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008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일반적으로 1929년 주가 대폭락 이후 자본주의의 가장 심각한 위기로 묘사된다.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정당화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이 남아 있다. 가장 분명한 차이는 최근의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만큼 파괴적일 정도의 불황을 야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1929년과 1935년 사이 선진국의 생산량은 4분의 1이나 감소했고 실업률도 같은 비율로 증가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도 세계 경제는 대공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의 위기는 대공황보다는 분명 덜 충격적이다. 그래서 현재의 위기에는 위험이 덜한 ‘대침체Great Reccession’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현대 경제사에서 대공황으로 분류할 수 있는 위기는 1857년과 1929년 두 번뿐’이라며 ‘제3의 대공황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경제 관료 출신인 ‘미스터 엔’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야오야마 카쿠인대 교수는, 금융부실과 과도한 신용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지금과 1873년 장기 불황(Long Depression)이 비슷하다고 했다.
※ 대불황 (1873년 ~ 1896년) : http://yellow.kr/blog/?p=2927
– 1954년부터의 미국 기준금리(파란색)와 그 전의 기준금리 데이터가 없어 비슷한 3개월 채권금리(빨간색)로 1934년부터의 기준금리를 유추할 수 있다. 1981년까지는 상승하고 이후 지금까지 하락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하여 금리는 0%대로 내려와 1930~40년대와 비슷한 형태가 되었다. 달러와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관련글 : 미국체제 위기(1968년 ~ 1973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찾았다.
21세기 자본
– 토마 피케티 / 장경덕 역 / 글항아리 / 2014.09.12
우선 자본-노동 간 분배는 20세기를 거치면서 광범위한 변화를 겪었다. 서장에서 소개했던 19세기에 관찰된 변화(전반기에 자본이 가져가는 몫이 늘었다가 다소 줄어든 이후 안정기로 접어든)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해 보인다. 간단히 말해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볼셰비키 혁명(1917), 대공황(1929~1939),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그리고 이후 자본통제와 더불어 시행된 새로운 규제와 세금 정책 등, 1914~1945년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충격적인 사건들은 1950년대에 소득에서 자본이 가져가는 몫을 역사적인 최저 수준으로 낮춰놓았다. 하지만 자본은 곧바로 스스로 재건하기 시작했다. 보수혁명의 서막을 알린 1979년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집권 및 1980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과 함께 자본이 차지하는 몫의 증가 속도는 가속화되었다. 이어 1989년 구소련이 붕괴하고 1990년대 금융의 세계화와 탈규제가 진행되었는데, 이 모든 사건은 20세기 전반에 목격됐던 것과 정반대의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했다. 2010년이 되자 2007~2008년에 시작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자본은 1913년 이후 경험해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번창했다. 자본의 새로운 번영이 초래한 결과가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자연스럽고도 바람직한 발전이었다.
……
지금까지 설명한 바대로 금융위기 자체는 불평등의 구조적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역은 성립할까? 미국에서의 불평등 증가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데 기여했을까? 미국 국민소득에서 상위 10퍼센트가 차지하는 몫이 지난 세기에 두 번, 즉 1928년(1929년의 증시 대폭락 직전)에 한 번, 2007년(2008년의 증시 대폭락 직전)에 다시 한번 정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불평등의 증가가 미국의 금융 불안정에 기여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평등 증가의 한 결과로 미국의 하류층과 중산층의 구매력이 거의 정체되었고 그리하여 평범한 가구가 빚을 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특히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그리고 부유층이 금융시스템에 투입한 거대한 저축으로부터 높은 수익률을 얻고자 갈망했던 비양심적인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점점 더 관대한 조건으로 신용을 제공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1970년대 이후 국민소득에서 상당 부분이(대략 15퍼센트포인트가) 하위 90퍼센트에서 상위 10퍼센트에게로 이전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이렇게 사회집단 간에 내부적으로 이전된 규모(미국 국민소득의 약 15퍼센트포인트)가 2000년대에 미국이 겪은 놀라운 무역적자(국민소득의 약 4퍼센트)의 거의 4배에 이른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거대한 무역적자와 무역 상대국인 중국, 일본, 독일의 무역흑자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의 몇 년 동안 미국과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든 ‘글로벌 불균형’을 일으킨 핵심 요인들 중 하나로 설명되곤 했기 때문에 이러한 비교는 흥미를 자아낸다. 이것도 경제위기에 대한 가능한 설명이긴 하지만, 미국의 내부적 불균형이 글로벌 불균형보다 4배 더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위기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곳은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아니라 미국 내부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긴 하지만 미국에서 불평등의 증가가 2008년의 금융위기나 더 일반적으로 세계 금융시스템의 만성적 불안정의 유일한, 심지어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칠 것이다. 내가 보기에 불안정을 일으킨 잠재적으로 더 중요한 요인은 (특히 유럽에서) 자본/소득 비율의 구조적 증가가 국제적 자산 포지션의 엄청난 총증가와 결합된 것이다.
……
2007~2008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일반적으로 1929년 주가 대폭락 이후 자본주의의 가장 심각한 위기로 묘사된다.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정당화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이 남아 있다. 가장 분명한 차이는 최근의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만큼 파괴적일 정도의 불황을 야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1929년과 1935년 사이 선진국의 생산량은 4분의 1이나 감소했고 실업률도 같은 비율로 증가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도 세계 경제는 대공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의 위기는 대공황보다는 분명 덜 충격적이다. 그래서 현재의 위기에는 위험이 덜한 ‘대침체Great Reccession’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2013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경제 선진국들의 총생산은 2007년 수준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고 정부 재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며, 가까운 장래의 성장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끝없는 국가채무위기에 휩싸여 있는 유럽(역설적이게도 유럽은 자본/소득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이다)은 특히 더 심각하다. 그래도 불황의 바닥에 있었던 2009년 가장 부유한 국가들에서도 생산이 5퍼센트 이상 줄어들지는 않았다. 물론 이만큼의 하락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세계 경제 침체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는 1930년대의 급격한 생산 붕괴와 파산의 물결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신흥경제국의 성장세가 재빨리 회복되어 오늘날 세계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해주고 있기도 하다.
2008년의 금융위기가 대공황만큼 심각한 붕괴를 초래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부유한 국가들의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허용하지 않았고 1930년대에 전 세계를 대혼란의 나락에 빠뜨렸던 은행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유동성 공급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1929년 주가 대폭락 이후 거의 모든 곳에서 횡행한 “청산주의자”의 통설과는 상반된 이러한 실용주의적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도록 해주었다.(1929년 후버 미 대통령은 휘청거리는 기업은 청산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실제로 그렇게 청산이 진행되었다.) 이번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실용주의적 개입 정책은 또한 중앙은행이 가만히 앉아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인플레이션만 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 세계에 상기시켜주었다. 총체적인 금융공황 상태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공급하는 최종대부자로서 필수적인 역활을 한다. 사실상 이 두 기관은 비상시에 경제 및 사회체제의 총체적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물론 이 말은 중앙은행이 전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채택된 실용주의적 정책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정책은 사실 극심한 금융 투명성의 부족과 불평등의 심화를 포함해,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영속성 있는 대응책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는 21세기의 세계화된 세습자본주의 최초의 위기다. 그리고 마지막 위기도 아닐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의 헤게모니 몰락의 신호일까? 조반니 아리기(1937~2009)는 1994년 발표한 『장기 20세기』에서 세계 자본주의의 흥망과 헤게모니 국가의 이동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가 발견한 것은 헤게모니 국가의 생산력이 실물부문의 팽창으로 정점에 이른 뒤 금융부문의 팽창으로 쇠퇴하는 장기 파동이었다. 실물적 팽창이 한계에 이르면 생산력을 지키기 위해 금융부문에 의존하게 되고, 실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금융이 과도하게 팽창하면 그 거품이 결국 붕괴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적 팽창은 헤게모니 국가의 가을을 알리는 ‘시그널 위기’이며, 이 가을은 후발 헤게모니 국가의 ‘봄날’과 겹친다.
예상되는 향후의 체계의 세 가지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지만 대서양 공동지배 방식으로 진정한 세계제국이 형성되고 공납추출에 의존해 새롭게 지배를 전환하는 첫번째 길, 동아시아가 세계 시장사회의 중심지로 등장하여 비교적 형평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두번째 길, 그리고 끝없는 세계적 수준의 카오스가 지속되는 지속되는 세번째 길을 말한다.
『장기 20세기』번역자 백승욱의 해제(解題)
… 자본의 수익성 하락을 금융적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그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새로운 금융적 혁신이 출현하면서 그것이 다시 금융위기의 가능성과 심도를 더 크게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2007 ~ 2008년의 미국 금융위기는 아직 이 과정의 마지막으로 보이지는 않고, 미국은 여전히 몇 가지 통로를 통해 그 경제적 부담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미국의 대대적인 국가개입을 통해 실현된다.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을 살펴보자.
첫째로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 발권특권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은 이 특권을 활용해, 엄청난 무역적자와 대폭 증가하는 재정적자가 있음에도 통화 인플레이션 없이 경화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특히 해외로부터 달러를 대대적으로 흡수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그 주요한 메커니즘이 된다.
둘째로 여타 통화에 대한 달러의 신뢰가 근본적으로 손상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자본 이탈이나 달러로부터 금으로의 투자 이탈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 이것이 유로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 우위가 관철되고 있는 현 상황이 보여 주고 있는 바이며, 미국의 국가개입을 통한 위기해소 메커니즘이 아직도 작동하게 되는 배경이다.
셋째로, 특히 2000년대 들어서 미국의 이중 적자를 메워 주고 있는 것으로서 동아시아 외환보유고 증가에 기반한 달러환류 메커니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 또한 미국의 경제적 부담을 타지역으로 이전시키는 중요한 메커니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메커니즘이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세 가지 메커니즘이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때 세계체계 전반에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그리고 이런 특이한 현재적 조건과 향후 미래의 궤적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좀더 긴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사회과학 명저 재발견 3
– 김영식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169318&cid=50854&categoryId=51041
우선 2001년 경기침체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는 1990년대 후반 일본이 경험했던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여 2002-2003년 동안 연방준비자금 금리(federal funds rate)를 1% 포인트 인하된 수준에서 1년간 동결하였다. 2004-2006년에는 통화긴축으로 돌아섰으나 이미 주택가격에 거품이 형성되었고,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면서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가져왔다. 그리고 2008년 초 금융공황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연준 금리를 다시 2%로 내렸는데, 이는 원유를 포함한 1차 상품가격(commodity price)의 상승을 부채질했다.
또 2000년대 이후 미국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보여온 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세계 경제 불균형 현상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국가들이 대규모 대미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 유동성, 즉 화폐공급을 늘려주었고 장기금리 하락을 가져왔다. 이에 2004년 미 연준이 단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장기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당시 그린스펀(A. Greenspan)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러한 현상을 ‘수수께끼 같은 문제(conundrum)’라고 부르면서 신속한 금리인상을 통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포함한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가져온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사회 대논쟁
– 한국사회과학협의회, 중앙SUNDAY / 메디치미디어 / 2012.11.10
< 자본주의의 위기 – 협력과 공유, 호혜성을 통한 혁신 필요하다 >
– 최배근(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세계 경제의 침체와 위기의 반복 등으로 새로운 자본주의, 새로운 모델 만들기, 자본주의의 종언 등 체제 변환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훗날 역사가들은 1970년대부터 인류세계는 체제 이행기에 진입했다고 기술할 것이다. 그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주요 시장시스템, 즉 일본형 네트워크 시장시스템, 영미형 자기조정적 시장시스템, 독일형 사회적 시장시스템 등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 붕괴의 기원을 70년대 이후로 보기 때문이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 불렀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일반인이 금융위기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과 그 이후 급속한 세계경제의 후퇴 속에서도 유럽의 많은 엘리트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의 문제이고 유럽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이해할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
2007년에서 2011년 사이 전 세계 국가부채는 22조에서 34조 달러로 증가했는데 부채 증가의 대부분은 선진국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2011년 기준으로 미국 · 유로존 · 영국 · 일본 등 4대 주요 통화국의 부채가 세계 총 부채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의 경우 낮은 인구성장률, 급속한 고령화, 의료비용 등 의무지출은 급증하는 반면 공공부채 증가는 민간부문의 생산성 증대를 감소시키는 구축효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에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의 생산성 격차와 성장 전망의 약화는 민간부문의 부채 조정에 장애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선진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국제결제 통화들(달러·유로·파운드·엔)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고, 이는 신흥시장이 ‘보험’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 손실에 대한 우려를 증대시킴으로써 국제통화시스템의 불확실성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선진국 경제가 정상화되지 못하는 것은 금융위기가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오히려 결과에 불과하다. 즉 산업화 이후 선진국의 시장시스템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결과다. 금융위기의 출발점인 미국의 시장시스템은 하나의 제도로서 70년대 이후 더 이상 대다수 사회 구성원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주지 못했다. 미국 시장시스템의 하위시스템들인 혁신과 고용시스템의 순기능이 약화되면서 금융시스템과 사회보장시스템의 왜곡과 탈구가 일어났다. 이는 다시 혁신과 고용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소득불평등을 악화시켰다. 그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선택이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 신용 지원이라는 ‘신자유주의식 포퓰리즘’이었고, 이것이 금융위기로 귀결된 것이다. 이처럼 시스템의 붕괴가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대주주에서 최다 소액주주로 전락한 근본 이유다. 현재 미국 경제는 30년대 대공황 시절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30년대는 미국이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업그레이드되던 상황이었지만 현재의 미국 경제는 성장 추진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은 불가피하고, 이는 미국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 폴 메이슨 / 더퀘스트 / 2017.01.13
2008년의 금융위기로 전 세계 생산량의 13퍼센트가 감소하고 세계 무역량이 20퍼센트 줄었다. 계의 성장은 하락세로 바뀌었다.(일반적으로 성장률이 3퍼센트 이하면 경기침체로 간주된다). 서구에서는 1929~1933년의 대공황기보다 긴 불황이 찾아왔고 지금은 미약하게 회복되긴 했지만 주류경제학자들은 장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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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모두 눈을 가린 채 비행을 하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신자유주의 경제위기의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은 역사의 종언, 평평한 세계, 마찰 없는 자본주의의 탄생이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체제의 전제가 되는 믿음은 시장이 자기교정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그 자체의 모순들 때문에 무너질 수 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2008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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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안적 모델도 없는 가운데 또 하나의 위기가 잉태되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 남부 국가들, 미국과 영국에서는 실질임금이 하락하거나 정체된 상태다. 그림자 은행 시스템은 되살아났을 뿐 아니라 2008년 당시보다 몸집을 더 키웠다. 전 세계의 은행,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를 모두 합친 액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7조 달러나 불어났으며, 현재 전 세계 GDP의 3배에 달한다. 은행의 현금 보유고를 늘렸던 새로운 규칙들은 느슨해지거나 도입이 미뤄졌다. 그리고 상위 1퍼센트는 전보다 더 부유해졌다.
또 한 번의 위기에 이어 또 한 번의 금융공황이 발생한다면 이제 구제금융이라는 처방은 불가능하다. 각국의 정부부채가 2차 세계대전 직후와 같은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어떤 나라에서는 복지제도가 망가졌으므로 지금은 장전된 총알이 하나도 없다. 적어도 2009~2010년에 발사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총알은 남아 있지 않다. 2013년 사이프러스의 구제금융은 대형 은행이나 어느 나라 정부가 다시금 파산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예금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10만 유로가 넘는 돈이 그냥 날아갔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날 이후로 내가 새로이 알게 된 사실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다음 세대는 지금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다. 과거의 경제 모델은 망가졌다. 금융의 취약성을 되살리지 않고서는 성장세를 회복할 수 없다. 그날 시장은 우리에게 자본주의의 미래에 관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금리인상 하면, 중국이 아시아를 장악?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 중앙선데이 제 444 호 / 2015.09.13 01: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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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조와 무역의 시대는 돈값이 높고, 금융과 소비의 시대는 돈값이 낮다. 이는 산업구조와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 500년간의 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강대국이 제로금리로 가면 국력쇠퇴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이고 제로금리에서 금리가 급등하면서 종말을 맞았다.
……
1974년 이후 세계금융시장에서 10년에 1~2회꼴로 찾아오는 금융위기는 미국의 달러가 금이 담보된 자산이 아니라 종이 돈일 뿐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금 태환의 정지 이후 종이로 전락한 미국 달러를 유태인 천재 키신저가 부활시켰다.
세계경제의 혈액인 석유를 사고 팔 때 반드시 달러로 결제하게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합의했다. 각국이 석유를 사려면 반드시 달러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석유가 미국이 무한정 찍어내는 종이 돈의 담보역할을 한 것이다.
이 기막힌 메커니즘을 활용해 미국은 달러 찍기를 계속했고 그 결과 달러 값은 그동안 95%나 폭락했다. 군사대국이고 소비대국인 미국은 지출은 많고 수입은 적어 재정적자가 누적되자 천문학적인 국채를 발행했다. 그 결과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가 넘는다. 금융위기 이후 국채발행이 폭증했지만 금리를 제로로 가져가는 바람에 금융비용 부담이 늘지 않았다.
전세계는 석유구입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달러를 보유하는 데 미국이 무한대로 달러를 찍어 돌리니 보유한 달러가치가 반 토막나도 방법이 없다. 바로 미국의 화폐주조이익, 시뇨리지의 횡포다. 최고 부자 국가의 부채를 전세계 가난한 나라들이 십시일반으로 책임져 주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이 돈이 필요해 전세계에 나간 달러를 불러들일 때 상습적으로 쓰는 방법이 금리인상이다. 금리를 올리면, 달러는 돈 갚으러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신흥시장은 달러 유출로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러면 미국은 본국에 모인 달러를 다시 거두어 죽어나간 신흥시장의 알짜 물건을 헐값에 사두고 국제통화기금( IMF)을 동원해 달러를 공급한다. 이 결과 신흥시장의 부도를 막고 주가를 올려 유유히 수익을 챙겨 나갈 수 있었다. 이게 최근 20년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의 본질이다. 금리를 올리겠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사록에 한 줄만 쓰면 바로 전세계 증시는 달러의 회귀에 겁먹고 폭락하고, 신흥국은 외환위기를 맞는다. 지난해에도 취약 5개국(Fragile 5)이 외환위기로 죽을 뻔했다.
……
http://sunday.joins.com/archives/110769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 전병서 / 밸류앤북스 / 2010.05.03
미국은 1971년 달러와 금태환을 정지하는 쇼킹한 화폐전략을 써서 최근 40년간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미국이 무한정 종이달러를 찍어내 전세계를 상대로 소비하고 그 대가로 세계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 시스템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에서 흘러나와 누적되어 쌓인 유동성이 잘 조절되지 않아 특정 지역에 쏠리면 그 지역에는 엄청난 자산버블이 만들어졌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 주요 대륙을 넘나들며 주기적인 신용위기를 만든 주범은 바로 미국의 유동성이다.
19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 1992년 유럽의 통화위기, 1994년 멕시코 금융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1998년 러시아와 브라질의 금융위기, 2002년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등 세계는 주기적으로 신용위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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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대불황의 표면상 이유는 부동산 금융위기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기축통화의 약화가 있다. 이번 금융위기의 출발점은 미국의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불균형으로, 이 때문에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문제가 튀어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잘 먹고 잘 사는 소비천국이었던 것은 달러 패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의 힘이었다.
미국은 금융가의 엄청난 손실을 기축통화의 힘으로 여타 국가에 전가하려고 하지만, 아시아와 유럽 신흥국들은 이에 반발해 겁 없이 새로운 화폐질서를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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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은 초강대국의 부도를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개도국과 중소국가들의 부도사태 경험을 이번 초강대국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입해 답을 내는 바람에 그 공포가 유달리 컸다. 그러나 사태의 진행상황을 보니 기축통화를 가진 초강대국 미국의 금융위기는 여타 국가와는 달랐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여타 국가와는 달리 금융위기로 말하거나 부도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돈을 찍어서 파는’ 기가막힌 사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통화가 세계인이 쓰는 기축통화가 되면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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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는 태생적으로 그 구조상 트리핀의 딜레마가 있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구조다. 역사를 보면 강대국의 역사가 200년을 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직전의 기축통화국인 영국도 무역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200년 만에 기축통화의 왕좌에서 내려왔다.
미국의 경우 아직 국채 돌려 막기가 가능하고 군사력, 금 보유량, 달러 대체수단인 석유와 식량의 통제능력에서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채가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나면 과거 강대국처럼 쇠락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로 미국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린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는 더 강화되었다. 위기가 생기면 돈은 주식에서 채권으로, 장기채에서 단기채로, 현금에서 선물로 가는데 이번에는 전세계 돈들이 사고가 난 미국으로 몰려가 국채를 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을 못 믿겠으니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떠들었다.
미국은 이번 참에 후진국들의 어설픈 미국 기축통화 논의에 쐐기를 박고 싶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금융위기로 구멍 난 미국 금융기관의 금고를 메우기 위해 당장 큰 돈을 빌려야 하는 판이라서 입을 다물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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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을 뺀 여타 국가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축통화국으로서 위상이 더 세졌다. 유럽과 아시아가 금융위기로 초토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자 통화스와프를 해줌으로써 미국의 FRB가 세계의 중앙은행 역활을 하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 리오 휴버먼 / 장상환 역 / 책벌레 / 2000.04.15
역사상 모든 시대에 항상 공황이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성장하기 전에 일어난 공황과 그 후에 일어난 공황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18세기 이전에 가장 흔한 형태의 공황은 흉작이나 전쟁과 같은 어떤 비정상적인 사건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한 공황의 특징은 식량과 기타 생활 필수품의 결핍, 그리고 그에 따른 물가 상승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공황, 즉 자본주의의 도래와 함께 발생한 공황은 비정상적인 사건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경제 체제의 본질적 부분으로 비쳐진다. 이러한 공황의 특징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다. 이러한 공황에서는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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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자본 설비, 노동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도 생산은 일어나지 않는다. 도대체 왜?
경제학자들의 대답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에 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여러분이 처음에 그 사실을 이해하지 않으면 공황의 원인은 비밀로 남을 것이다.
매우 중요한 사실은 단순히 다음과 같은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윤을 남기는 교환을 위해서 상품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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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경제학파에게는 “돈은 만악의 근원”이라는 옛말에 진정한 진리가 있다. 그들은 우리의 교환 제도- 화폐 제도 -에 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 흠 있는 제도를 규제하고 싶어한다. “통화 규제”학파의 주요 대표자 J M 케인스 교수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실업, 노동자의 불확실한 생활, 기대에 대한 실망, 저축의 갑작스런 손실, 개인 · 투기꾼 · 졸부들의 뜻밖의 엄청난 횡재, 이 모든 것은 대부분 불안정한 가치 기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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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경제학자들은 공황이 일반 물가 수준이 오르내린 결과이며, 물가 수준이 오르내린 것은 통화량의 증감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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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맑스의 지지자들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딜레마다. 자본주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에서는 공황을 피할 수 없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별의별 것을 다 공황의 원인으로 보는 다른 모든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치료법을 이용하면 만사형통이라고 주장한 반면, 맑스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아무런 해결책도 없다고 말했다. 공황을 없애려면 자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그는 썼다.
맑스의 공황 분석은 그의 이론 전체와 뗄 수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 생산에 관한 그의 이론과 자본주의 생산의 붕괴를 설명하는 그의 이론은 하나다. 그리고 그 두 이론의 뿌리는 똑같다.
이번엔 다르다
– 케네스 로고프, 카르멘 라인하트 / 최재형,박영란 역 / 다른세상 / 2010.08.20
“우리는 과거에도 유사한 금융위기를 경험했었다. 최근의 금융위기가 아무리 다르게 보일지라도, 과거의 다른 위기와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전례를 살펴보고 유사성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기 전, 이를 분석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과거의 교훈으로부터 앞으로 다가올 금융위기의 위험을 축소할 방법과 이에 대처하는 통찰력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방대한 범위의 위기와 관련하여 하나의 결론을 내리자면, 국가든 개인이든 은행이든 간에 부채 누적을 통한 과도한 외부 자본의 유입은 곧 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다한 부채 자금의 유입은 때때로 경제 성장과 호황의 혜택보다 더욱 큰 체계적 위험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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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란 현대에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 결코 아니다. 금융위기는 화폐와 금융시장이 출현한 이후, 항상 존재해 왔다. 초기의 많은 금융위기들은 화폐가치 절하와 관련이 깊다. 고대의 군주들은 전쟁에 필요한 군자금을 마련하고자 금과 은의 함량을 줄임으로써 화폐량을 늘렸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인쇄술이 과거의 방식을 대신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금융위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나라들을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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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금융공학의 발달과 금융통화 정책의 발전이 경기 순환을 조절하고 금융위기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위기는 이런 생각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2007년 여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요 금융 언론들은 피상적인 논조로 세계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고 단정했다. 실제로 2008년 초가을에 상황이 악화되며 금융위기가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고, 많은 시사평론가들은 문명의 종말이 도래한 것처럼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금융 정책 담당자들이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들을 살펴보았더라면, 과거의 역사가 미래 위기를 전망하는 데 정성적 · 정량적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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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있었던 금융위기는 깊이와 넓이, 불황과 지속된 기간 또는 자산 시장의 심각한 부작용 측면에서 경제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규정된다. 금번 위기는 글로벌 경제 역사의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위기를 궁극적으로 해결한 결과는 적어도 한 세대의 경제학과 정치학을 재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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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위기의 위험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금융위기를 전망하는 연구보고서들에서 동기를 부여받았다. 금융위기에 관한 보고서들은 빠르게 상승하는 자산가격, 느려진 실질 경제활동,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민간과 정부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대출 증가 등이 금융위기에 앞서 나타나는 중요한 선행지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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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5년 동안 100%가 상승한 주택가격은 가계 부채의 급증에 기댄 것이었으므로 명백한 경고신호였다. 2008년 초에 미국 모기지 가치의 전체 합계는 국내총생산의 약9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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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의미에서 금융위기는 후유증인 파급효과를 불러온다. 무엇보다도 금융위기는 아래의 세 가지 특성을 공유한다.
첫째, 자산시장 붕괴는 하락폭이 크며, 오래 지속된다. 주택가격은 평균 6년 이상의 기간 동안 약 35% 하락한다. 반면 주식가격은 평균 3년 반 동안 56% 하락한다.
둘째, 은행위기의 부정적 파급효과로 극심한 생산성 부진과 높은 실업률이 나타난다. 실업률은 경기하락 사이클 국면에서 평균 7% 상승하며, 약 4년에 걸쳐 지속된다. 경제적 생산성과는 최고점에서 바닥까지 평균 약 9% 하락하며, 경기침체 기간은 약 2년으로서 실업률 장기화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셋째,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국가 부채의 가치는 폭증하는 경향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국가 부채는 금융위기 이전과 대비하여 평균 86% 실질 증가를 보인다.
…… 사실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깊고 장기화되는 경제 생산 위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정부의 세금 수입이 급감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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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에서 다시 정리할 테지만, 역사적 경험은 2002년 이후 잠시 동안 잠잠했던 국가 부도가 새로운 출발의 위험에 처했음을 나타낸다. 이는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금 대출의 조건이 완화되면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의 운용 기금을 4배 확대한 사실은 더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완화된 자금 공여 조건은 국가 부도의 속도가 더 느려지는 다음 단계의 원인을 제공할 것이며, 이는 결국 국제통화기금 자신이 기금 반환 곤란의 어려움에 처해 더 큰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계속해서 주장했던 바처럼 많은 나라들이 동시에 국내 은행위기를 경험할 때 신흥시장 국가 경제의 부도가 갑자기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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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대량 유입 후 금융 위기”라는 경기 변동 주기의 시작은 최소한 1800년 이후부터 시작되었고,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그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그런 주기의 사이클이 곧 막을 내렸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화폐전쟁2
– 쑹훙빙 / 홍순도 역 / 랜덤하우스 / 2010.05.03
중국 학계는 서방 세계를 연구할 때 종종 심각한 오류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서방 사회의 인맥관계를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이 지구상에 사람에 의해 이뤄지지 않은 사회는 없다. 따라서 사회에 대한 연구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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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류 사회 구조는 사실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태를 이룬다. …… 동양 사회 권력의 피라미드 구조가 정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서양의 권력 피라미드는 매우 은밀하게 숨겨진 채권을 고리로 하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을 이 채권이라는 고리로 단단히 묶는 것이다. 서방 사회에서 채권자는 지배적인 권력을 향유한다. 반면 채무자는 피지배 계급에 놓이게 된다. 더불어 국가기관의 주요 기능은 이런 고리의 연결성을 더욱 보호하고 강화하는 데 있다. 국제 은행가가 통제하는 중앙은행은 19세기 이래 의심할 바 없는 전체 사회의 최대 채권자였다. 이에 반해 정부를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은 하나같이 채무자였다. 이 각도로 오늘날의 서방 사회를 본다면, 금융 세력이 사실상 정부의 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그림>
– 미국 S&P Composite Index. 일단 2008년 금융위기는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불평등 증가와 금융위기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림
– FRED : 세인트루이스 금융 스트레스 지수
– 케인지안이 주도하던 세상과 신자유주의 주도하던 세상
– 콘트라티에프 파동으로 본 금융위기
<참고자료 및 관련자료>
* Yellow의 세계 – 금융 : http://yellow.kr/finance.jsp
위키백과 : 2007 – 2010년 금융위기
http://www.textbooksfree.org/Economics_9_The_Business_Cycle.htm
2015-09-24 [김호기의 원근법] 유동하는 공포와 샌더스 돌풍
2012-09-19 자본주의는 더 이상 형식적으로도 합리적이지 않다
2012-09-13 세계체계분석의 시각에서 본 2008년 세계경제 위기
2012-02-05 자본주의 ‘자기조절성’ 도전받아… 산업화 산물인 국가 역할 다시 디자인해야
2011-09-05 탈패권 시대의 국제관계, 6자회담을 다시 생각한다
2008-11-25 정치경제학으로 풀어본 ‘위기 이후 국제질서’
위기의 원인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출증가 와 부패 이다. 지속적인 지출증가는 세금인상을 초래하며 이는 경기후퇴의 원인이다. 지출증가는 금리상승을 초래하며 이는 채무국 부담가중을 초래하여 이의 영향은 각국으로 전염된다. 지속적인 지출을 위해 정부는 인위적인 금리조정을 행한다. 이는 불균등한 배분을 초해하며 정치불안의 요소이다.
옙 동의합니다. ^^
본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문한 애독자입니다.
조만간 많은 것이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개인적인 결론이 나왔습니다. 지금 경제는 심각할 정도로 기형적이고, 맞물리지 않습니다. 실수가 계속되고 욕심으로 가득차 보입니다. 몇 명이 희생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제 두려움이 틀리길 바랍니다. 제 생각이 짧아 모든 것이 들어맞지 않았으면 하기에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찌되시리라 예상하십니까?
ㅎㅎ 미래를 누가 알겠습니까만,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이 블로그를 만들면서 주로 역사와 경제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허탈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올해 25살 되는 학생인데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뜰 수 있도록 열공해야겟어요..
댓글 처음 남기는데 블로그 내용이 너무 풍성해서 애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옐로우님