지만 전형적인 유목민으로 보기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었다. 얌나야인들의 유적지에서는 말뼈나 마구(馬具)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말을 타지 않은 카우보이인 셈이다.

고고학계는 이를 근거로 인류가 말을 타기 시작한 것은 그들로부터 최소한 1000년 뒤라고 추정했다. 지금까지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인류가 말을 길들인 것은 기원전 3500년 쯤이다. 하지만 말을 탄 모습이 그려진 유물들은 기원전 2100~1200년 청동기시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그리스의 유적지부터 나왔다. 그렇다면 인류가 1000년 이상 말을 길들이고도 탈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얌나야인들의 유골을 통해 그와 다른 설명을 제시했다.

헤이드 교수는 “언제부터 인류가 말을 탔는지 알아보기 위해 말 유골이나 마구에 집증했다면, 우리 접근법은 인간을 살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루마니아와 헝가리, 불가리아에서 발굴된 유골 150여구를 분석했다. 유골을 분석한 결과 얌나야인들은 키가 크고 영양 상태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목축을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 덕분이라고 설명됐다.

문제는 유골마다 비슷하게 나타나는 마모 흔적과 상처였다. 척추는 앉은 채 반복적으로 충격을 흡수한 듯 압축된 형태였다. 넓적다리뼈에는 오랫동안 쭈그려 앉았던 것처럼 두꺼워진 부분이 보였다. 쇄골과 발뼈, 척추가 부러졌다가 아문 흔적은 오늘날 승마인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변형과 흡사했다.

연구진은 유골 절반이 그런 변형을 보였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에서 발굴된 기원전 2700년의 얌나야 남성은 오늘날 승마인에게 나타나는 모든 뼈 변형 형태를 다 갖고 있었다. 그와 함께 등뼈가 심하게 손상된 흔적도 보여 말을 타다가 뒤로 떨어졌던 것으로 추정됐다.

◇”논리적 가설” vs “직접 증거 없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마리아 메드니코바 박사는 사이언스뉴스에 “매우 논리적 가설”이라며 “얌나야인들이 말과 매우 친숙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실험삼아 말을 탔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고고학자들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의 제인 부이크스트라 교수는 “유골의 주인이 말을 탄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생물고고학적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완벽하고 수긍이 간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얌나야인 유적지에서 마차와 소, 멍에는 나오지만 굴레나 안장 같은 마구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콜로라도대의 생물고고학자인 로렌 호섹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이번 발견이 매우 흥미롭지만, 말의 유골에서 사람을 태워 척추가 손상됐거나 발로 차인 흔적이 나와야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싱키대 연구진은 마구 유물이 없다고 말을 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논문 제1저자인 마틴 트라우트만 박사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말을 잘 탔을 수 있다”며 “천이나 가죽으로 만든 마구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오래 전 부식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자료

Science Advances,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e2451

 

※ 출처 :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3/03/06/Y544BR2E2JH35JPPIVZ3VVSD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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